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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안성고속道 붕괴사고, 원인은 전도방지시설 임의 제거…현대엔지 등 행정처분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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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위 조사결과 전도방지시설 임의 제거가 붕괴 결정적 원인
런처 후방 이동 사고 보조 원인…현대엔지·도로공사, 알고도 방지 못해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지난 2월 신축 공사 중이던 세종안성 고속도로 교량구간인 청용천교가 붕괴한 사고의 주요 원인은 전도 방지시설인 '스크류잭'을 규정보다 이르게 제거했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됐다. 또 거더 인양 및 설치 장비인 런처를 후방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백 런칭'도 사고의 원인이 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물론 하도급사로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장헌산업을 비롯해 발주청인 한국도로공사에 대해서도 관리 부실에 따른 제재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해 스크류잭의 적정한 해체시점 설정과 런처 후방 이동 금지와 같은 추가 안전 대책이 국토교통부 표준 시방서에 포함될 예정이다.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같은 내용의 세종안성 고속도로 건설공사 중 청용천교 붕괴사고와 관련해 건설사고조사위원회의 사고조사 결과와 재발방지대책 등이 공개됐다.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공사 교량 붕괴 사고 현장 [사진=뉴스핌DB]

이 사고는 지난 2월 25일 오전 9시50분경 경기 안성 청용천교 상부 거더를 런처(거더를 운반하는 장치)로 설치한 후 런처가 후방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거더가 전도돼 붕괴되면서 발생했다.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자 4명, 부상자 6명이다. 

사조위는 그간의 사고조사 결과를 토대로 ▲전도방지시설(스크류잭)의 임의 제거와 ▲안전인증 기준을 위반해 런처를 후방으로 이동한 점을 주요 사고원인으로 지목했다. 이 가운데 스크류잭의 임의 제거가 붕괴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판단했다. 붕괴 시나리오별 구조해석 결과 런처 후방이동이 이뤄지는 등 동일한 조건에서도 스크류잭이 제거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거더가 붕괴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사조위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임의로 스크류잭을 제거하고 런처를 후방 이동한 시공 부실에 따른 사고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전도방지장치 스크류잭 모습 [사진=국토부]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 발주청인 한국도로공사에 대해서도 관리 부실이 지적됐다. 검(점검)측 매뉴얼에 따라 런처를 비롯한 임시시설의 검측 주체인 시공사는 하도급사인 장헌산업의 스크류잭 제거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또 해당 런처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전방이동 작업에 대해서만 안전인증을 받은 만큼 후방이동 작업을 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작업 매뉴얼에 이같은 백 런칭이 포함된 것을 시공사측이 묵과한 채 안전관리계획서를 수립했는데 이는 관련 법령 위반이란 게 사조위의 진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주청은 시공사가 제출한 해당 안전관리계획을 승인했다.

시공 과정에서도 미흡한 부분이 발견됐다. 시공계획에 제시된 런처 운전자와 사고 당일 작업일지의 운전자가 서로 다르고 작업일지상의 운전자는 작업 중 다른 크레인 조종을 위해 현장을 이탈하는 등 전반적인 현장 관리·감독이 부실했다는게 사조위의 지적이다.

사고 이후 현장에 남아 있는 구조물에 대한 안전성 확인 결과 ▲교각(P4)의 기둥과 기초 접합부 손상 ▲교대(A1)의 콘크리트 압축강도(평균 29.6MPa)가 설계기준(35MPa)의 84.5% 수준으로 시방서 기준(85%)에 다소 미달 ▲미 붕괴 거더에서 기준치(55mm) 이상의 거더가 좌우로 휘는 현상인 횡만곡(60~80mm) 등이 발견됐다. 향후 발주청의 정밀조사를 토대로 각 구조물에 대한 보수 또는 재시공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게 사조위의 조언이다.

국토부는 사조위의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부실시공 및 관리감독부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 발주청(한국도로공사), 시공사(현대엔지니어링), 하도급사(장헌산업)에 대한 행정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현행 법령에 따르면 세종안성고속도로 사고의 경우 4명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만큼 국토부의 직권 처분이 가능하다. 첫 국토부 직권처분 사례인 검단지하주차장 붕괴사고에서 국토부는 GS건설에 8개월 영업정지를 부과한 바 있다. 선례와 최근 새 정부의 안전사고 발생시 처벌 강화 움직임을 볼 때 비슷한 수준의 행정처분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은 이 사고와 별개로 하도급 부정 문제 등 추가 제재 혐의가 있는 상태다. 

아울러 사조위는 재발방지대책을 제안했다. 먼저 제도적 측면에서 전도방지시설 해체 시기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발주청과 건설사업관리자의 관리·감독 의무 현실화를 추진한다. 설계·시공적 측면에서는 거더 길이 증가에 따른 횡만곡 및 프리-스트레스트 콘크리트(PSC) 거더의 솟음량 관리를 강화하고 건설장비 측면에서는 런처 등 장비 선정의 적정성에 대한 관계 전문가 검토 강화 등을 제안했다.

국토부는 사조위의 제안을 바탕으로 전도방지시설은 가로보 타설·양생 이후 건설사업관리기술인의 승인을 거쳐 해체하는 것으로 '교량공사 표준시방서'를 개정할 계획이다. 또 런처 등 건설장비를 사용하는 특정공법은 발주청 기술자문(심의)시 건설장비 전문가가 참여하도록 '기술자문위원회 운영규정'을 개정한다. 아울러 '건설공사 안전관리계획서 작성 매뉴얼'을 개정해 안전관리계획 수립·승인 시 ▲ 안전인증 기준 등 관련 규정의 준수 여부 ▲장비선정의 적정성 ▲상세 시공계획(런처 해체 포함) 등에 대한 검토를 강화할 예정이다. 관계기관과 협의해 런처 등 교량용 가설 구조물에 대한 작업 유의사항 마련도 검토할 예정이다.

또한 목적물·중요공정 외 임시시설에 대한 발주청 및 건설사업관리기술인의 관리·감독의무 현실화를 위해 '한국도로공사 건설현장 검측업무 매뉴얼'을 개정하고 거더의 길이 증가에 따른 횡만곡과 솟음 관리를 위해 '교량공사 표준시방서'에 'PSC 거더 표준시방서'를 신설해 계측·시공관리도 강화할 계획이다.

사조위 활동과 별개로 국토부 특별점검단(단장 대전지방국토관리청 건설안전국장)은 사고가 발생한 세종안성 고속도로 건설공사(9공구)에 대해 국토안전관리원, 민간전문가 등과 함께 특별점검을 가졌다. 특별점검 결과  ▲정기안전점검 결과 일부 미제출 등 안전관리 미흡 사례 4건 ▲콘크리트 압축강도 품질시험 일부 누락 등 품질관리 미흡 사례 1건 ▲건설업 무등록자에 대한 하도급·시공참여 등 불법하도급 사례 9건 총 14건을 적발했다. 국토부는 사조위 조사결과 및 특별점검 결과를 관계부처, 지자체 등에 즉시 통보하는 한편 각 행정청은 소관 법령에 따라 벌점·과태료 부과, 영업정지 처분 등을 검토하는 등 엄중한 조치를 할 예정이다.

사조위 오홍섭 위원장은 "사고조사 결과를 정리·보완해 8월 중 국토교통부에 최종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다시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의 조속한 제도개선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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