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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의 체험기] "시장님 사고 난 다음 말고 미리 막아주세요"...민원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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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아빠 버스 탔어요. 집에서 만나요. 사랑해요"

이 통화를 마지막으로 고등학교 2학년 김모(17) 군은 끝내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김군은 지난 9일 오후 4시 22분쯤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 지역에서 철거 공사 중이던 5층 건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매몰된 시내버스 안에서 사망했다.

김군의 꿈은 음악가였다. 사고 당일 김군은 비대면 수업인데도 음악 동아리 모임을 위해 학교를 찾았다가 귀가하는 길이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의 한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이 붕괴, 도로 위로 건물 잔해가 쏟아져 시내버스 등이 매몰됐다. 2021.06.09 kh10890@newspim.com

사고 소식이 알려지자 김군의 어머니는 아들의 버스카드 결제 내역을 확인하고서 붕괴 현장을 찾아 "버스 안에 아들이 갇혀 있는 것 같다"며 "제발 안으로 들어가서 얼굴만이라도 확인하게 해달라"고 울부짖었다.

곰탕집을 운영하던 60대 여주인 곽모(64) 씨는 생일이던 아들에게 미역국을 끓여주기 위해 외출했다가 사고를 당했다.

사고 당일은 아들의 생일상을 차려주기 위해 평소보다 일찍 점심 장사를 마치고 시장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 지역 사고 희생자들의 사연이다. 이들이 뭔가를 잘못해서 사고가 난 것도 아니고, 운이 지독하게 나빠서 그리된 것도 아녔다. 그저 집을 가기 위해 시내버스를 탔을 뿐이었다.

초등학생 3학년생 2명이 사망한 풍영정천은 평소에도 시민들이 자주 드나드는 도심 속 휴식공간이다. 한 시민은 사고 당일 뉴스를 보고 안타까워서 현장에 나와봤다고 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6.21 kh10890@newspim.com

뉴스 검색창에 '인재(人災)'라고 쳐봤다. 광주 광산구 풍영정천에서 초등학교 3학년생 2명이 불과 수심 1.5m 정도의 징검다리를 건너다 물에 빠져 숨졌단다. 경기도 이천에서는 한 소방관이 쿠팡 물류센터 화재 현장에 진입했다가 유명을 달리했다. 불과 1~2주 사이에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인재가 벌어지고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사고가 발생하면 각 정당의 대표, 기업, 지자체장들이 사고 현장을 찾아 법안을 통해 '제2의 OO참사'를 막겠다든지 안전점검을 통해 유사한 사고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등의 내용을 발표했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은 마치 모든 책임에서 자유롭다는 듯했다. 법안이나 점검으로도 막을 수 있는 거였다면 본인들이 미리 신경 써서 희생자가 생기지 않도록 했으면 됐을 것들이었다.

물론 아무리 안전에 신경을 쓴다고 해도 모든 사고를 막을 순 없을 거다. 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어쩌면 매번 막을 수 있었음에도 외양간도 못 고치는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민원을 넣어봤다. 단 한 사람이라도 억울한 희생자가 생기지 않았으면 해서. 12~19일까지 1주일 간, 20여 건의 민원을 넣어봤다.

◆ 제2의 광주 붕괴 참사, 미리 막아주세요

광주 북구의 한 재개발 현장. 이곳에서도 하층 철거 전도 방식으로 공사가 진행됐다. 건물을 한꺼번에 무너뜨려 철거 비용과 시간을 줄이기 위해 불법으로 철거했다. 사진은 인근 아파트 관계자의 도움으로 옥상에서 촬영한 모습 [사진=전경훈 기자] 2021.06.21 kh10890@newspim.com

사고 발생 직후부터 당연스레 매일 출근하듯 사고 현장, 분향소를 찾았다. 내 카메라는 사고 현장을 방문한 정치인, 자치단체장을 향하고 있었다. 뷰파인더 너머로 보이는 이들의 모습은 사고 현장과 유가족이 아닌 이른바 '조문 정치'에 더 신경을 쓰는 듯 보였다.

