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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준형 "미·중 갈등, 상호의존적이면서 구조적인 문제"…'압박' vs '맷집'

기사입력 : 2021년04월12일 09:00

최종수정 : 2021년04월12일 11:35

제9회 뉴스핌 서울이코노믹포럼 사전대담
"코로나19가 미중갈등 구도 심화 촉진"
"미국 혐오범죄 원인도 미중갈등·코로나"

[서울=뉴스핌] 이영태·송기욱 기자 = "미·중의 대결구도는 구조적이다. 국제정치에서 세력판도가 흔들리는 것이다. 미국이나 중국 중 누가 이기느냐의 결과적 문제가 아니고 이들의 힘이 요동치기 때문에 전세계 시스템 자체가 흔들린다."

오는 13일 제9회 뉴스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바이든 행정부 출범,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란 주제로 기조발제를 하는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포럼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미·중 갈등의 원인에 대해 "미국이 후퇴하고 중국이 부상하고 있기 때문에 이 자체가 자유주의질서를 흔드는 것"이라며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고 진단했다. 김 원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5일 서울 양재동 국립외교원장실에서 뉴스핌 이영태 통일외교선임기자(부국장)와의 대담으로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이 오는 13일 제9회 뉴스핌 서울이코노믹포럼 '바이든 행정부 출범,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란 주제로 발제를 하기에 앞서 지난 5일 대면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4.5 [사진=뉴스핌 이형석 기자]

김 원장은 "(미중갈등은)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앞으로 수십년간 그럴 것이다. 서로 적대적인 관계가 될 수밖에 없다"며 "다만 과거 소련과는 달리 미중이 상호의존적이 돼있기 때문에 복잡한 양상을 보일 것이고, 정권에 따라 어디를 강조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두 번째는 옛날보다 국제외교가 국내 여론의 바람을 많이 탄다. 여론이 근데 일단 서로를 싫어한다. 민족주의적 감정을 선동하고 서로 악순환을 보인다"며 "국민여론이 나쁘니 지도자들은 그를 강조하면서 권력을 강화하고 그게 여론을 나쁘게 한다. 혐중·혐미가 서로 커지고, 통계적으로도 미국이 오바마 때는 대선 직전에 중국에 대한 비호감이 50% 밑이었는데 선거 직전 70%까지 올라갔다. 지금 80%까지 갈 걸로 보는데, 선거를 할 수밖에 없는 바이든은 중국 때리기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 다음 선거와 상관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中은 3C 대상" vs 중국 "美와 '맷집게임'"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정책이 트럼프 전 행정부와 다른 점에 대해서는 "트럼프도 중국을 때렸다. 바이든도 100% 트럼프의 정책을 바꾼다고 하지만 중국 문제는 일치한다. 블링컨(국무장관)이 청문회 때 트럼프의 대중국 압박은 옳았지만 방법이 틀렸다고 했는데 트럼프가 옳았던 이유는 소위 말하는 민족주의이고 중국을 제압시키겠다는 네오콘 전략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을 양자적으로 미국이 일대일로의 중국을 보면서 제압하려는 방법이고, 바이든은 미국이 리더십만 회복하면 중국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구별했다.

