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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에 금융위기 공포감···트럼프 '무역적자 제로'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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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전쟁이 자본 전쟁으로 비화
중국 국채 투매 주시
미 국채 위험자산 취급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금융위기 공포가 월가에 확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 관세를 90일 유예하지 않았다면 실제로 월가 뿐 아니라 지구촌 금융시장이 위기에 내몰렸을 것이라는 얘기다.

역대 최대 규모의 관세 발효 시점인 4월9일(현지시각) 오전 12시1분을 앞두고 글로벌 투자자들은 미 국채를 대량 팔아치웠고,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장 초반 4.5% 선을 뚫고 올랐다. 최근 3일 사이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1982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치솟았다.

벤치마크 국채 수익률의 상승은 기업부터 가계, 정부까지 모든 금융 비용을 끌어올린다. 2023년 3월 실리콘밸리 은행의 파산 사태를 기억하는 투자자들은 최근 폭등하는 국채 수익률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다.

◆ 20년 사이 세 번째 금융위기 불안감 = 상호 관세 90일 유예가 발표되기 직전 투자자들은 손에 땀을 쥐었다.

2008년과 2020년에 이어 2000년 이후 세 번째 금융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공포감이 번진 것. 앞서 두 차례는 미국 정부와 연방준비제도(Fed)가 수습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미국 정부가 위기의 원흉이라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JP모간 애셋 매니지먼트의 프리야 미스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며 "최근 미 국채시장이 투자자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국채시장 움직임은 금융시장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2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공세 이후 주식시장이 하락했을 때 국채시장이 오르지 않고 가파르게 떨어진 것.

통상적인 패턴과 다른 움직임의 기저에는 관세 전쟁이 자본 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WP)는 전했다.

재정 적자 규모가 1조800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연방 정부가 적정 금리에 국채를 발행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중앙은행과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 투자자, 개인들까지 외국인이 미국 국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에 달한다. 이번주 들어 장기물을 중심으로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자 이미 투자자들 사이에 외국인들의 투매 의혹이 불거졌다.

래리 서머스 미국 전 재무장관은 4월10일(현지시각) 소셜 미디어에 "최근 24시간 사이 벌어진 상황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심각한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 신호"라고 주장했다.

콜롬비아 대학의 금융 역사학자 애덤 투자는 고정 칼럼에서 "채권시장의 총체적인 붕괴 위기를 맞았다"고 경고했다.

◆ 무역적자 없앤다고? 국채시장에 재앙 = 미국 금융 매체 포춘을 포함한 주요 신에 따르면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유예 결정이 국채 수익률 급등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계획된 시나리오대로 이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 관세 90일 유예를 결정하기 전 국채시장의 불안정한 흐름에 커다란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채권시장은 예측하기 힘들다"며 "지금 채권시장은 정말 아름다운데 어젯밤 투자자들이 불안해 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베센트 장관은 국채 수익률 급등이 베이시스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결과일 뿐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월가의 판단은 다르다. 애초에 1조2000억달러 규모의 무역수지 적자를 '제로' 수준까지 축소한다는 전제부터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무역 적자를 없애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미국을 강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더 높은 이자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무역수지 적자가 '제로' 수준으로 떨어지면 외국인들이 보유한 달러는 대폭 줄어들게 된다. 미국인들에게 상품을 판매해서 얻게 되는 달러화가 감소하기 때문. 이는 곧, 미국 자산에 투자해야 하는 외국인들의 달러 보유량이 감소하는 셈이 되고 미 국채를 포함해 달러화 자산에 대한 수요가 위축된다.

회계 원칙 상 무역 적자는 자본 계정의 흑자로 상쇄돼야 한다. 미국이 해외에서 물건을 많이 구매해 무역 적자가 발생하면 해당 국가들은 벌어들인 달러로 미국 국채와 같은 자산을 구매하게 되는데, 이를 자본 흑자라고 지칭한다.

무역 적자가 완전히 사라진다면 외국인들이 미국 국채를 구매할 달러도 줄어들기 때문에 국채시장에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는 국채 수요 위축을 의미하고, 이미 이자 비용이 9000억달러에 이른 가운데 미국 정부는 더 높은 금리로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게 된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에 '강대강'으로 맞서는 중국은 미국 국채를 7610억달러 규모로 보유중이다. 물량은 지난 12년 사이 42% 감소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의 미 국채 매도가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다만, 이 경우 국채 가격 하락에 따른 타격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에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 위험자산 취급 받는 미 국채 = 과거 금융위기부터 9/11 테러, 심지어 미국 정부의 신용등급 강등 때도 투자자들은 미 국채 매입으로 대응했다. 안전자산이라는 데 이견의 여지가 없었다는 얘기다.

미국 30년물 국채 변동성 [자료=블룸버그]

최근 미 국채는 위험자산에 더 가깝다고 월가는 말한다. 관세 전쟁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번지자 투자자들은 주식과 코인 등 위험 자산과 함께 미 국채도 팔아치운 것.

ING의 패드라익 가비 채권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미 국채가 안전자산처럼 움직이지 않는다"며 "침체 리스크가 높아진 상황에 국채가 팔아야 할 자산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국채 수익률 상승이 워싱턴에 분명한 경고음을 냈다고 강조한다. 미 국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와 안전자산 지위를 더 이상 당연시 할 수 없는 현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른바 '무위험 자산'으로 미 국채는 지구촌 금융시장의 벤치마크로 통한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말한다.

금융 뉴스레터 '그랜트 이자율 옵저버'의 짐 그랜트 창업자는 "미국 국채와 달러의 힘은 미국의 재정 및 통화 관리 역량과 정치 및 금융기관의 견고함에 대한 전세계의 인식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아마도 세계가 이를 재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월10일 220억달러 규모의 30년물 국채 입찰에 강력한 수요가 몰리며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일정 부분 진정됐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폭주가 '제 발등 찍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월가는 경고한다.

 

shhw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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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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