정부 한 관계자는 붕괴 참사 현장을 행사장이라 표현하고, 지역 국회의원과 시의원들은 참사 현장 바로 앞에서 웃고 떠드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이들은 이후에도 '기자님들도 참.. 기삿거리가 이것밖에 없을까요?'라고 조롱 섞인 문자를 주고받기도 했다.

이런 모습을 보고도 '과연 저들이 정말로 또 다른 붕괴 참사를 막을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저렇게 말해도 어련히 잘 하겠지라고 생각하는 건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보기로 했다.

광주 북구의 한 재개발 현장을 찾아가 봤다. 붕괴 현장을 보고도 이곳에서는 여전히 하층 철거 전도 방식으로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광주광역시청 홈페이지에 민원을 넣고, 전화를 걸었다.

광주광역시청 홈페이지에 인재를 막아달라고 민원을 넣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6.21 kh10890@newspim.com

"최근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학동 붕괴사고 이후 재개발 현장을 지나가는 수많은 이들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또 다른 현장에선 같은 문제가 벌어지고 있더군요. 안전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공사 업체의 문제가 가장 크지만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시청·지자체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재개발 현장 앞 버스정류소를 이설하겠다거나 버스 운전기사가 본능적인 감각으로 액셀러레이터만 밟았어도 희생자들이 살 수 있었다느니 다른 곳으로 책임을 전가하지 말라는 이야깁니다. 모든 사건·사고가 행정당국의 문제라는 이야기를 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하지만 제발 막을 수 있었던 사고는 참사 이후에야 특별점검에 나서겠다고 하지 말고 미리 점검해서 시민의 안전을 지켜주세요"라고 적었다.

시청 관계자는 "위험요인이 개선될 때까지 공사를 중지시키겠다"고 답했다.

◆ 비가 오면 '징검다리' 건너는 게 위험해서

광주시가 안전점검 특별주간을 맞아 '풍영정천' 사고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점검하겠다고 했지만 풍영정천 인근 광신대교 징검다리에는 어떠한 안전장치도 없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6.21 kh10890@newspim.com

지난 12일 초등학생 2명이 징검다리를 건너다 물에 빠져 사망한 '풍영정천'은 수심이 1.5m에 불과했다. 사고 발생 이틀 전 비가 많이 왔고 이로 인해 징검다리에는 이끼가 꼈다. 또 평소와는 달리 그 시간대에 행인이 하필 아무도 없었다. 악재의 연속이었다.

어른 한 명만 있었어도 충분히 구조할 수 있는 높이였다. 어쩌면 징검다리에서 미끄러져도 옆에 그물망이나 줄 하나만 있었더라면 아이들이 엉덩이만 털고 일어날 수도 있었다.

이런 사고가 일어날지 몰라서 대처를 못했다고 하는 것 까지는 어떻게든 이해를 해보려고 했다. 문제는 그 뒤의 대처였다. 사고가 발생한지 3일 뒤에도 비가 내렸지만 사고 지점과 가까운 다른 징검다리를 가보니 한쪽만 출입을 막고 반대편 쪽은 열어뒀다.

폭우가 쏟아지던 날이었다. 징검다리를 넘어서는 수위로 물이 범람하고 있었지만 차단막이 올라가 있었다. 반대 방향은 차단막이 내려가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누군가 올려놓은 것이라 해명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6.21 kh10890@newspim.com

출발 지점과 끝 지점이 상당한 거리가 있는 징검다리였는데 위험을 무릅쓰고 건너왔다가 다시 되돌아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물론 이런 날에 징검다리를 건너는 행동 자체가 위험한 것은 맞지만 이용섭 광주시장이 안전 점검 특별주간으로 선포한지 불과 2일 뒤에 발생한 일이었다.

또 하나 신경 쓰였던 광경은 폭우가 쏟아지고 있음에도 지난해 붕괴된 자전거도로 복구 현장 너머로 낚시하고 있는 시민이 보였다. 수위가 어느 정도일지 가늠도 안되는 곳이었기에 어른이라도 위험한 곳이었다.

