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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 세계와 만나는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예술은 종교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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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3회 맞아 '강령:영혼의 기술' 주제로 개막
서울시립미술관 등서 11월 23일까지 열려
익숙한 지각의 논리서 벗어난 영적 교감의 장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이성 저 너머 '영적 세계'와 예술의 접점을 찾아본 비엔날레가 서울서 막을 올렸다. 올해로 제13회를 맞는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가 8월 26일 서울시립미술관과 낙원상가 등에서 시작됐다. 보는 이에 따라선 다소 불편할 수 있는 작품이 적잖이 나온 이번 비엔날레는 국내서 열렸던 기존 비엔날레와는 궤를 달리 한다.

주제가 뚜렷하고, 전하고자 하는 예술적 메시지가 선명해 시작부터 끝까지 같은 맥락이 이어진다. 너무 많은 주제를 건드리는 기존 비엔날레와는 달리 단순명료해 콤팩트하지만 임팩트있는 비엔날레가 됐다.

[서울=뉴스핌] 윤형민(1978~) '매직핸드' 2015, 앤티크 종이에 실크스크린. 14점 연작 중 한 점. 벤쿠버와 서울에서 활동 중인 윤형민은 공공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는 서울 기반의 아티스트그룹 '퍼블릭 퀘스천'의 구성원이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08.26 art29@newspim.com

오는 11월23일까지 '강령: 영혼의 기술'이란 타이틀로 계속되는 이번 비엔날레는 이성만으로는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다중적 세계와의 공존을 제안한다.

서울시립미술관, 낙원상가 외에도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 청년예술청에서 개최되는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는 "현대미술과 동시대 미술의 발전에서 정신적이고 영적인 경험은 어떤 역할을 해왔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3명으로 짜여진 예술감독팀은 풍부한 영적 전통과 근대성을 기반으로 형성된 도시 '서울'을 문화, 사회, 정치,역사적 탐구의 플랫폼으로 제시했다. 참여작가는 50명(팀)으로 백남준, 이승택같은 한국을 대표하는 실험적인 작가에서부터 힐마 아프 클린트, 요셉 보이스, 엠마 쿤츠, 마이크 켈리 등 해외 거장및 유명작가의 작품이 포함됐다. 또 애니 베전트, C. W. 리드비터, 조지아나 하우튼, 데구치 오니사부로, 히와 케이, 아노차 수위차콘퐁, 크리스티안 니암페타도 참여했다. 비엔날레는 현대미술과 동시대 미술을 잇는 영적 실험의 역사를 영화, 영상, 사운드, 퍼포먼스, 드로잉 등 다양한 장르와 매체를 통해 조명한다.

[서울=뉴스핌] 데구치 오니사부로(1871~1948)의 도자기 작품. 오니사부로는 일본 신토계의 신흥종교였던 오모토의 창립자이자 영매, 철학자, 예술가였다. '예술은 종교의 어머니'라고 설파하며 서예, 회화, 단가와 더불어 수십편의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3000점이 넘는 그의 찻잔은 무관심한 미적 관조를 위한 예술작품이기 보다는 '압축된 영적 전달'의 역할을 한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08.26 art29@newspim.com

지난해 공모를 통해 초대된 제13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의 예술감독은 뉴욕에서 작가, 기획자, 편집자로 활동하고 있는 안톤 비도클과 할리 에어스, 루카스 브라시스키스 3인이 팀을 이뤘다. 이들은 동시대의 전지구적인 현상과 미적 열망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해석의 지점을 제시하고 있다.

또 비엔날레의 주요 협력자로 이플럭스의 영문 에디터 벤 이스텀, 홍콩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전시 공간 디자이너 콜렉티브, 상하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그래픽 디자이너 논플레이스 스튜디오, 사운드룸과 퍼포먼스 큐레이터 사나 알마제디 등이 초대되었다.

