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라이브
KYD 디데이
정치 통일·외교

속보

더보기

취임 일주일...공개발언을 통해 본 트럼프의 '북한문제 인식'

기사입력 : 2025년01월28일 09:31

최종수정 : 2025년01월28일 09:31

"핵무기 쥔 김정은"...미국의 안보 위협 인식
한국에겐 불길한 트럼프의 '대북협상 자신감'
미국의 위협 제거만를 위한 '거래' 가능성 우려
북·미 '밀당' 이미 시작...한국 발언권 확보 필수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 시각) 취임 직후 백악관 오벌오피스 책상에 앉아 북한 문제를 언급했다. 또 CBS 방송 인터뷰에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언급했고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의 주한미군 장병들과 영상 통화에서도 김 위원장 이야기를 꺼냈다. 23일 공개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김정은과 다시 연락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일주일간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계기에 단편적으로 내뱉은 북한 관련 언급에는 그가 북한과 김정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단서가 꽤 있다. 첫 번째는 북한이 미국의 안보에 위협적인 존재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 시각) 취임 첫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각종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1.20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가 대통령직을 넘겨주면서 어떤 안보 위협을 지목했는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북한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북한을 엄청난 위협으로 간주했다. 이제 그(김정은)는 핵을 갖고 있다(Now, he is a nuclear power)"고 말했다.

'뉴클리어 파워'라는 표현 때문에 국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맥락을 살펴보면 그런 해석은 적절치 않을뿐 아니라 발언의 의도와도 거리가 있다. 트럼프는 북한이 아니라 김정은을 이 문장의 주어로 사용했다.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말한 것이 아니라, 김정은이 '핵무기를 손에 쥐고 있는 실질적 위협'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두 번째는 북한과 협상을 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북한은 많은 해안선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김정은은 엄청난 콘도 개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했다.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그는 종교적 광신자가 아니다. 똑똑한 남자(smart guy)다"라고 말했다. 김정은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북한의 잠재력을 언급하면서 유연한 태도를 보인 것은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앉히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세 번째는 트럼프가 북한과의 협상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과거에 김정은과 우호적 관계였음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트럼프는 또 "현재 우리는 많은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생각하지만, 당시 북한 문제는 잘 해결되었다고 본다"면서 자신이 김정은을 잘 다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트럼프의 북한 관련 언급들은 비교적 분명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북한은 상당한 핵능력을 가진 미국의 안보 위협이라는 점, 전임자들은 이 위협을 해결하는데 실패했다는 점, 그리고 자신은 협상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핵미사일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수준에 근접하고 있기 때문에 북핵은 분명히 미국 안보에 위협적이다. 또한 미국이 이 문제를 협상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은 나쁜 신호가 아니다. 하지만 협상이 트럼프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역대 미 행정부가 북핵 위협을 해결하는데 실패한 이유는 단호한 정책적 노력을 다 하지 않았던 탓도 있지만, 북핵 문제가 쉬운 과제가 아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국제비확산체제를 유지하고 비핵화 원칙을 고수하면서 동시에 동맹국의 안보 우려까지 감안해 협상을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트럼프가 '난제 중의 난제'인 북핵 협상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은 불길하다. 역대 행정부와 달리 '미국의 이익을 우선한 거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북핵 문제 해결에서 전제되어야 할 원칙들을 배제하고 북한이 갖고 있는 무기체계에서 미국에게 위협이 되는 요소만을 골라 적당한 가격을 제시하고 사들이는 '알 라 카르테' 거래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면 이는 한국의 관점에서는 문제 해결이 아니라 새로운 안보 위협이다.

트럼프가 언제 북핵 문제에 본격적으로 손을 댈지는 알 수 없다. 현재 트럼프는 산적한 국내 문제와 씨름 중이다. 대외 문제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문제, 중국 견제 등이 북한보다 높은 우선 순위에 있다. 하지만 트럼프가 베네수엘라와 북한 문제 등을 전담할 특사를 임명했다는 점,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북한군 파병 문제가 걸려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빨리 북·미 협상이 열릴 수도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이 지난 25일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현장에서 참관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2025.01.27

이미 트럼프와 김정은의 '밀당'은 시작됐다. 트럼프의 잇단 협상 메시지 발신에 북한은 지난 25일 서해상으로 전략순항미사일 수 발을 발사하는 것으로 답을 했다. 순항미사일은 미국 본토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 발사 기술과 무관하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의 대상도 아니다. 도발의 수위를 조절하면서 '양보는 없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북한은 26일 외무성 담화에서 최근 진행된 한·미 공군 훈련인 쌍매 훈련과 연합대화력전 연습 등을 거론하며 미국이 "군사동맹 체계의 부단한 팽창과 각종 합동 군사연습을 통한 힘의 우의를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담화에서 "미국이 주권과 안전 이익을 거부하는 이상 미국과는 철두철미 초강경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한 대목에서는 한·미 군사연습 중단을 북·미 대화의 선결조건으로 삼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의 한국은 당분간 트럼프 행정부와 '정상 간 외교'가 어렵다. '과도 정부' 성격의 현 체제가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을 제시할 수도 없다. 하지만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초당적으로 지향해야할 원칙은 있다.

한·미 간 북핵 문제 조율을 오랫동안 담당했던 전직 외교관 출신의 전문가는 "현 정부의 대미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한반도 비핵화의 원칙'을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과 북·미 대화에 대한 한국의 발언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트럼프 행정부에 분명히 전달하고 이해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opent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사진
"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