지난해 폭우로 자전거 도로가 무너져 내리면서 복구 작업에 들어가느라 출입을 통제 시킨 곳이다. 하지만 비가 와서 수위가 높아졌음에도 담을 넘어 낚시하고 있는 시민이 있어 위험할 수 있으니 주의해달라고 민원을 넣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6.21 kh10890@newspim.com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민원을 넣었다. 비가 오면 수위가 높아져 위험하니 낚시객들의 출입을 막아달라고.

그러자 다음날 시청 측에서 전화가 왔다. 그는 "낚시객은 단속이 쉽지 않고, 차단막은 수동으로 내려야 하다 보니 24시간 감시할 수 없다"며 "양쪽 다 차단막을 내려놨는데 누군가 올려놓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 하수구가 막혔어요

지난해 인명피해가 발생했던 광주 북구 신안동 일대에 하수구가 차량 발 매트에 막혀있었다. 사진 촬영 후 발 매트를 치워버렸다. 하수구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사진=전경훈 기자] 2021.06.21 kh10890@newspim.com

비가 내리니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던 작년 7~8월이 생각났다. 하늘은 폭우에 가려졌고, 도시는 물에 잠겼다. 수상도시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비가 쏟아졌었다. 가장 피해가 컸던 지난해 8월 7~8일 이틀간 광주에서만 583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특히 광주 북구 신안동에서는 침수된 건물 배수 작업 도중 30대 남성이 숨지는 등 인명 피해도 있었다.

하수구만 제 역할을 했어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불과 1년이 채 지나지도 않았지만 다시 찾아간 북구 신안동은 피해 사실을 잊은 듯했다. 하수구는 차량 발 매트가 막고 있거나 담배꽁초가 쌓여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수구가 인근에 있기는 했지만 빗물이 전혀 고이지 않는 곳에 설치돼 있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6.21 kh10890@newspim.com

그래서 안전신문고를 통해 민원을 넣었다. 장마철이 다가오기 전에 하수구가 막혀 또다시 인명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달라고 했다(구청에서 답변은 아직 안 왔다).

◆ 위험천만한 도로에서

경찰서와 구청에 횡단보도를 깔아주든, 펜스를 쳐서 무단횡단을 아예 못하게 하든 해달라고 민원을 넣었다. 위험하지 않도록 [사진=전경훈 기자] 2021.06.21 kh10890@newspim.com

퇴근 후 집에 가던 길이었다. 차들이 씽씽 다니고 있는 도로 사이로 환자복을 입은 이들이 무단횡단을 하고 있었다. 한 명은 휠체어를 끌고서.

10여 분 동안 관찰해보니 20여 명의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무단횡단을 하고 있었다. 근처에는 횡단보도가 없는 것도 아녔다. 조금만 더 걸어가면 됐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펜스를 쳐달라고 해당 구청에 민원을 넣었다. 불편하더라도 안전이 우선인 거니까.

도로교통법 개정안 시행에 따라 헬멧을 쓰지 않고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면 단속 대상이다. 무엇보다 왕복 6차선 도로에서 저렇게 달리고 있는 것이 위험해보여 민원을 넣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6.21 kh10890@newspim.com

다른 도로에서도 위험요소는 있었다. 왕복 6차선 도로에서 헬멧도 착용하지 않고 전동킥보드를 타고 가는 시민이 보여 단속도 단속이지만 자칫 위험할 수 있으니 안전한 곳에서 이용하게 해달라고 경찰에 민원을 넣었다.

◆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서

지금 당장은 참사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민원도 넣어봤다. 비상구 계단을 가로막고 있는 건물에 대해서도 민원을 넣었고, 소화전 주변 적색 표시가 된 곳에 세워둔 불법 주·정차 차량도 신고했다.