아울러 "미국 최고의 장점은 동맹 파트너 모으면 중국보다 낫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중국을 끌어들이면 중국이 착해질 줄 알았다. 민주주의도 받아들이고 자유주의도 하고. 근데 실패했다. 중국이 반칙하고 민주주의 후퇴시키고 인권 문제도 그렇고 그렇기에 세 가지 복합적인 관계로 보는 것이다. 3C로 본다. 컨프론트 코퍼레이트 컴피트(confront·적대, coporate·협력, compete·경쟁)"라며 "신냉전으로 가는 건 아니지만 중국의 잘못된 부분에서 룰대로 행동하도록 만들겠다. 반칙 행위를 잡겠다. 규정대로 움직이도록 미국이 압박하겠다는 것이 바이든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반대로 G2 국가로 부상한 이후 미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의 대미전략과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김 원장은 "미국이 '펀치게임'을 하자고 한다면 중국은 '맷집게임'을 한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패권경쟁을 한다고 하면 발끈한다. 자신들은 먼저 도발한 적이 없고 미국이 때리면 대응한다는 거다. 미국이 때리는 대로 굴복하지 못하는 이유가 과거의 미국은 자기 때릴 때 고쳐서 자기 시스템에 물게 하려는 목적이었다면 지금은 때려서 쫒아내려 하기 때문에 굴복하면 죽는다고 하기 때문에 견딘다는 거다"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은 이 맷집게임의 시간은 중국편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은 지는 해이고 중국은 뜨는 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민족주의적 자부심까지 연계돼서 반드시 이긴다는 숙명론이 중국 지도자들 사이에서 신화론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나오는 건 쌍순환"이라며 "경제적으로 쌍순환이라는 것은 중국은 이전의 나라들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소련이나 일본 같은 국가들은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지만 중국은 생각보다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있고, 적다는 것이다. 국내 시장으로 버티겠다는 것이다. 수출이나 환율, 무역규제를 하게 되면 내부적으로 버틴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이 미국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20% 밑이다. 그뿐만 아니라 통화도 자국통화로 결제를 한다. 미국이 일본 플라자합의처럼 통화규제 할 수 있기 때문에 준비를 하고 있다"고 봤다.

나아가 "이렇게 견디면서 (중국이) 초점을 맞추는 것이 기술주권"이라며 "시간만 주면 다른 국가들은 미국 플랫폼 위에서 작동했지만 다음 시대 기술은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 이후 새로운 걸 구성하게 되면 미국이 중국을 규제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때는 중국이 소위 말하는 기술 자립을 한다는 것, 그게 중국의 전략이다. 그리고 중국도 나름대로 우호국들이 있다. 그래서 일대일로로 활성화시켜서 우호국을 끌어모은다는 것이 중국의 대응"이라고 언급했다.

요약하면 중국이 미국이 만들어놓은 링 위에서 내려가지 않고 버티는 전략을 펴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원장은 "일본이 한국에 수출규제를 하면서 우리가 굴복할 줄 알았는데 우리가 빨리 사이클을 완성하지 않았나. 중국도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기술 독립을 빨리 성취할 수 있다고도 얘기를 한다"며 "그런데 몇 가지 반도체 기술이나 그런 건 가능할지 모르지만 중국은 오히려 식량자립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오히려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와 올해 세계를 관통하고 있는 키워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다. 코로나19는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되는 데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가 한미관계와 미중갈등, 국제정세에 미치는 영향을 짚어달라고 했다.

"코로나19가 미중갈등 구도 심화 촉진"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이 오는 13일 제9회 뉴스핌 서울이코노믹포럼 '바이든 행정부 출범,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란 주제로 발제를 하기에 앞서 지난 5일 대면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4.5 [사진=뉴스핌 이형석 기자]

김 원장은 "코로나19라는 게 2019년에 발생했기 때문에 19라고 하는 건데, 제대로 격은 것은 20년이다. 그래서 2020년을 보통 일사다난(一事多難)이라고 했다"며 "어찌됐든 백신 때문에 회복 측면인데, 회복과정이 깔끔하거나 완전히 극복하는 형태는 되지 않을 거다. 영어로 하면 메시(messy)하다, 지저분하다고 한다"고 예상했다.