'강령: 영혼의 기술'을 내건 이번 비엔날레는 "현대미술과 동시대 미술의 발전에서 정신적이고 영적인 경험은 어떤 역할을 해왔는가"라는 한가지 질문에서 출발한다. 예술감독팀은 지난 10년간 대안적 형태의 지식에서 영감을 얻는 예술가의 수가 급격히 증가해 온 현상에 주목했다. 그리고 많은 경우 억압된 문화적 전통에 담겨있는 신비주의, 예지적 접근, 비밀스러운 시선이 예술 담론의 중심을 차지하게 된 배경을 탐구했다. 이같은 기획의 관심사는 우리가 살아가는 동시대 세상을 이해하고, 작금의 전지구적 위기에 관한 광범위한 반응으로 해석됐다.

[서울=뉴스핌]요하나 헤드바 '그 시계는 항상 틀린다' 2022. 18세기 마법 주문서 '악마학과 마법 개요서'에 수록된 수채화를 재현한 작품으로 신성한 여성의 복수를 상징한다. 서구 기독교적 세계관과 남성의 응시에 익숙한 관습적인 이해를 투영한 작품이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08.26 art29@newspim.com

일상을 넘어선 영적 세계로 접근하기 위한 매개된 경험으로서 '강령'은 이번 비엔날레의 은유이자 형태적 모형이다. 오랜 역사에서 예술은 그 자체로 관습적인 인간 경험 너머로의 세계에 진입하여 그들과 조율할 수 있는 수단이 되어왔다. 이에 커미셔너들은 이번 비엔날레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었지만 규명하지 못한 이런 경험을 '영혼의 기술'이라고 명명했다.

3명의 예술감독들은 비엔날레의 배경이 되는 도시 서울을 풍부한 영적 전통, 급격한 근대화를 거치며 형성된 역사, 동시대의 전지구적 문화 현상이 혼재하는 곳으로 봤다. 즉 서울은 눈에 보이는 세계 너머의 존재에 관한 질문을 나누기에 더할 나위 없이 적절한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이에 죽음과 상실, 영성과 의례, 기억과 치유, 구상과 추상 등 비엔날레의 주요 질문을 대입하고, 관련된 여러 현상을 관통하는 사회적, 정치적, 역사적 맥락을 통해 새로운 해석과 서사를 발견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이번 비엔날레에서 제시하는 시간의 축, 약 200년을 걸쳐 다양한 시공간에서 전개됐던 매개, 표현, 소통, 트랜스, 미디어와 치유의 전통은 동시대 작가들의 실천과 작품을 이해하고 접근하기 위한 통로가 됐다.

이를테면 헬레나 블라바츠키, 애니 베전트, 조지아나 하우튼, 힐마 아프 클린트 같은 신비주의 아티스트들은 추상미술의 비밀스런 역사에서 예언적 인물들로 등장한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백남준 'TV 부처'. 1989, 청동조각, TV모니터, 캠코더. 전남도립미술관 소장. [사진=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2025.08.26 art29@newspim.com

막사발 또는 다완과 맥이 닿아 있는 데구치 오니사부로의 도자기 작품은 무관심한 미적 관조를 위한 예술 작품이기 보다는 '압축된 영적 전달'의 역할을 한다. 반면에 엠마 쿤츠와 요셉 보이스는 치유와 균형 회복의 수단으로서 예술을 실천하고 제안했다. 백남준의 머리에 칼을 꽂은 'TV 부처' 설치작품은 무속의식과 동시대 매체의 통합을 통해 전통적 우주관이 기술적 진보에 대척되는 개념이 아니라, 그 목적을 재구성할 수 있음을 주목한 작품이다.

하룬 미르자가 우주론을 바탕으로 재해석한 인도의 전통 세밀화, 크레이 첸이 제시하는 원형과 복제 사이의 야릇한 분열, 슈 차웨이와 권병준이 무속과 기술의 자리를 뒤집어 드러내는 마법의 순간, 주역과 예술품이 장난감처럼 만든 정신적 수행의 교구 등은 결국 기술이 미래가 아닌 과거를 돌아보기 위한 수단 혹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런 관점은 '오래된 미래의 도시' 서울에서 낯설지 않은 기억으로 관객의 뇌리에 잠재된 의식을 일깨운다. 

