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화장품·中사업 승승장구…또 사상최고치 실적 경신
'차석용 매직' 이어간다…해외 포트폴리오 강화로 결실 맺나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LG생활건강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올 2분기로 봤을때 매출은 2005년 3분기 이후 두 분기를 제외한 62분기,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 이후 한 분기를 제외하고 65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기록의 사나이', '매직맨'으로 불리는 차석용 LG생건 부회장의 경영 능력이 재조명 받고 있는 이유다. 업계 안팎에선 LG생건이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사진=LG생활건강 제공] 2020.01.02 nrd8120@newspim.com |
◆ 럭셔리 화장품·中사업 승승장구…또 사상최고치 실적 경신
26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올해 2분기 매출 2조 214억원, 영업이익은 335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3.4%, 10.7%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2264억원을 기록하며 10.6% 늘었다. 매출은 2005년 3분기 이후 두 분기를 제외한 62분기,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 이후 한 분기를 제외하고 65분기 증가했다.
상반기 전체를 놓고 봐도 사상 최대 실적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 4조581억원, 영업이익 7063억원, 당기순이익 4852억원을 달성했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10.3%, 10.9%. 10.6% 증가했다.
LG생건 실적이 날개를 단 것은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와 중국 시장에서의 선전이 빛을 발한 덕분이다. 같은 기간 뷰티 사업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4.3% 증가한 2조 2744억원, 영업이익은 18.4% 증가한 4733억원을 달성했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여전히 지속되는 가운데 럭셔리 화장품과 중국 사업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했다.
특히 중국 럭셔리 화장품 시장의 경쟁 심화에도 '후', '오휘', '숨' 등 주요 럭셔리 브랜드들이 호실적을 거두며 현지 시장에서의 높은 수요를 확인했다. 중국은 지난해 하반기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한 뒤 국내 시장 대비 소비심리가 살아났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고가 라인의 화장품 수요가 더 높아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LG생활건강의 후 [사진=LG생건] 2021.07.23 shj1004@newspim.com |
후 브랜드가 국내외 성장이 꾸준한 것 외에 오휘 브랜드의 앰플세럼 제품이 이슈가 되면서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고, 고가 라인의 '더퍼스트제너츄어'도 매출 성장에 높은 기여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후 브랜드의 뒤를 이을 브랜드로서 오휘가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HDB(생활용품) 사업의 경우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 증가한 1조169억원, 영업이익은 2.7% 감소한 1250억원을 달성했다. 주력 브랜드들의 차별화된 신제품 출시와 해외 사업 확장에 힘입어 견조한 성장을 이어갔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급증했던 위생용품 수요가 올해 상반기 현저하게 줄어들면서 영업이익이 소폭 줄어들었지만 위생용품을 제외하면 매출과 이익 모두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리프레시먼트(음료) 사업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7668억원, 영업이익은 0.7% 감소한 1080억원을 달성했다. 코카콜라, 파워에이드, 몬스터에너지 등 주요 브랜드들이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국내 최대 캔 생산업체에서 발생한 화재로 장기간 생산이 중단되면서 캔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페트(PET)병 원재료 가격이 오르는 등 원·부자재 가격 압박으로 수익성 개선이 어려웠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LG생건의 경우 이번 매출의 60%를 넘게 차지하는 화장품이 좋았으며 특히 면세점 채널에서의 화장품 매출이 크게 성장했다"며 "보따리상이 국내 시내면세점에서 LG생활건강의 브랜드 화장품을 많이 찾은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속에서도 차 부회장의 경영 능력이 재조명되고 있는 배경이다. 차 부회장은 2005년 취임해 20개 이상의 성공적으로 인수·합병(M&A)을 통해 외형 성장을 도모했다. 그 결과 2005년 당시만 해도 생활용품, 화장품뿐이었던 LG생활건강 사업은 차회장의 취임 이후 2007년 코카콜라음료를 시작으로 다이아몬드샘물, 해태음료 등을 줄줄이 인수해 사업 구조를 생활용품, 뷰티, 음료 등 3대 축으로 바꿨다. 이제 시장은 '차석용 매직'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2021.07.23 shj1004@newspim.com |
◆ 더마 화장품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디지털 전환에도 속도
LG생건은 올 하반기 브랜드력을 지닌 럭셔리 화장품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3대 뷰티 시장인 미국·일본·중국 등 시장에서 LG생건의 현지 법인을 적극 활용해 글로벌 시장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실제 차 회장은 올 초 글로벌 사업 확장과 고객과 시장의 변화에 선제 대응 등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제2의 브랜드를 모색하던 LG생건은 더마 화장품 수요가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앞서 LG생건은 더마 화장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17년에는 '태극제약'을, 2019년에는 미국 퍼스널케어 회사 'New AVON'을 올해 5월에는 더마 화장품 '피지오겔'의 아시아·북미 사업권을 인수했다.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으로부터 아시아와 북미 사업권을 인수한 유럽 더마화장품 대표 브랜드 '피지오겔'은 핸드크림·미스트·토너·립밤 등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생건은 또 국내외 시장 전략을 과감히 오프라인에서 온·오프 병행 공략으로 바꾸고 디지털 전환에 고삐를 죄고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에 증권가는 LG생건의 올해 3, 4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각각 7.81%, 8.1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1.11%, 13.1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하반기 코로나19 재확산과 원가율 상승으로 실적 불확실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화장품 사업의 경우 중국 지역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물류가 지체되고 있다"며 3분기 영업이익이 337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LG생건 관계자는 "브랜드력을 지닌 럭셔리 화장품을 중심으로 중국 및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보다 견고히 하고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며 라인을 확장하고 있는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피지오겔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VON을 통한 미국 시장 및 빠르게 성장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디지털 채널을 통해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며 차별화된 프리미엄 제품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shj10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