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타율 0.071에 선발 출전 횟수도 적어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LA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김혜성의 최근 부진과 한계에 대해 직접 언급했다. 수비와 주루 능력은 높게 평가하면서도, 왼손 투수를 상대로 한 타격 약점은 뚜렷하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이는 김혜성의 포스트시즌 엔트리 합류 가능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혜성은 16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필라델피아와의 경기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상대 선발이 좌완 투수 레인저스 수아레스였다는 점이 결정적인 이유로 꼽힌다. 문제는 다저스가 치를 필라델피아와의 3연전에 모두 강력한 왼손 선발진이 예고돼 있어 김혜성이 선발 기회를 얻기 어려운 흐름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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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김혜성.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필라델피아는 이번 시리즈에서 내셔널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3인방을 모두 내세운다. 첫 경기 선발인 수아레스는 시즌 12승에 평균자책점 2.77을 기록 중이고, 이어 17일 마운드에 오를 크리스토퍼 산체스는 13승과 평균자책점 2.57로 리그 정상급 성적을 거두고 있다. 마지막 경기에서는 14승을 올리며 탈삼진 200개를 기록한 헤수스 루사르도가 출격한다. 다저스로서는 쉽지 않은 대진이며, 김혜성에게는 더욱 불리한 환경이다.
실제로 김혜성의 9월 타격 성적은 뚜렷한 침체를 보여주고 있다. 이달 들어 타율은 0.071(14타수 1안타)에 머물렀고, 8일 볼티모어전에서 기록한 1안타 외에는 매 경기 무안타에 그쳤다. 지난 3일 왼쪽 어깨 점액낭염에서 복귀한 뒤 선발로 나선 경기는 단 세 차례뿐이고, 가장 최근 선발 출전은 9일 콜로라도전(2타수 무안타 1볼넷)이 마지막이었다. 이후에는 대타나 대수비로 간헐적인 출전만 이어가고 있다.
지난 15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도 대수비로 출전한 김혜성은 9회초 무사 1루에서 타석에 올랐지만, 10구 접전 끝에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경기 후 로버츠 감독은 인터뷰에서 김혜성의 문제점을 짚었다. 그는 "김혜성은 수비와 주루에서는 탁월한 자원이다. 그러나 왼손 투수를 상대로는 공을 쫓아가며, 컨택이 부족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포스트시즌에서 공을 쫓아가다 볼넷조차 얻지 못한다면 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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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 [사진=로이터] |
실제 수치도 이를 뒷받침한다. 김혜성은 왼손 투수 상대로 표본은 적지만 타율 0.368(19타수 7안타)을 기록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볼넷이 단 한 개도 없었고, 삼진 비율은 36.8%로 오른손 상대 삼진율(30.8%)보다 높았다. 결국 안타가 나오더라도 출루 기여가 제한적이고,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의 장점 또한 분명히 인정했다. 그는 "이런 경험은 장기적으로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이다. 수비력과 다양한 포지션 소화 능력, 그리고 빠른 발은 여전히 로스터 경쟁에서 중요한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로버츠 감독의 전반적인 평가들을 본다면 김혜성이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포함될 가능성은 존재한다. 다만 선발로 꾸준히 출전하기보다는 수비 보강과 대주자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분명한 점은 왼손 투수를 상대로 한 타석 대응 능력이 차기 시즌 발전시켜야 할 핵심 과제라는 것이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