비엔날레는 총 11개의 소주제로 짜여졌다. 근대미술의 혁명적 실천과 동시대 미술의 계보를 이으며 '영적 실험의 역사'를 영화, 영상, 사운드, 퍼포먼스, 드로잉 등 다양한 장르와 매체를 통해 조명하고 있다. 작가들은 해방적 실천을 통해 현재의 탈식민주의, 페미니즘, 생태학, 반자본주의 운동과 연결하며, 예술이 완벽하게 '중립적'이고 '보편적'인 공간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에 대항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과달루페 마라비야(1977~) '질병투척기 #17'. 2021. 징, 철, 나무, 면, 접착제 혼합물, 플라스틱, 수세미 등.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08.26 art29@newspim.com

이번 비엔날레에는 파격적이고 전복적인 작업이 많지만 이승택의 '분신행위예술전 재연(1989/2025)'이 가장 도드라진다. 이승택의 이 작업은 한국은 물론 세계 미술사에서 주요한 행위적 실천으로, 예술을 물질적 지지체로부터 분리해 예술의 영적 가능성과 해방을 꿈꾸었던 기념비적 작품이다.

이러한 예술적 충동은 윙 포 소와 노무라 자이를 포함한 동시대 예술가들의 작품에서 새로운 표현으로 거듭나며 맥을 잇는다. 여러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맞이한 근대성은 정신과 육체의 분리를 낳았고, 이같은 국면이 종국에는 인간과 인간이 살아가는 환경 모두에 해롭다는 인식은 수잔 트라이스터의 수채화, 제인 진 카이젠의 영화와 퍼포먼스, 그리고 주역과 예술품의 '치유 도구들'과 같이 서로 다른 형태를 가진 작품들에서 공통으로 살펴볼 수 있다.

비엔날레측의 지원으로 커미션 신작을 제작한 히와 케이, 아노차 수위차콘퐁, 키부 루호라호자와 크리스티안 니암페타의 영상작품은 이라크 쿠르드, 태국, 아프리카 세네갈이 겪은 지나간 사건, 기억이나 지혜가 현재까지 지속되고 영향을 끼치는 상황과 풍경을 성찰하고 있다. 작품들은 공통적으로 억압과 지배의 체계 밖에서 살아남은 연약한 기억과 삶의 작은 기적을 기록한다. 이를 통해 구체적인 사건 너머의 비가시적인 존재를 응시하고, 역사적 서사의 억압과 검열에 대항하는 예술적 공간을 제시하고 있다.

'강령:영혼의 기술'전에 나온 작품들은 예술이 완벽하게 '중립적'이거나 '보편적'인 공간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 그리고 구조와 맥락으로서 현실이라는 원칙에 무조건적으로 헌신하는 관습을 거부하는 것이 특징이다. 작품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가 그 어떤 단일한 지식체계만으로 설명될 수 없을만큼 스펙트럼이 넓고 다채로우며, 보이지 않는 많은 세계가 내재돼 있음을 보여준다.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작품'을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제13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를 기획한 예술감독팀. [사진=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2025.08.26 art29@newspim.com

