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뱃속부터 고객으로"...토스뱅크, '태아적금' 출시 채비
늘어난 노후준비 수요에...카카오뱅크는 퇴직연금 사업 예고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토스뱅크와 카카오뱅크가 각각 태아적금, 퇴직연금으로 영역을 확장한다. 미래 고객을 빠르게 확보하고 급격히 커지는 노후준비 시장 대응을 위한 취지다. 기존 시중은행들이 담당했던 세대별 특화사업에 인터넷은행들이 속속 뛰어드는 모습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최근 '태아적금' 상품 개발에 돌입했다. '태아적금' 상표권을 출원하고 본격적인 준비단계를 밟고 있는 상태다. 기존 시중은행이 특판상품격으로 운영했던 태아적금에 인터넷은행이 뛰어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태아적금은 아이가 뱃속에 있는 기간부터 가입 가능한 적금 상품을 뜻한다. 임신 중인 예비 엄마, 예비 아빠가 대리인으로 가입, 태아 시절부터 적금을 통해 자산을 만들어주는 것이 일반적인 콘셉트다.
통상 은행별로 우대금리는 물론 태아적금 보유 시 향후 어린이 통장을 개설 단계에서 혜택을 주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엄마 뱃속에 있는 태아 시기를 타깃으로 미래 고객을 선점하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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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 기업로고.[이미지= 각 사] |
토스뱅크는 이용고객 중 30% 가량이 10대~20대로 젊은 고객이 선호도가 높다. 또 미성년자 대상의 '아이통장'이 이달 누적 계좌 수 100만좌를 돌파하며 순항하자 여기에 태아적금 라인업을 확대, 미래고객 확보에 속도를 내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태아적금은 아직 준비 중인 상품"이라며 "구체적인 내용, 시기는 미정이다"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고령화 대응을 위한 '퇴직연금' 사업 채비에 나섰다. 이달 들어 퇴직연금 전담 인력 채용을 시작, 사업 진출을 예고한 것이다. 인터넷은행 가운데 퇴직연금 사업에 나서는 것은 카카오뱅크가 처음이다.
카카오뱅크는 추후 전담인력과 조직이 꾸려지면 퇴직연금 사업 및 상품 방향성을 수립하고 인허가 신청 및 시스템 구축 등 준비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가 퇴직연금 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고령화에 따른 노후대비 시장 확대를 고려한 것이다. 관련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430조원으로 매년 10% 안팎으로 늘고 있는 유망한 시장으로 평가된다.
상품 출시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퇴직연금 사업에 진출하려면 금융위원회에 퇴직연금 신탁업 인가를 받고 신탁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퇴직연금 사업 준비 과정의 시작 단계로 인력 채용을 진행 중으로 아직 사업 계획과 일정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추후에도 신탁업 인가 신청 등 필요한 단계가 많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은행들이 상품다각화 및 신사업 확장에 적극적인 이유는 새 먹거리 창출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의 경우 관련법상 대기업 대출이 불가하고 중저신용자 대출을 30%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대출 확대에 제약이 있는만큼 신규 수익사업 발굴이 필요한 셈이다. 또 시중은행과 경쟁을 위해 꾸준히 새로운 이미지를 부여, 신규 고객을 확보해야 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도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업력이 늘수록 상품이 다양화될 수밖에 없다"며 "상품 자체보다는 상품운용이나 노하우 면에서 경쟁력이 있는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