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LG, 후반기 팀 타율 0.287로 리그 2위···선발·불펜진도 점점 살아나는 상황
선두 한화, 5선발과 리드오프의 부재·득점권 상황에서의 집중력 부족으로 골머리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144경기로 구성된 KBO 정규 시즌이 중반을 넘어 후반기에 접어든 가운데, 선두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98경기를 치른 한화와 99경기를 소화한 LG가 1, 2위를 두고 팽팽한 힘겨루기를 이어가는 중이다.
한화는 지난 30일 대전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에이스 외국인 코디 폰세를 앞세워 5-0으로 완파해 3연패에서 탈출했다. 하지만 같은 날 잠실에서도 LG가 kt를 상대로 선발 손주영의 7이닝 무실점 활약으로 위닝시리즈를 가져가며, 한화와의 격차를 2경기 차로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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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리그 2위 LG 선수들이 지난 30일 잠실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완승을 거둔 뒤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사진 = LG] 2025.07.30 wcn05002@newspim.com |
7월 한 달 동안 한화는 13승 2무 5패, 승률 0.722로 리그 월간 승률 1위를 달리고 있으며, LG 역시 13승 7패(승률 0.650)로 그 뒤를 바짝 추격 중이다. 불과 9일 전까지만 해도 5.5경기 차였던 양 팀 간 격차가 줄어든 이유는 후반기 성적에서 확인할 수 있다. LG는 후반기 11경기에서 9승 2패(승률 0.818)를 기록한 반면, 한화는 6승 1무 4패에 그치고 있다.
LG의 상승세는 투타의 균형에서 비롯됐다. 후반기 팀 타율 0.287로 리그 2위를 기록 중인 LG는 문성주(타율 0.395), 구본혁(0.393), 신민재(0.368) 등이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고, 김현수·박해민·문보경이 중심 타선에서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19세 신인 박관우도 타율 0.308로 활약하며 타선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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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LG의 선발 투수 손주영이 지난 30일 잠실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을 펼친 뒤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있다. [사진 = LG] 2025.07.30 wcn05002@newspim.com |
여기에 부상으로 이탈했던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의 복귀도 임박했다. 오스틴은 이번 시즌 타율 0.272, 20홈런, 5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12로 중심타선의 핵심 역할을 해왔고, 다음 주 복귀가 예상된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30일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배팅 훈련을 시작했고, 모레는 라이브 배팅도 예정돼 있다"라며 복귀를 예고했다.
선발 투수진 역시 안정감을 되찾고 있다. 후반기 LG 투수진의 평균자책점은 3.55로 리그 4위를 달리고 있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제외한 치리노스-임찬규-손주영-송승기로 이어지는 선발 투수진들이 모두 호투를 펼치며 승리를 챙겼다. 특히 손주영은 후반기 3경기에 등판해 2승 무패를 질주했으며, 19.1이닝 동안 단 1실점만을 내줬다.
전반기 부진했던 불펜진도 조금씩 힘을 내고 있다. 올해 FA(자유계약)로 영입한 장현식이 후반기 6경기에서 3승, 1세이브, 7이닝,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하면서 중심을 잡아줬으며, 유영찬, 김진성도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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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LG의 박관우가 지난 30일 잠실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홈런을 기록한 뒤 더그아웃에서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 = LG] 2025.07.30 wcn05002@newspim.com |
LG 염경엽 감독은 "이정용도 조금 지나면 지금보다 좋아질 것이다. 장현식도 전반기보다는 자기 궤도에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유영찬은 지난 2년 동안 경험한 게 있어서 지금보다 좋은 결과물을 분명 만들어낼 것이라 생각한다. 야구는 변수가 많아서 알 수 없지만, 내 경험상 후반기는 조금 더 상승세를 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선수들도 1위 탈환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29일 경기에서 개인 첫 한 경기 4안타를 치며 맹활약한 구본혁은 "1위가 쉽게 되는 건 아닌 것 같다"면서도 "우리가 따라가다 보면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선두 탈환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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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화의 외국인 투수 폰세가 30일 삼성전에 선발로 나선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 = 한화] 2025.07.30 wcn05002@newspim.com |
반면 한화는 최근 주춤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가장 큰 고민은 선발 로테이션의 불안함. 특히 5선발 자리의 공백이 크다. 기존 5선발 엄상백이 불펜으로 전환된 가운데, 2년 차 황준서가 대신 나서고 있지만 후반기 두 경기 모두 3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조기 강판됐다. 뒤이어 나온 롱릴리프 엄상백 역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경문 감독은 그럼에도 황준서에게 선발 등판 기회를 줄 예정이다. 김 감독은 "사실 5선발은 어느 팀이나 나가서 잘 던져주면 고맙고, 아니면 타격이 맞는 팀이 이긴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지금 황준서가 두 번 나가서 좀 안 좋았는데, 한 번 더 기회를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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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화의 노시환이 30일 삼성을 상대로 홈런을 기록했다. [사진 = 한화] 2025.07.30 wcn05002@newspim.com |
팀 타선도 답답함의 연속이다. 주전 유격수인 심우준은 2할대 초반의 타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리드오프 자리를 안정적으로 맡을 선수도 아직 없다. 전반기를 책임졌던 3번 타자 문현빈의 침묵도 점점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팀 타율은 후반기 0.281로 리그 3위지만, 득점권 타율은 0.263으로 7위에 머물러 실질적인 득점 생산이 아쉽다. 후반기 11경기에서의 총득점은 45점으로, 리그 6위에 불과하다. 1위 삼성과는 무려 15점 차이가 난다.
두 팀은 다음 달 8일부터 잠실에서 열리는 주말 3연전에서 정면 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LG는 이번 시즌 한화 상대로 시즌 5승 1무 4패를 기록 중이며, 잠실에서는 5승 1패로 더 강한 면모를 보였다. 이 시리즈는 순위 판도를 가를 중대한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염 감독은 "한화와의 맞대결도 우리 계획대로 운영할 것"이라며, 특정 팀을 겨냥하기보다 꾸준히 승리를 쌓는 데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