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컨소시엄, 공사 난도 등 이유로 기본설계 보완 불가 의견 전달
국토부 "수의계약 체결 포기… 신속하게 사업 정상화하겠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정부가 부산 가덕도신공항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하 현대건설)의 지위를 박탈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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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국토교통부는 부지조성공사의 수의계약 상대방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으로부터 기본설계를 보완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사진=부산시] 2021.09.07 ndh4000@newspim.com |
8일 국토교통부는 현대건설과의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수의계약 체결 중단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현대건설은 국토부에 기본설계도서를 접수했다. 입찰 공고상 제시된 공사 기간은 84개월이었지만 컨소시엄이 제출한 기간은 108개월이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6개월간 25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 사업성을 재검토한 결과 안전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설계하려면 108개월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며 "연약지반의 안정화에 17개월, 공사 순서조정에 7개월이 추가로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당초 기본계획에서는 방파제 건설과 매립을 병행하기로 했으나, 현대건설은 방파제 일부를 시공한 다음 매립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대 깊이 60m에 달하는 대심도의 연약 지반을 매립해야 하는 공항 부지 특성상 지반 개량을 위해 해상 구조물인 케이슨을 설치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관련 법령에 따라 현대건설에게 기본설계를 보완할 것과 공사기간을 다르게 제시한 구체적 사유, 설명자료 제출 등을 요구했다. 만일 현대건설이 기본설계 기간을 준수하지 않으면 재입찰을 진행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날 현대건설로부터 기본설계 보완이 어렵다는 의견을 접수함에 따라 실제로 수의계약 체결을 원점으로 돌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 사이에선 새 시공사 찾기가 상당히 까다로울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이 사업지는 지난해 국토부가 경쟁입찰을 진행하면서 4차례나 유찰을 겪다가 수의계약으로 전환한 곳이다. 현대건설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언급되던 당시부터 정부가 제시한 기간과 비용은 빠듯하다는 우려를 내놓은 바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대건설의 기본설계와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을 토대로 국토부·공단 합동 태스크포스(TF)와 전문가 자문회의 등을 통해 안전성과 품질이 확보되면서도 일정 지연을 최소화할 수 있는 사업 정상화 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경쟁입찰에서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때 공기를 준수해야 한다는 요건이 있었던 만큼, 이를 변경하는 경우 재입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가덕도신공항 공사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일대 666만9000㎡에 활주로와 방파제 등을 포함한 공항 시설 전반을 건설하는 10조5300억원의 규모 사업이다. 본래 개항 목표는 2029년 말이었으나, 재입찰이 확정되면 입찰공고부터 기본설계 등 각종 행정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해 착공 지연은 막기 어려울 전망이다.
chulsoofrie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