비엔날레가 개최되는 기간 동안 매주 토요일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영화 상영회가 열린다. 무빙 이미지가 이미지와 현실 사이의 경계를 흔들어 산 자와 죽은 자 사이를 매개하는 고유의 역량을 살펴보게 하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 관장은 "이번 비엔날레는 그동안 서울이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반 발짝 앞서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를 예견하고자 했던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의 실험성을 더욱 깊이 살펴보고 있다"라며 "이번 전시에 초대된 여러 작품은 삶이 무엇인지 질문하기 위해 죽음과 상실을 더욱 깊이 들여다보는 통로를 제시하고,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체계 밖에 감추어진 세계를 조명한다. 이번 비엔날레를 통해 오래된 예술, 믿음과 지식의 체계를 의심하고, 현재 우리 영혼을 새롭게 들여다보는 기술을 발견해보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금년도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는 프리즈서울 2025와 함께 파트너십으로 영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서울시립미술관 옥상에서 9월 1일부터 9월 4일까지 열리는 이 프로그램은 스크린의 영적이고 신비로우며 마법같은 힘을 통해 삶의 변화를 모색하는 작품들을 상영한다. 조화 반환 교섭 각몽 등 네 가지 소주제로 구성된 영화 프로그램은 매일 저녁 기획자들의 토크와 더불어 소개될 예정이다.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는 오는 11월 23일까지 계속되며 초청자를 대상으로 하는 일부 프로그램 외에는 무료관람이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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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이 완성한 韓·日 반도체 동맹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건희 선대회장에게 물려받은 일본 재계 네트워크를 인공지능(AI) 반도체 시대의 사업 동맹으로 재편하고 있다. 선대부터 이어진 일본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들과의 교류를 직접 챙겨온 이 회장은 최근 삼성전기와 스미토모화학 계열 동우화인켐의 유리기판 합작을 계기로 인적 신뢰를 핵심 소재 공동 개발과 생산 협력으로 확장했다. 과거 일본의 선진 기술을 배우고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시작된 삼성의 대일 협력이 이 회장 체제에서는 AI 반도체 공급망을 함께 설계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 = 뉴스핌DB] ◆ 스미토모와 손잡고 반도체 핵심 '글라스 코어' 공동 생산 15일 삼성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지난 2일 일본 스미토모화학의 한국 자회사인 동우화인켐과 합작법인 '글라셈' 설립에 나섰다. 글라셈은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주목받는 유리기판의 핵심 소재인 '글라스 코어'를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전기가 지분 66%, 동우화인켐이 34%를 보유한다. 경기 평택에 생산 거점을 구축해 내년 하반기부터 공급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합작을 단순한 계열사 차원의 투자보다 삼성과 일본 재계가 오랜 기간 쌓아온 신뢰 관계가 첨단산업의 공동 사업으로 이어진 사례로 보고 있다. 스미토모화학은 이건희 선대회장 때부터 삼성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대표적인 일본 소재기업이다. 양사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왔고, 지난 2011년에는 LED용 사파이어 웨이퍼 생산 합작사 SSLM을 설립했다. 이번에는 협력의 무대가 AI 반도체용 첨단 패키징 소재로 옮겨갔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기판보다 표면이 평탄하고 열에 따른 변형이 적어 고성능 AI 반도체와 대형 패키지에 적합한 차세대 부품으로 꼽힌다. AI 반도체의 연산 성능과 전력 사용량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칩 자체뿐 아니라 이를 연결하고 지지하는 기판과 패키징 소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고다층·고밀도 반도체 패키지기판 설계와 제조 기술을 합작법인에 투입한다. 동우화인켐은 정밀 유리 가공과 공정 자동화 역량을 제공한다. 양사가 각자의 기술을 결합해 글라스 코어를 공동 생산하면 삼성은 AI 반도체 패키징 경쟁의 핵심으로 떠오른 유리기판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AI 인포그래픽=서영욱 기자] ◆ 이재용 회장이 잇는 일본 네트워크…AI 협력으로 확장 삼성과 일본 재계의 협력 중심에는 이건희 선대 회장이 1993년 출범시킨 LJF(Lee Kunhee Japanese Friends)가 있다. LJF는 삼성과 일본 주요 전자·부품·소재 기업 최고경영진이 정례적으로 만나 기술과 공급망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교류 모임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 경영자들이 참여하며 삼성의 핵심 해외 네트워크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특히 이 선대 회장은 요네쿠라 히로마사 전 스미토모화학 회장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했다. 