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 19.20원 급등한 1384.30원 마감
호르무즈 해협 봉쇄시 유가 90달러, 환율 1460원
국고채 3년물 한때 2.50%...금리 일제히 상승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이스라엘과 이란의 분쟁에 미국이 본격적으로 개입하면서 달러/원 환율이 1380원대로 상승했다.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 3곳을 공습하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추진한다는 소식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동사태에 채권 투자 회피 분위기가 커지면서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상승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65.10원)보다 19.20원 급등한 1384.30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1일(1384.3원) 이후 한 달 만에 최고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 시각)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주요 핵시설 3곳을 전격 타격했다. 이에 이란은 보복을 시사하며 확전 우려를 키웠고, 간밤에는 이란 의회가 국제 에너지 수송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한 상황이다.
미국이 중동사태에 본격적으로 개입하면서 달러 등 안전자산 가치는 급등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99.17까지 올랐다.
국제유가 역시 급등했다.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36% 오른 배럴당 76.32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8월 인도분 가격은 3.27% 오른 79.49달러에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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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 폭격과 더불어민주당의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가 정식 출범한 가운데, 23일 오후 코스피가 전장 종가보다 7.37 포인트(0.24%) 하락하며 3014.47로, 코스닥은 6.74 포인트(0.85%) 하락한 784.79로 마감한 가운데,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19.20원 상승한 1384.3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2025.06.23 yym58@newspim.com |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된다면 유가 급등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져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는 더욱 늦어지면서 달러 강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80달러에 근접한 WTI 가격이 9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며 이 경우 달러/원 환율은 1460원선까지 열어놔야 한다는 관측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위원은 "WTI 가격은 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발발 이후 20% 이상 상승했는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부에 따라 추가 상승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는 최악의 시나리오 현실화 시 WTI 가격 상단은 90달러 내외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전 연구위원은 "그 외의 경우는 단기 변동성 장세 이후 서서히 원유 시장 펀더멘털을 반영해 안정되는 흐름을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가가 상승하면 미국 국채금리 상승을 매개로 달러 강세로 연결된다"며 "WTI 배럴당 85달러 수준에서 환율은 1390~1420원 수준으로 재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WTI 90달러 수준에선 환율이 1430~1460원 수준으로 지난 1분기 고점 수준까지 오버슈팅(일시적으로 과도하게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날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상승했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민간 평가사(민평) 금리보다 4.1bp(1bp=0.01%포인트) 상승한 2.498%를 기록했다. 5년물 금리는 3.0bp 상승한 2.662%, 10년 금리는 1.6bp 오른 2.873%를 나타냈다.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은 한때 각각 2.50%와 2.90%까지 치솟기도 했다
정형주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물 금리 상승은 경기·수급보다 불확실성이 원인"이라며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진행한 미국의 이란 폭격이 예상하기 힘든 이벤트였기 때문에 투자자는 불확실성에 대한 프리미엄을 요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정학적 갈등 심화는 중앙은행 통화정책에도 측정하기 힘든 불확실성으로 작용한다"며 "단기적으로 투자자들도 통화정책보다 불확실성에 따르는 기간프리미엄 결정에 무게를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