소화전 주변 적색 표시가 된 곳은 화재 시 불법 주·정차 등으로 소화전이 제 역할을 못 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 늘 비워둬야 하는 곳이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6.21 kh10890@newspim.com

다른 유형의 위험에도 대비하기 위해 신고한 게 있었다. 친구와 술을 마시러 가던 어느 날, 두 눈을 의심했다. 멀리서부터 뚜렷하게 보이는 하의실종 패션. 중년 남성이 노팬티로 돌아다니고 있었다. 혹시 모를 불순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경찰서에 민원을 넣었다.

팬티도 입지 않고 돌아다니는 남성이 있어서 경찰에 민원을 넣었다. 야심한 밤에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모르니 출동 좀 해달라고 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6.21 kh10890@newspim.com

어떤 상황인진 모르겠으나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고, 밑에도 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 돌아다니고 있다고. 그랬더니 경찰은 "암 말기 환자라 덥다고 종종 저렇게 나오곤 한다"며 "처벌 대신 가족에 인계했다"고 했다.

◆ 무심코 지나치고 있던 것들

광주 서구의 한 대형마트 장애인 주차구역 전광판이 '장애우'로 표기됐다. 마트 측은 즉시 '장애인'으로 표기되도록 고치겠다고 했다. 전광판 밑 장애인 주차구역을 가로막고 있는 이중주차 차량 대해선 민원을 넣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6.16 kh10890@newspim.com

대형마트에 장 보러 갔을 때였다. 1층에 장애인 주차장을 거쳐야만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는데 2가지가 눈에 띄었다. 장애인이 아닌 '장애우'라고 표기된 전광판, 당당하게 장애인 주차구역 두 칸을 가로막고 들어가던 젊은 여성.

마트에 전화를 걸었더니 "이제까지 문제 제기한 사람이 없어서 몰랐다"며 "장애우가 아닌 장애인으로 올바르게 표기될 수 있도록 즉시 시정하겠다"는 긍정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장애인 주차구역을 가로막은 차량에 대해선 해당 구청에 민원을 넣었더니 '5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화순군청 군수실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창고처럼 쓰이고 있었고, 안전바도 없는 가파른 경사로 탓에 장애인이 쉽사리 군수를 만나긴 어려워 보였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6.21 kh10890@newspim.com

비장애인의 시선에선 불편함을 겪어보지 않아 잘 몰라서 개선되지 않을 것들을 위한 민원도 넣어봤다. 정성주 광주나눔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의 제보로 화순군청을 가봤다.

2층에 위치한 군수실을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리니 청소를 이유로 통로가 여러 장애물들에 가로막혀 있었다. 장애물들을 치워보니 안전바도 없었고, 가파른 경사로 때문에 휠체어로는 군수실을 갈 수 없는 구조였다.

형식상의 답변이라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듣고 싶어 화순군청에 민원을 넣었더니 "청사가 옛날 건물이라 따로따로 있던 건물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건물 높이가 서로 달라서 이런 문제가 생긴 것 같다"며 "문제를 알았다면 미리 고쳤을 텐데 몰랐다. 경사로가 완만해져 장애인도 편히 다닐 수 있도록 최대한 빨리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1주일 간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민원을 넣어보니 전국 상위 4%를 기록했다. 상위 1%가 될 때까지 안전을 위한 민원을 넣을 생각이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6.21 kh10890@newspim.com

에필로그(epilogue). 1주일 동안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민원 16건, 시청 1건, 경찰서 2건, 전화민원 2건. 총 21건의 민원을 넣어봤다.

누군가는 민원 때문에 분명 화도 났을거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괜한 민원 때문에 적게는 몇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까지도 벌금을 내게 됐다고.

하지만 누군가는 민원 덕분에 웃었다. '아무리 말해도 안 바뀐다'고 했던 것들이 민원 한 번에 바뀌었다.

내가 아닌 누군가를 위해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민원'이란걸 비로소 알게 됐다. 물론 얼마 지나지 않아 유사한 문제로 사건·사고는 또 터질 거란 걸 잘 안다. 그러니 민원을 넣었더니 따뜻한 세상으로 바뀌고 있다는 희망 가득 찬 말로 끝낼 수가 없다.

