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손자회사, 보완 조치계획서 제출 후 도계위 재심의
신사업 먹거리 선정해 투자 확대...주민 반대 등에 가로막혀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GS건설이 미래 먹거리로 데이터센터 사업을 선정하고 투자를 늘렸지만 성과를 내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손자회사 지베스코자산운용이 용인시에 세우려던 데이터센터가 주민 반대 등에 부딪혀 사업 차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용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용인시 기흥구 고매동 데이터센터 건립사업의 개발행위허가 심의에서 재심의 결정을 내렸다. 주민 반대가 극심한 만큼 해당 사업에 대한 추가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사업시행자는 재심의 의견에 대한 보완사항을 담은 조치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용인시가 이를 검토한 후 이상이 없을 시 재심의안이 도시계획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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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베스코일반사모부동산투자회사1호 지분 및 지베스코자산운용 지배구조. [그래픽=홍종현 미술기자] |
이 사업은 기흥구 고매동 340-1번지 일원에 약 3만㎡ 규모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이다. GS건설의 손자회사 지베스코자산운용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GS건설(100%)→지베스코(100%)→지베스코자산운용으로 지배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해당 데이터센터 시공을 GS건설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베스코자산운용은 준공 후 데이터센터를 임대차 용도로 활용할 예정이다. 입주 기업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베스코자산운용은 이 사업을 위해 매입한 부지를 지난 5월 30일 자사 운영 펀드 지베스코일반사모부동산투자회사1호에 담았다. 올해 1월 기준 부지의 자산가치는 22억2661만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해당 부지는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제한적인 개발이 허용되는 지역인 자연녹지지역에 해당한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건폐율은 20% 이하, 용적률은 50% 이상 100% 이하로 제한된다.
지베스코일반사모부동산투자회사1호는 고매동 데이터센터 건립사업 추진을 위해 자금을 확보해왔다. 지난달에는 지베스코일반사모부동산투자회사1호의 유상증자가 두 차례 진행됐다. 각각 350억원(제3자배정증자), 250억원(주주배정증자) 규모다. 앞서 지난 5월 GS건설은 해당 펀드에 2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같은달 지베스코자산운용도 이 펀드에 5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지베스코일반사모부동산투자회사1호의 자산총계는 109억7700만원이다. 해당 펀드의 지분은 ▲GS건설 40.91% ▲지베스코자산운용 4.55% ▲IBK투자증권 18.18% ▲NH투자증권 18.18% ▲키움증권 18.18% 등이 갖고 있다. 펀드 운영은 지베스코자산운용이 하지만 GS건설이 직·간접적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다.
지난해 7월 지베스코자산운용이 개발행위허가 신청을 용인시에 접수한 후 본격적인 사업 추진 소식이 알려지면서 고매동 주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로 인한 전자파 발생, 환경 오염, 도시 미관 저해 등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특히 사업 부지가 인근 아파트 단지와 200m 거리에 위치하는 만큼 주민 피해가 클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특고압전력케이블선의 지하매설이 지역 주민들의 염원 사업인 분당선 연장사업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용인시는 고매동 데이터센터 건립사업이 위법 사항이 없기 때문에 추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역 여론이 걸림돌이다. 지난 5월 부지 인근 주민 5000여명은 용인시에 개발 반대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어 임현수 용인시의원, 남종섭 경기도의원 등도 해당 사업에 주민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사업 진행에 대한 지베스코자산운용의 부담이 더욱 커진 셈이다.
용인시 관계자는 "고매동 데이터센터 건립사업 법적 문제는 없지만 주민과의 소통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이 사업에 대한 재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blue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