양측의 신뢰는 스미토모화학 회장과 일본 경제단체연합회 회장을 지낸 도쿠라 마사카즈 회장으로 이어졌다. 일본 게이오대에서 유학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LJF 정례 교류회를 직접 주재하고 일본을 수시로 방문하며 도쿠라 회장을 비롯한 현지 재계 인사들과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선대부터 이어진 일본 재계 네트워크를 AI 시대에 맞는 사업 협력으로 발전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삼성전기의 유리기판 [사진=삼성전기] ◆ 산요·NEC·도레이·소니…반세기 이어진 기술 동맹삼성과 일본 기업의 협력은 반세기 넘게 이어져 왔다. 출발점은 일본의 선진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합작이었다. 삼성은 1969년 산요전기와 TV 생산법인 '삼성-산요전기'를 설립하며 전자산업 진출의 기반을 다졌다. 산요전기 창업자인 이우에 토시오와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이 와세다대 동문으로 인연을 맺은 점도 양사 협력의 계기가 됐다. 이후 삼성과 일본 기업의 협력은 기술 도입을 넘어 핵심 부품을 함께 개발·생산하고 공급망을 구축하는 단계로 발전했다. 삼성은 1970년 일본전기(NEC)와 삼성NEC를 설립해 브라운관과 전자부품 기술을 확보했다. 이 회사는 훗날 삼성SDI로 성장했다. 2000년에는 NEC와 삼성NEC모바일디스플레이를 세워 OLED 사업에 진출했다. 관련 사업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를 거쳐 현재의 삼성디스플레이로 이어졌다. 협력 범위는 반도체·디스플레이 패키징과 대형 LCD 분야로도 넓어졌다. 삼성은 1995년 도레이와 스템코(STEMCO), 스테코(STECO)를 설립해 관련 공급망을 공동 구축했다. 2004년에는 소니와 대형 LCD 패널 합작사 S-LCD를 세워 대규모 생산 투자에 나섰다. 초기 일본 기술을 배우기 위한 합작으로 시작된 협력이 기술 개발과 생산, 공급망을 함께 구축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진화한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삼성과 일본 기업의 협력은 선진 기술을 배우고 핵심 부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이재용 회장은 일본 재계와 쌓아온 오랜 신뢰 관계를 단순한 교류에 그치지 않고 AI 반도체와 첨단 소재 분야의 실질적인 사업 협력으로 연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 2026-07-1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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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李 정부 출범 후 시민 주거 힘들어져"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부동산 시장의 현실을 설명하는 '일타강사'로 나섰다. 오 시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매매·전세·월세가 모두 상승하는 '트리플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요 억제·공급 축소 기조의 정부 정책 기조를 원인으로 꼽으면서 청년, 신혼부부, 중산층 1주택자의 주거 부담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서울청년정책박람회'에 모두 발언을 했다. 2026.07.10 ryuchan0925@newspim.com 서울시는 15일 오후 '일타시장 오세훈-국무회의에서 미처 다 하지 못한 이야기: 이재명 정부 부동산 지옥, 원인 분석 보고서'를 서울시장 공식 누리집과 소셜방송 라이브서울 통해 공개했다. 영상은 약 26분 분량이다. 이번 영상은 서울 부동산 시장의 문제와 원인을 분석하는 내용이다. 후속편에서는 시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 전환 방향과 서울시 대책, 정부에 건의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매매·전세·월세 트리플 강세" 오 시장은 "정부가 틀렸고 서울시가 옳다는 뜻이 아니라, 통계와 데이터를 시민과 공유하고 해법을 함께 고민하자는 것"이라고 강의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모든 주택 거래와 공신력 있는 통계를 분석하고 토지거래허가대장 4만4000건을 대조하는 한편 공인중개사 약 660명의 의견을 들었다"며 "현장에서 확인한 결론은 시민들의 주거 상황이 매우 힘들어졌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년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13.1%, 전세가격이 6.3%, 월세가 7.4% 올랐다며 매매·전세·월세가 동시에 상승하는 이례적인 '트리플 강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전세가격은 1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월세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또 오 시장은 지난 1년간 정부가 여섯 차례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주택담보대출 제한, 규제지역 확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등 수요 억제에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 당시와 현 정부의 대책을 비교하며 "대출 규제와 임대주택 공급 발표, 투기과열지구 지정, 양도세·보유세 강화로 이어지는 흐름이 닮았다"고 말했다. 