그럼에도 내 이웃, 내 가족이 억울한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제2의 광주 건물 붕괴 참사, 제2의 초등생 익사사고 등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민원'이 아닐까.

kh108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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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F-21, 내년 3월 양산 1호기 출고식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한국형 전투기(KF-21) 양산 1호기 출고 행사가 내년 3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열리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 뉴스핌이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당초 2026년 연말로 잡혔던 일정이 약 10개월 앞당겨지는 '조기 실전배치 시나리오'가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KF-21(당시 KF-X) 사업은 2015년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가 약 8조원(70억~80억달러 수준) 규모의 체계개발을 승인하면서 본궤도에 올랐고, 인도네시아가 개발비 20% 분담을 약속하며 공동개발 파트너로 참여했다. 이후 설계안 확정(2019년)과 2020년 9월 최종조립 착수 과정을 거쳐 2021년 4월 시제 1호기(001번기) 출고 및 명명식에서 공식 제식명 'KF-21 보라매'가 부여됐다.​​ 지난해 11월 29일 1000소티 비행을 달성한 한국형 전투기 KF-21. 이로써 전체 약 2000소티 중 절반을 완료하며 반환점을 돌았다.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2025.12.09 gomsi@newspim.com 시제기는 단좌 4대·복좌 2대를 포함해 총 6대가 제작됐고, 2022년 7월 첫 비행에 성공한 뒤 2023년 초음속 돌파, 야간·무장분리 시험을 포함해 2024~2025년까지 누적 2000회 수준의 시험비행을 소화하면서 블록Ⅰ(공대공 중심) 체계개발 막바지 단계에 올라와 있다. 방위사업청과 공군은 이 시험 데이터를 토대로 2026년까지 '초도양산+작전운용시험·평가'를 동시에 진행해 공군 F-4E, F-5 등 노후 3세대 전투기를 순차적으로 대체한다는 이정표를 세워왔다.​ 당초 KF-21 양산기 전력화 로드맵은 2024년 양산계약, 2025년 최종조립, 2026년 하반기 대량 양산 출고 및 전투적합 판정, 2026~2028년 초도 대대급 배치 순으로 짜여 있었다. 실제로 방추위는 2025년 3월께 '올해 20대·내년 20대' 방식의 1·2차 양산계약(20+20대)을 의결했고, 1조9000억원 안팎(1차 20대 기준 약 1조9000억원)의 초도 물량 계약이 체결되면서 사천 KAI 공장은 2025년 5월부터 양산 1호기 최종조립에 들어간 상태다.​ 이 기본 시나리오에서 2026년 연말로 잡혀 있던 '양산 출고식'을 10개월가량 당겨 2026년 3월 사천에서 여는 방향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업계에선 "양산 1호기·2호기를 포함한 초기 물량의 기체·엔진·전장 계통 신뢰성 검증이 예상보다 순조롭고, 공군의 F-4E 조기 퇴역·북한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따른 전력 공백 우려가 일정 단축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2015년 개발 승인 이후 만 10년 만에 양산형을 내놓는 만큼, 대통령 참석을 전제로 한 '국가급 이벤트'가 될 것이란 전망이 업계에 확산되는 분위기다.​ KF-21 시제 1호기 출고식은 2021년 4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고, 그 자리에서 "2032년까지 120대 실전배치" 목표가 공개되면서 한국의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 도약을 대내외에 과시한 바 있다. [사천=뉴스핌]문재인 대통령이 9일 경남 사천시 고정익동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기 출고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1.04.09 photo@newspim.com 내년 3월로 예고되는 이번 출고행사는 시제기가 아닌 '양산형 1호기'가 주인공인 만큼, 시제기 롤아웃 이후 약 4년 만에 현직 대통령이 다시 사천을 찾는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를 포함한 중동 순방 과정에서 KF-21을 한국 방산 수출 패키지의 핵심 품목으로 전면에 내세우며, 향후 수출형 블록Ⅱ·블록Ⅲ 개발과 현지 공동생산·부품 협력 구상을 함께 홍보해 왔다. 대통령실과 국방부, 산업부 안팎에선 "양산형 출고식이 사실상 '수출형 보라매'의 첫 공개 무대가 될 수 있는 만큼, 대통령 주관 행사로 격상할 명분이 충분하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현 시점에서 군·방산업계가 그리는 '3·6·9 시나리오'의 뼈대는 비교적 선명하다. 내년 3월 사천 출고식을 통해 양산 1호기를 공개하고, 6월까지 공군·방사청 공동의 전투적합 판정(전투운용능력 평가)을 마친 뒤, 9월 전후로 공군 작전부대에 초도 인도를 시작한다는 시간표다.