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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Z세대는 왜 초록빛 말차에 빠졌나

기사입력 : 2025년09월02일 14:36

최종수정 : 2025년09월02일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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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요즘 카페에서 Z세대(1997~2012년생)가 손에 쥔 컵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대신 선명한 초록빛 말차 라떼가 담겨 있다.

말차(抹茶·Matcha)는 녹차 잎을 찌고 말린 뒤 곱게 분쇄해 만든 일본 전통 가루녹차다. 말차의 인기는 2020년대 초반 북미·유럽·아시아에서 본격적으로 확산됐고, 2023~2024년 소셜미디어, 특히 틱톡에서 관련 콘텐츠와 해시태그 조회수가 급증하면서 '말차 열풍'으로 이어졌다.

할리우드 배우 젠데이아, 가수 두아 리파, 헤일리 비버, 블랙핑크 제니 등 글로벌 셀럽과 인플루언서들이 일상 속 '말차 라이프'를 인증하며 트렌드 확산에 불을 붙였다.

말차의 선명한 초록빛과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한 비주얼은 Z세대가 즐기는 인증샷 문화와 찰떡궁합이었다. 스타벅스, 던킨도너츠 등 글로벌 브랜드가 잇따라 말차 신제품을 출시하며 인기에 가속도를 붙였다. 2일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matcha' 해시태그로 등록된 게시물은 930만 건을 넘어선다.

최원진 국제부 기자

말차는 단순히 아메리카노를 대신하는 음료가 아니다. 열풍의 이면에는 Z세대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이 녹아 있다. 10대 후반~20대 초반이라는 정체성 형성기에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은 이들은 몸·마음·정신·환경을 통합적으로 돌보는 웰니스(Wellness)를 삶의 중요한 축으로 삼는다.

건강을 위해 절제하거나 참기보다는 즐기며 관리하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가 대표적이다. "어차피 카페인을 섭취할 거라면, 커피 대신 카페인 함량이 낮고 항산화·스트레스 완화 효과까지 있는 말차를 선택하자"는 사고방식으로 이어진다.

또 하루 루틴을 만들고 이를 SNS에 인증하는 문화 속에서 "아침엔 직접 만든 말차 라떼, 저녁엔 필라테스"처럼 웰니스 루틴은 곧 개인의 정체성이 된다. 말차는 그래서 단순한 음료를 넘어 '힙한 라이프스타일 콘텐츠'가 된다.

'말차 붐' 속에서 식음료 업계는 일종의 그린 러시(Green Rush)에 뛰어들었다. 스타벅스·던킨 같은 글로벌 브랜드는 말차 라떼와 말차 도넛을 앞다퉈 선보였고, 동네 카페들 역시 말차 메뉴를 서둘러 출시했다. 미국 차 수입업자 로렌 퍼비스 씨는 영국 BBC방송에 "과거 한 달 치 물량이 이제는 며칠 만에 동나고, 어떤 카페는 하루에 말차 1kg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다만 인기가 치솟은 만큼 공급의 그늘도 짙다. 일본에서 말차 원료인 텐차(碾茶)의 연간 생산량은 약 4,600 톤에 불과한 반면, 일반 녹차용 찻잎은 약 4만 톤에 달한다. 수확 3~4주 전 차광막을 씌워 재배한 잎을 전통 맷돌로 갈아야 하는 까다로운 공정을 거치기에 단기간 증산이 어렵다. 교토·아이치 등 프리미엄 산지는 이미 생산 한계에 직면했다.

뉴욕타임스는 "고급 말차는 농부들이 직접 잎을 따서 시간당 50g 미만만 맷돌로 갈 수 있을 만큼 생산이 까다롭다"며 "품귀 우려 속에 사재기가 늘고, 일본 현지에서도 말차 확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본 교토 지역이 폭염으로 큰 피해를 입어 올해 텐차 수확량이 줄었고, 가격은 지난해의 두 배를 넘어 kg당 1만4,333엔(약 13만 5000원)까지 치솟았다"고 전했다.

비록 현재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지만 세계 시장의 성장 전망은 밝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는 글로벌 말차 시장이 2023년 43억 달러(약 6조 원)에서 2030년 74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말차의 초록빛은 올해 식음료업계를 넘어 패션·뷰티 전반으로 번졌다. '말차 룩', '말차 OOTD(오늘의 착장)'에 이어, 겉으로 과시하지 않으면서도 자기 취향이 분명하고 정제된 삶을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뜻하는 신조어 '말차 코어(Matcha-core)'까지 낳았다. 말차 그린은 단순한 색을 넘어 하나의 세대적 라이프스타일 상징으로 격상됐다. 마치 샤넬의 블랙, 티파니의 블루처럼, 이제 Z세대는 말차 그린을 자신들의 세대색으로 소비하고 있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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