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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삼성家 지배구조개편 앞두고 지분 매각 이유

기사입력 : 2021년10월13일 13:53

최종수정 : 2021년10월13일 13:53

상속세만 12조원..편법없이 성실 납부
지배력 약화 우려 불구 지배구조개편 단행
경제 활력 위해 선제 투자도..정부 지원 절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을 비롯한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들이 2조원 규모의 삼성 계열사 지분 매각에 나섰다. 총 12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서다. 상속 재산은 총 26조원. 상속 재산의 절반 가량을 세금으로 내야한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액수다. 이를 위해 유족들은 상속세를 5년 동안 6차례에 걸쳐 분할 납부하기로 하고 주식을 팔거나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기도 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분 매각에 참여하지 않았다. 최소한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우리나라에서 자녀에게 기업을 물려주려면 50%의 상속세율이 적용된다. 여기에 최대 주주가 상속할 경우 할증이 붙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일본(55%)에 이어 2위지만 할증률을 적용한 최고 상속세율은 60%로 일본을 앞지른다. 경제계에선 우리나라의 상속세 부담이 과도하다며 세법개편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도한 상속세율이 일감몰아주기나 탈세 같은 무리수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경제계는 최고 상속세율 인하와 최대주주 할증 평가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에 따르면 OECD 평균 상속세율은 25%다. OECD 36개국 중 13개국은 상속세 제도가 아예 없다. 경총은 "높은 상속세율과 더불어 자녀 상속 시 세율인하와 같은 기업승계 지원제도가 외국에 비해 현저히 불리하다"며 "전반적인 상속세제 개선을 통해 우리 기업과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이 처한 상황도 녹록치 않다. 지분을 팔아 상속세를 낼 경우 삼성의 취약한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지분을 단 1.63%만 보유하고 있다. 대신 사실상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물산의 최대주주(17.97%)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외부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가의 지분을 매각할 경우 경영권 방어에 더욱 힘든 싸움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삼성일가는 정공법을 택했다. 공익법인에 증여하는 등 편법도 없이 12조원을 고스란히 납부하기로 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을 했음에도 삼성일가의 결정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그간 총수 일가의 비정상적인 상속, 증여, 승계 과정을 지켜봤기 때문일 것이다.

삼성은 4세 경영 승계도 포기했다. 삼성은 연말 완료될 예정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용역 결과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BCG의 용역 결과는 공개된 내용은 없지만 이사회 중심의 경영 구조 안착이 골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지배구조 개편에 적극 개입 의사를 비친 만큼 지금까지 발생한 불법, 탈법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 이뤄지도록 안착시키겠다는 것이다. '거수기'에서 벗어난 투명한 이사회가 능력있는 경영진을 선임한다면 승계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소할 수 있다.

물론 삼성도 이같은 결정을 이끌어내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 이재용 부회장도 경영권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수많은 편법과 불법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하지만 최소한 삼성은 큰 풍파를 겪고 최소한 바른길로 나아가려 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같은 '환골탈태' 노력까지 색안경을 끼고 바라 볼 필요는 없다.

삼성의 선례로 상속세 개편을 논의하기 적절한 시점에 왔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재부 산하 조세재정연구원이 착수한 '상속세·증여세 개편방안' 연구용역이 조만간 마무리된다. 기재부는 이를 토대로 구체적인 개편방안을 준비하기로 해 환영할 만한 일이다.

김지형 삼성준법위원장은 "세계인이 '삼성'이라는 브랜드에서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가치 중 하나가 '준법'으로 자리 잡는 그 날까지 가야 할 길을 쉼 없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이 삼성의 노력만으로 다다르기 힘들다. 이제는 정부도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

특정 재벌에게 특혜를 주자는 것이 아니라 경제 활력에 장애가 되는 걸림돌은 적극적으로 걷어내자는 것이다. 미중 패권전쟁 속 위기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우리 기업들은 선제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경색된 일자리 창출에 나서고 있는 것도 기업들이다. 불필요한 규제와 간섭은 접고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할 시기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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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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