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장 마감 후 엔비디아의 분기 실적을 앞두고 시장의 움직임은 제한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44.95포인트(0.58%) 내린 4만2098.70에 마쳤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2.99포인트(0.56%) 하락한 5888.55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98.23포인트(0.51%) 하락한 1만9100.94로 집계됐다.
장 후반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對)중국 반도체 설계 서비스 공급 중단 명령을 내렸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로 관련주가 급락했다. 케이던스는 10.67% 내렸고 시놉시스의 주가 역시 9.64%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장 마감 후 발표되는 엔비디아의 1분기 실적에 주목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 정부가 H20의 대중 수출을 통제한 후 실적에 어떤 영향이 있었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날 0.51% 하락 마감했던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실적이 성장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한때 5.5% 급등했다.
이날 연방준비제도(Fed)가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촉발하고 고용 전망을 악화하면 통화정책 결정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스파르탄 캐피털 증권의 피터 카딜로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오늘 시장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며 "연준 의사록에서 새롭게 드러난 건 사실상 없다"고 평가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은 일제히 상승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전일보다 상승한 4.479%를 기록했으며, 30년물 수익률은 4.977%까지 오르며 장중 한때 심리적 저항선인 5%를 터치하기도 했다.
앞서 일본 정부가 실시한 40년물 국채 입찰에서 수요 부진이 확인되면서 장기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여기에 더해 700억달러 규모의 미국 5년물 국채 입찰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미리 국채를 매도해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컨세션(concession)' 전략에 나선 데다, 대규모 회사채 발행 소식까지 겹치며 채권시장 전반에 매도 압력이 확산됐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가 이틀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 지수는 전장 대비 0.39% 오른 99.92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유지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0.35% 하락한 1.1288달러, 달러/엔 환율은 0.33% 상승한 144.8엔으로 마감됐다.
OPEC+(석유수출국기구 및 동맹국들)의 감산 정책 유지 결정으로 국제유가가 1% 넘게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95센트(1.56%) 상승한 배럴당 61.84달러에 마감했고,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7월물은 81센트(1.26%) 오른 64.90달러를 기록했다.
OPEC+ 산유국들은 "참여국 전체의 원유 생산 수준을 지난 12월 회의에서 합의한 수준으로 재확인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2027년까지의 산유 기준선을 설정하는 메커니즘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금 가격은 연준 의사록을 소화하며 보합권에 머물렀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6월물은 장중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장보다 0.2% 하락한 3294.90달러에 마감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대부분 하락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본격적인 무역 협상을 시작하는 가운데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자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3.39포인트(0.61%) 내린 548.93으로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88.30포인트(0.78%) 떨어진 2만4038.19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52.04포인트(0.59%) 하락한 8726.01로 장을 마쳤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38.69포인트(0.49%) 후퇴한 7788.10으로,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139.30포인트(0.98%) 물러선 1만4100.60에 마감했다.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2.85포인트(0.01%) 오른 4만127.75에 장을 마쳤다.
주요 섹터 중에서는 방산주의 선전이 계속 이어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더욱 격렬해지고 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태가 거듭되면서 주목받는 모습이다.
전차 엔진 변속기 생산업체인 독일의 렌크는 4.68% 급등했고, 유럽 내 최대 탄약 제조업체인 라인메탈도 0.48% 올랐다.
스웨덴 방산업체 사브는 스웨덴 해군과 비스비급 코르벳함 다섯 척에 방공 시스템을 장착하는 16억 스웨덴 크로나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한 후 2.52% 올랐다. 사브 주가는 올해 들어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인도 증시는 약세로 마감했다. 센섹스30 지수는 0.29% 하락한 8만 1312.32포인트, 니프티50 지수는 0.30% 내린 2만 4752.45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시장 분위기를 주도할 뚜렷한 재료가 부재한 상황에서 앞으로 나올 이슈들을 기다리며 관망세가 짙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니프티 일용 소비재(FMCG) 지수가 1.5% 하락했다. 니프티50 지수 구성 종목 중 6번 째로 비중이 큰 종목이자 인도 1위 담배 제조업체인 ITC 주가가 3% 하락한 것이 섹터 지수 하락을 압박했다.
ITC의 주가 하락은 영국 담배회사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가 15억 달러(약 2조 600억원) 상당의 주식을 매각했다는 소식을 악재로 받아들인 결과다.
니프티 자동차 지수도 0.7% 밀렸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보쉬가 2024/25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4분기 이익 감소를 보고한 뒤 2.7% 하락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반면 인도보험공사(Life Insurance Corporation of India)는 8% 급등했다. 인건비 절감에 힘입어 2024/25회계연도 4분기 이익이 증가했다고 발표한 것이 호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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