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미국의 관세 폭탄으로 인도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인도 증시와 중국 증시 간 시가총액 격차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 시간) 머니 컨트롤에 따르면,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인도 지수는 최근 3개월 동안 2.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MSCI 중국 지수 상승률(약 9.4%)에 비해 크게 뒤쳐진 것이다.
인도 지수와 중국 지수의 시가총액 차이 또한 더욱 확대됐다. 현재 중국 지수의 시가 총액이 인도 지수보다 6조 3000억 달러(약 8742조 5100억원)보다 많은데, 이는 지난 3월 이후 최대 격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미국과의 무역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인도는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태평양 주요 국가보다 높은 상호 관세율(25%)을 부과받게 됐다. 이에 더해 러시아산 석유를 대량 구매하는 데 대한 징벌적 추가 관세(25%)까지 안게 되자 인도 수출 및 경제 성장 지속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고, 이것이 증시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관세로 인해 인도의 대미 수출이 약 60% 감소하고, 인도 국내총생산(GDP)이 약 1% 감소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추산한 바 있다.
인도 금융 전문 매체 민트에 따르면, 인도 증시 벤치마크 지수인 니프티50 지수는 지난 한 달 동안 약 4%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점(2만 6277.35포인트) 대비로는 7% 이상 내려 있다.
전문가들은 합산 50%에 달하는 고율 관세와 높은 밸류에이션, 부진한 실적 등으로 인해 인도 증시가 단기적으로 지속적인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5%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거짓 인베스트먼트의 비케이 비자야쿠마르 최고투자전략가는 외국인 투자자(FII)들이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관세 우려 속에서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도 국내 기관 투자자(DII)의 강력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약세와 실적 모멘텀 부재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기업 실적의 '질'"이라며 "현재 시장은 2025/26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예상 실적의 21배가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다른 글로벌 시장이 훨씬 저렴해 보이는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인도 주식을 계속해서 매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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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증시 자료사진[신화사=뉴스핌 특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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