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모멤텀+금리인하+외국인 수급 갖춰
"PBR 1.05배 수준 3100 상단…오버슈팅도"
"외국인 비중 더 확대 여지...코스피 5천 가능"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코스피가 3년 6개월 만에 3000선을 회복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기대감과 돌아온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오천피(코스피 지수 5000)' 달성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스피 3000 돌파 의미에 대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 오랜 기간 저평가됐던 한국 증시가 제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인데다 ▶ 외국인 수급, 정책 모멘텀, 유동성 환경이 맞물리며 단기적인 상승 여지도 충분하고 ▶ 장기적으로 산업 경쟁력 회복 여부에 따라 5000선까지의 점진적 상승 가능성도 엿볼 수 있다는 3가지 분석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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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코스피 종가가 3000선을 돌파한 20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2977.74)보다 44.1포인트(1.48%) 상승한 3021.84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782.51)보다 9.02포인트(1.15%) 오른 791.53에 장을 마쳤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5.06.20 mironj19@newspim.com |
◆ '금리인하 사이클, 美자산 신뢰 약화, 외국인 수급'...코스피에 우호적 환경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법개정안, 추경 편성, 한국은행 금리인하 등 정책 기대감과 유동성 확대 조합으로 증시 상단 돌파가 계속되고 있다"며 "이러한 정책 모멘텀은 코스피 PBR(주가순자산비율) 0.9배 이하에 갇혀 있었던 상황에서 벗어나게 하며 리레이팅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준금리는 인하 사이클에 들어섰고, 글로벌 재정지출이 확대되며 유동성 환경이 우호적이다"라면서 "미국 자산에 대한 신뢰도가 약화되고 있어 글로벌 자금이 미국 외 지역, 특히 저평가된 한국 시장으로 재배분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역시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주식시장 활성화, 내수 부양, 신산업 육성 등 정책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면서 "상법 개정, 추경 의결, AI(인공지능)·K콘텐츠·친환경에너지 등 유망 산업 지원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데다, 지난 12월 계엄사태 이후 부재했던 국가 리더십이 회복됐다는 점도 외국인 자금 유입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 "관심 적었던 중소형주 추천"
코스피가 상징적 수준인 3000선을 넘어선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향후 증시가 어디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인지에 쏠리는 분위기다. 리서치센터장들은 핵심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악화,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이종형 센터장은 "PBR 1.0배는 시가총액이 장부가치와 일치하는 기준점인 만큼, 향후 1.0배 레벨에서 얼마나 더 상승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수급 여건을 감안할 때 PBR 1.05배 수준인 3100선을 단기 상단으로 보고, 그 이상 오버슈팅 가능성도 열어두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는 외국인이 주도하는 수급 장세"라며 "조선, 방산, 원전, 전력기기 등 기존 주도주의 성장 스토리와 실적 가시성은 여전히 유효하나, 단기 가격 부담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안으로는 최근 외국인 순매수가 집중되고 있는 자동차, 은행, 화장품, 소매(유통), 호텔 및 레저 등 내수 회복 및 지배구조 개선 모멘텀이 남아 있는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센터장은 다만 "국내 증시가 여타 증시에 없는 고유의 정책 모멘텀과 유동성이라는 재료를 확보하고 있지만 이익 전망 정체, 관세 및 지정학 불확실성 등 펀더멘털과 대외변수를 도외시하는 것도 어렵다는 점을 염두해야 한다"면서 "3100 이상 오버 슈팅이 나올 가능성도 있으며 해당 레벨 위에서는 변동성 관리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조 센터장은 "MSCI 지수 내 한국 비중이 10년 내 최저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 비중은 더 늘어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 대한 비중을 크게 줄여왔기 때문에, 향후 시장 환경이 우호적으로 전환되면 이들 자금이 되돌아올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는 의미다.
그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환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환율 안정은 내수 회복에 기여하는 등 유동성의 선순환 구조가 나타날 수 있다"며 "그동안 해외 시장에 머물렀던 일부 서학개미 자금이 국내로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급등에 따른 기술적 부담이 일부 존재하지만, 전반적인 상승 추세는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론적으로 기업들이 계속 성장세를 보이고 이익이 증가하면 적절한 주주 환원과 더불어 주가지수는 올라가게 되어 있으나 한국은 글로벌 산업경쟁력 저하 이슈가 있고, 그에 따라 자동차와 반도체 등 핵심 산업의 향후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한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지지만 않는다면 코스피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5000포인트에 가까워질 수 있다"며 "결국 관건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유 센터장은 하반기 코스피 밴드를 2600~3150포인트로 상향 제시했다. 그는 정책 추진의 가시화, 반도체 업황 회복 등을 상향 요인으로,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와 미국과의 무역협상 불확실성,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을 하방 리스크로 각각 지목했다.
그는 "업종별로는 그간 고평가 우려가 커진 조선·방산·원전·금융·지주 업종보다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던 중소형 내수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onew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