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11일(현지시간) "폴란드와 유럽의 동료 국가들에게 국경은 무력으로 변경될 수 없다는 점은 명백하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력 침공으로부터 이득을 얻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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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날두 투스크 폴란드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투스크 총리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지난 주말 유럽의 여러 정상들과 논의한 내용을 공개하며 "유럽을 포함한 서방 세계는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차지하겠다는 것에 불과한 러시아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우리 폴란드의 역사가 입증하듯, 세계 열강이 다른 나라의 운명을 결정하는 협상을 하면서 당사자를 제외하면 그 결과는 엄중할 수 밖에 없다"며 "폴란드는 과거에 여러 차례 이런 협상의 피해자였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면 협상이 15일 미국 알래스카에서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유럽에서는 이번 회담에서 당사자인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배제돼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측에서는 JD 밴스 부통령 등이 나서 이번 회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실제로 젤렌스키 대통령이 포함된 3자 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을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또 이번 트럼프와 푸틴 회담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정당화하고 점령지를 인정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불안을 쏟아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9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점령자들에게 땅을 선물하지 않겠다"며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의 답은 이미 (영토 양도를 금지한) 헌법에 있고, 누구도 이를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도 "영토 양도와 같은 일방적 양보를 전제로 한 협상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미국에 전달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하지만 3년 반이 지나고 있는 오랜 전쟁 탓에 우크라이나 국내에서도 휴전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이우 시장인 비탈리 클리치코는 10일 독일 빌트지와의 인터뷰에서 "전쟁에 지쳤다"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영토 양보 문제를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국민은 아직 영토의 일부를 러시아에 넘겨줄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서 "(그럼에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