​ KF-21 블록Ⅰ양산기는 2026년 상반기 대량 출고 이후 강릉 제18전투비행단과 예천 제16전투비행단에 각각 1개 전투비행대대(20대 안팎) 규모로 나뉘어 초도 배치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어 2028년 이후 공대지·다목적 능력을 강화한 블록Ⅱ 80대는 횡성 제8전투비행단, 충북 지역 제19전투비행단 등으로 확산 배치돼 공군의 F-5, 구형 F-16 전력을 단계적으로 완전히 대체하는 계획이다. 지난 11월 5일 국산항공기 FA-50와 함께 비행하는 손석락 공군참모총장의 KF-21. [사진=공군 제공] 2025.12.09 gomsi@newspim.com KF-21 사업은 개념연구 착수(2000년대 초) 이후 예산·기술 이전 문제로 수차례 좌초 위기를 겪었지만, 2015년 개발 승인 이후 10년 만에 양산형 출고 단계에 진입했다. 방산업계에서는 "전투기 체계개발-양산-수출까지 독자 사이클을 돌리는 소수 국가 반열에 올랐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KF-21 양산형 출고는 단순히 새 전투기를 들여놓는 차원을 넘어, 한국이 10년 주기의 전투기 개발·개량 사이클을 스스로 설계해 가는 수준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며 "2015년 개발 승인에서 2025년 양산 1호기, 2032년 120대 전력화로 이어지는 연표는 한국이 명실상부 '전투기 개발·수출국'으로 올라섰다는 증표"라고 했다. gomsi@newspim.com 2025-12-0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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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조희대 대법원장 입건 후 사건 검토 [과천=뉴스핌] 김현구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조희대 대법원장을 입건하고 본격적인 사건 검토에 들어갔다. 공수처 관계자는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조 대법원장) 고발건은 한 두건이 아니다. 어떤 건은 수사 4부, 어떤 건은 1·3부 등에 있다"고 밝혔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사진=뉴스핌DB] 공수처는 고소·고발이 접수되면 선별해 사건화하는 것이 아닌 '자동입건'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다수의 고소·고발이 접수된 조 대법원장은 피의자 신분이 유력하다. 조 대법원장은 대선 후보 시절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파기환송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사건을 지정 배당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아울러 공수처는 최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감사원의 '표적 감사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당 사건은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현 감사위원) 등이 2022년 전 전 위원장을 사직시키기 위해 특별 감사를 진행했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 수사1부(나창수 부장검사)는 지난 4일 감사원 운영쇄신태스크포스(TF)와 심의지원담당관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다만 공수처는 사건의 처분 시기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공수처 관계자는 "(처분 시기는) 수사팀이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에 언제 (처분한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공수처는 윤 전 대통령 사건을 심리하고 있는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술자리 접대 의혹'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지 부장판사가 1인당 100만~2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나오는 고급 룸살롱에서 여러 차례 술을 마셨고 단 한 번도 돈을 낸 적 없다는 구체적이고 신빙성 있는 제보를 받았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이후 대법원 법원감사위원회는 해당 의혹을 심의한 후 "현재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는 지 부장판사에게 징계사유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를 기다려 향후 드러나는 사실관계가 비위행위에 해당할 경우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는 사건을 수사3부(이대환 부장검사)에 배당했고, 수사팀은 최근 그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수처는 택시 앱 사용 기록 등과 달리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hyun9@newspim.com 2025-12-0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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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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