공급 대책도 서울 주택 공급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민간 재개발·재건축보다 공공사업에 치중돼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발표한 서울 공급 물량 약 3만2000가구 중 2만8000가구는 과거 발표 후 장기간 진척되지 않은 사업으로, 실질적인 신규 공급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오 시장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6·27 대책 이후 매수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15억원 이하 아파트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대책 이후 서울 전체 거래의 78.1%가 15억 원 이하 아파트에 집중됐고 영등포, 강서, 관악, 동작, 성북, 성동 등 비강남권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오 시장은 전월세 시장의 혼란도 지적했다. 그는 "서울 전역의 실거주 의무 강화로 갭투자뿐 아니라 기존 세입자가 살던 전셋집까지 사라졌다"며 "전체 전세계약의 55.4%가 갱신계약일 정도로 움직이고 싶어도 움직일 수 없는 '전세 감옥'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에는 금리가 급등하면서 월세가 늘었지만 지금은 금리변화가 크지 않은데도 월세가 급증했다"면서 "자연스러운 구조 변화라기보다 정책이 미친 결과"라고 덧붙였다. 특히 전용면적 40㎡ 이하 소형 연립·다세대주택의 월세 부담이 크게 늘어 청년과 1인 가구 등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시민에게 먼저 청구서가 돌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 "이주비 대출 제한·입주물량 감소로 공급 부족 현실화" 공급 측면에서는 이주비 대출 제한으로 올해 이주 예정인 정비사업구역 35곳 중 14곳의 자금 조달이 불확실하다는 시각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공사가 보증을 거부한 사업장은 5곳, 협의 중인 사업장은 9곳이며 보증을 확보하더라도 연 4~7%의 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올해 서울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 2만7000가구 중 정비사업 물량은 1만7000가구로 약 60%지만, 내년에는 8000가구로 절반 이하로 감소할 전망이다. 오 시장은 "이자는 결국 조합원 분담금과 분양가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며 "수요는 여섯 번의 대책으로 누르고 공급은 규제로 막은 데다 향후 3년간 공급 부족 우려가 심각하다"고 했다.  또 정부가 전세 물량 감소 원인으로 다주택자의 주택 매각과 기존 세입자의 자가 전환을 제시한 데 대해서도 서울시 분석 결과와 다르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주소를 대조한 결과 기존 세입자가 거주 주택을 직접 매입한 비율은 2.9%에 불과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이 53.5%인 만큼 집값의 절반가량을 추가로 마련해야 해 자가 전환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전세를 원하는 수요는 78.3%, 매물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약 70%였다. 오 시장은 "전세가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시민은 여전히 많은데 매물이 없어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진단은 결과를 합리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 "정부 부동산 정책, 청년·신혼부부·중산층에 큰 부담" 오 시장은 잘못된 부동산 정책의 부담이 투기세력이 아닌 청년과 신혼부부, 4050세대, 등록임대사업자, 중산층 1주택자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관악구 신림동 대학가의 한 원룸은 지난해 6월 보증금 1000만원·월세 40만원에서 올해 5월 월세 80만원으로 두 배 올랐다. 또 서울의 500가구 이상 아파트 850개 단지 중 47.9%인 404개 단지의 전세 매물은 2건 이하였다. 세금 부담도 중산층 1주택자까지 확대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은 2009년 서울 공동주택의 2.99%에서 올해 14.9%로 예상된다. 서울의 1주택자 종부세 대상자는 지난해 12만 명에서 올해 16만 명으로, 한강벨트 1주택자는 3만3000명에서 5만7000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오 시장은 "투기를 잡겠다던 세금이 중산층 1주택자에게 꽂히고 있다"며 "부자의 세금이 아니라 12월에 날아오는 중산층의 세금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지난 1년간 일곱 차례에 걸쳐 18건을 정부에 건의했다"며 "정부와 대립하자는 것이 아니다. 부동산에는 여야가 없고 시민의 삶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는 서울시가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오 시장은 "정책 방향 전환과 서울시 대책, 정부에 건의한 구체적인 해법은 다음 시간에 풀어드리겠다"며 "부동산 지옥은 끝낼 수 있다. 시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blue99@newspim.com 2026-07-1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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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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