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3억 원 투입 화장로·공원시설 조성
2027년 운영, 격조 있는 장례문화 실현
[거창=뉴스핌] 정철윤 기자 = 경남 거창군이 군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화장시설 건립에 착수했다.
군은 17일 남하면 대야리 일원에서 화장시설 건립사업 착공식을 열고 '천상공원' 건립을 본격화했다. 품격 있는 장례문화 조성과 주민 편익 증대를 위한 대규모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셈이다.
이날 착공식에는 구인모 거창군수를 비롯해 군의원, 도의원, 기관단체장과 대야마을 주민, 보건복지부·경남도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해 새로운 시작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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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창군이 17일 남하면 대야리에서 오랜 숙원사업인 화장시설 건립사업 착공식을 열고 품격 있는 장례문화 조성과 주민 편익 증대를 위한 대장정에 들어갔다. [사진=거창군] 2025.09.17 |
그동안 거창군에는 화장시설이 없어 주민들이 진주, 사천, 김천 등 100km 이상 원거리를 찾아가야 했다. 화장장이 있는 지역보다 6~7배 비싼 이용료를 부담해야 했으며, 예약 순번에서 밀려 삼일장을 치르지 못하는 불편도 겪어왔다. 화장률이 90%를 넘는 현실에서 지역 내 화장시설 부재는 군민 생활의 큰 애로사항이었다.
군은 총사업비 233억원을 투입해 2만9512㎡ 부지에 화장로 3기와 유택동산, 유족대기실, 산분장, 주차장, 공원시설 등을 갖출 계획이다. 친환경 설계와 공원형 조경을 적용해 단순 장례시설이 아닌 휴식·문화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화장시설 유치 과정은 주민 참여와 공감대 형성에 무게를 뒀다. 군은 거창구치소 갈등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후보지 공모부터 주민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추진했다. 2023년 1차 공모가 무산된 뒤 주민설명회, 선진지 견학 등을 통해 인식을 바꾸고, 2024년 2차 공모에서 대야리가 최종 대상지로 결정됐다.
이후 명칭 공모로 '천상공원'이 확정됐으며, 군은 인접 지역 지원 조례도 마련해 주민 수용성을 높였다.
군은 이번 사업이 단순한 장례 편의 제공을 넘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건설 과정에서 지역 업체 고용과 참여가 늘고, 준공 이후에는 유동인구 증가로 소비가 확대돼 지역사회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구인모 군수는 "오늘 착공은 시설 건립을 넘어 군민 모두가 품격 있는 마지막 이별을 맞이할 수 있는 역사적 출발점"이라며 "자연과 조화로운 현대적 건축물로 전국 최고 수준의 화장시설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천상공원'은 내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2027년부터 운영될 예정이며, 향후 수요 증가를 고려해 추가 화장로 증설 여유 공간도 확보했다.
군은 주민 참여와 공론화를 통해 단기간 후보지를 선정한 모범적 사례로, 전국 지자체의 벤치마킹 모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yun011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