롯카, '할인' 푯말 내걸고 신규 고객 유치
"피해자 보호 조치마저 차질 빚어"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롯데카드가 297만여명의 고객정보를 탈취당한 초유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신규 고객 모집을 강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피해 고객에 대한 카드 재발급까지 늦어지는 상황에서 돈벌이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금융감독원에 해킹 사실을 신고한 지난 1일 이후에도 자체 누리집과 설계사 등을 동원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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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류기찬 기자 = 김현 국회 과방위 여당 간사. 2025.09.19 ryuchan0925@newspim.com |
지난 5월 해킹 사태로 비난이 쏟아지자 신규 가입 등을 전면 중단했던 SKT와는 다른 모습이다.
롯데카드 지분을 일부 유지하며 자체 유통망과 제휴 중인 롯데그룹은 롯데마트맥스 등에서 롯데카드 구입 시 '30% 할인'이벤트를 도입해 '탈출런'을 돕고 있다.
롯데마트맥스 영등포점을 지난 25일 방문했다는 한 고객은 "지난 20일에도 없었던 이벤트를 갑자기 시행하고 있었다"면서 롯데카드의 행태를 김 의원실로 제보했다.
이 고객이 제보한 사진에는 롯데마트맥스 영등포점은 '해당카드 30% 할인'이라는 문구 아래 '롯데카드 결제 시'를 작게 새긴 푯말을 내걸고 영업 중인 상황이 담겨 있었다.
롯데카드 고객 서버에 구멍이 뚫린 것은 지난달 14일부터다.
롯데카드는 이를 2주 뒤에야 발견했고, 금융당국에는 1.7GB(기가바이트) 분량의 데이터가 유출됐다고 최초 신고했다가 조사가 시작되자 유출된 양이 200GB라고 실토했다.
이 사태로 롯데카드 회원 297만여 명의 정보가 새어나갔고, 이 가운데 28만여 명은 카드번호와 비밀번호 2자리, CVC번호까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카드는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막기 위해 카드 재발급에 나서고 있으나 불안감이 쌓인 고객들의 신청이 폭주하면서 최대 100만여명까지 밀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 생산규모가 하루 최대 6만 장에 불과하고 배송도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카드가 신규 영업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 이어가면서 피해자 보호 조치마저 차질을 빚고 있는 셈이다.
김 의원은 "국민의 신뢰를 잃은 금융회사가 축소와 은폐에 급급하며 영업에만 몰두하는 것은 무책임의 극치"라며 "피해자 보호와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ycy148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