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정찰기 이번엔 발트해 상공 출현...독일 전투기 긴급 출격
[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러시아의 반복적이고 집요한 군사 도발에 맞서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며 에스토니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긴급회의를 요청할 방침이다.
이번주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이 사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경우 유럽국들과 러시아 사이의 마찰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에스토니아의 격앙된 분위기는 지난 19일 러시아 전투기의 영공 침범에 따른 것이다. 현지시간 21일에도 러시아 정찰기가 발트해 상공에 출현하면서 독일 유로파이터 전투기 2대가 긴급 출동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21일 식별장치를 끄고 교신 요청을 무시한 채 발트해 상공에 진입한 러시아의 비행물체를 확인하고 감시하기 위해 독일 공군 전투기가 출격했으며 식별 결과 러시아의 Il-20M 정찰기인 것으로 확인됐다.
독일 공군은 성명에서 "미확인 항공기를 조사하라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의 임무를 수행한 후 우리는 감시 경계 임무를 나토 파트너인 스웨덴에 인계하고 복귀했다"고 밝혔다.
최근 유럽 국가들의 영공을 침범하는 러시아의 도발 행위가 잇따르면서 나토와 러시아 사이의 긴장은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 드론이 폴란드 영공을 침범해 격추된 데 이어 19일에는 러시아의 미그-31 전투기 3대가 핀란드만 상공에서 에스토니아 영공으로 진입했다.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에스토니아는 일련의 도발을 가볍게 여길 수 없다며 즉각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르구스 차크나(Margus Tsahkna) 에스토니아 외무장관은 "러시아의 이번 행위는 러시아가 국지적으로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일으키고 있는 광범위한 (지정학적) 긴장 고조의 패턴 가운데 일부"라며 "여기에 맞서는 국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나토의 북대서양 위원회도 오는 23일 모여 이번 사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로이터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에스토니아는 지난 2004년 3월,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와 함께 나토에 공식 가입해 회원국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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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IL-20M 정찰기 [사진=나토] |
osy7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