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18경기 중 9승만 해도 2위 한화가 19경기 중 15승 거둬야 하는 상황
LG 염경엽 감독 "야구는 모르는 것. 한 경기, 한 경기 집중하자고 했다"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LG가 다시 한번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손에 넣을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후반기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킨 LG는 2위 한화와의 승차를 5.5경기까지 벌리며 사실상 정규시즌 우승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올 시즌 현재 LG는 126경기를 치른 가운데 77승 3무 46패, 승률 0.626로 모든 팀들 중 유일하게 6할이 넘는 승률을 보유하고 있는 팀이다. 남은 18경기에서 14승을 보태기만 하면 다른 팀의 성적과 상관없이 스스로 정규시즌 1위를 확정 짓게 된다. 게다가 한화가 한 차례 패할 때마다 LG의 매직넘버는 현재 14에서 한 계단씩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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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과 승리 하이파이브를 하는 LG 염경엽 감독(오른쪽). [사진=LG] |
LG는 2023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동시에 제패하며 통합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시즌에는 3위로 정규시즌을 마친 뒤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에 덜미를 잡히며 아쉽게 탈락했다. 다시 정상권으로 복귀한 올 시즌, LG는 우승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아 보인다.
LG가 잔여 경기에서 승률 5할(9승 9패)만 기록해도, 2위 한화가 공동 1위를 만들려면 남은 19경기에서 무려 15승 4패(승률 0.789)를 거둬야 한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조건이다. 더 나아가 LG가 현재 팀 성적(승률 0.626)에 준하는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한화는 16승 2패(승률 0.889)라는 비현실적인 성적을 올려야만 1위 결정전(타이브레이커)을 치를 수 있다.
LG는 정규시즌 우승의 확실한 지표로 꼽히는 '80승 선점'까지 단 3승만을 남겨두고 있다. KBO리그 역사상 80승을 가장 먼저 기록한 20개 팀 중 19개 팀이 결국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다. 예외는 단 한 번, 2019년 SK 와이번스(현 SSG)뿐이었다. 당시 지휘봉을 잡고 있던 이는 다름 아닌 현 LG 사령탑 염경엽 감독이었다. 염 감독으로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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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LG의 박관우가 지난 30일 잠실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홈런을 기록한 뒤 더그아웃에서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 = LG] 2025.07.30 wcn05002@newspim.com |
염 감독은 방심하지 않겠다는 임장이다. 염 감독은 2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한화가 6연승, 우리가 6연패 하면 뒤집힌다"면서 "7월 22일 광주에서 5.5경기 차였는데 한 달 만인 8월 22일 다시 광주에서 5.5경기 차로 뒤집혀 있었다. 우리가 한 달 사이에 플러스 11을 했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지만 이게 또 안 되라는 법이 없다"라고 말했다.
염 감독은 이어 "모든 팀이 순위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 우리에게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단점이 될 수도 있다. 결국 똑같다"라며 "순위싸움을 하는 것이 우리에게 유리한 점도 있다고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결국 야구는 모르는 거다. 그래서 한 경기, 한 경기 집중하자고 얘기를 한다"라고 말하며 긴장의 끊을 놓지 않았다.
물론 한화도 쉽게 물러서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남은 경기에서 최대한 승차를 줄인 뒤 정규시즌 막판 LG와의 맞대결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양 팀은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대전에서 정규시즌 마지막 3연전을 치른다. 만약 그 시점까지 격차가 3경기 이내로 좁혀진다면, 이 3연전은 사실상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한 결승전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LG가 전통의 강호로서 다시 한번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 지을 수 있을지, 혹은 한화가 막판 대반전을 노릴 수 있을지가 올 시즌 정규시즌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