그는 "깔끔하게 마스크를 벗고 언제부터 백신이 완전히 극복한다 하는 게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게 하나"라며 "그 다음에 각 국가나 지역, 계층에 따라 팬데믹 영향이 다 다르다는 거다. 회복속도나 양상도 완전히 다르다. 전세계가 처한 일종의 불평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각 국가도 강대국은 극복하는 반면, 약소국은 제대로 안되고. 국내적으로도 부유층이나 상류층은 문제가 없는데, 서민층은 아니고 그렇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팬데믹이 국제질서의 여러 모든 걸 집적하는 집적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동시에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생각한다"며 "국제질서가 어떻게 갈 것이냐. 전염병은 일종의 세계화라는 고속도로를 타고 퍼진 것 아니냐. 옛날보다 훨씬 더 교통 통신이 연결돼 있어 퍼진 거고 이것을 대처하려면 사실상 국제협력, 세계적 협력을 통해 국제기구나 거버넌스를 통해 대처해야 효과적으로 극복이 되는데, 실질적으로 모든 국가가 위기 상황을 맞다 보니 대부분 각자도생을 한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국경봉쇄를 하고 락다운을 하고, 자국위주로 돌아가고, 미·중은 남탓을 한다. 과거 협력이나 세계화나 국제화에 반하는 질서가 팬데믹 때문에 강해진 것이다. 국가주의, 각자도생, 민족주의 이런 것들이 요새 키워드가 되고 있다. 20년 전만 해도 소련이 붕괴된 이후 세계화가 급속화된 게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이걸 촉매로 만드는 것이 바로 팬데믹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구체적인 증거를 들어달라고 하자 "국제기구 존재감이 줄어들었다. 유엔의 존재감이 없어지고, WHO(세계보건기구) 효과성에 대해선 미국은 부정하고 중국은 옹호하는 상황이다. 그런 것만 봐도 양면적인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예를 들었다.

결과적으로 소련 붕괴 이후 슈퍼파워로 자리매김한 미국의 위상과 힘이 약화되고 중국이 부상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가 등장하면서 미중갈등 구도 심화를 촉진했다는 분석이다.

김 원장은 정치적 분열과 인종차별, 초강대국으로서의 위상 약화 등 미국이 당면하고 있는 위기 원인을 "미국이 만들어 놓은 질서, 소위 팍스아메리카나라고 한다. 팍스가 피스라는 뜻인데, 미국이 세계경찰로서의 역할, 리더십 역할을 하면서 세계적인 공공재를 공급했다"며 "안보나 경제질서나 민주주의, 국제질서 이런 것들을 제공했는데 미국 자체가 사실상의 힘의 약화를 가져오면서 미국 자체가 자기 이익이 우선 되는 시대가 오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그걸 가장 잘 이용하고 확대시키며 자신의 권력을 유지한 게 트럼프다. 트럼프는 세계질서 변화를 가장 잘 인식하고 분석을 떠나 본능적으로 올라타서 강화하는 방향으로 4년을 지냈고, 그게 그대로 투영되고 내부적으로 있던 미국 문제점을 확산시킨 것"이라며 "미국의 원래 모습은 전세계 공공재를 위하던 모습이었는데 자기들이 급하고 정치적으로 활용하다보니 밖으로는 민족주의, 내부적으로는 갈라치기였다. 밖으로는 중국 욕을 하면서 세계적인 이익보다는 국가이익주의, 소위 말하는 '메이크 아메리카 그레이트 어게인'(Make America Great Again)으로 표현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리고 "내부적으로는 여러 가지 인종적 위기나 유색인종들의 인구 성장에 백인이 위기를 느끼게 된 것이다. 아마 시점은 오바마라는 흑인대통령에 미국 백인들이 충격받았다고 생각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주류를 뺏긴다는 위기감에 사로잡혔고 그걸 잘 이용한 게 트럼프였다"며 "트럼프는 인종차별을 실질적으로 자기 권력에 이용했고 갈라치기, 갈라서 차별하는 구도를 만들었고 그래서 미국이 60년대 이후 정치적 인종적 분열이 실질적으로 일어난 거"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 결과가 그대로 선거에 드러났다. 그걸 바이든이 역전시키려는, 스스로도 변곡점이라고 불렀다. 원래로 돌아가자는 거다. 그전의 미국 세계적 공공재를 공급하는 미국으로 돌아가자는 게 바이든 아젠다인데, 문제는 미국이 갈라져 있고 공화당이 여전하고 다음 선거 생각하면 미국의 반이 트럼프 또는 트럼프적 정책 지지자들이니 부작용이 아시아 혐오로 가게 됐다. 바이러스 놓고 중국탓을 하는 게 국내로 투영되고 대부분 아시아 사람에게 중국으로 돌아가라고 한다. 자기들의 사회에 어려움을 준 보건위기가 중국탓이라고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은 힐러인칩(HIC)…'트럼피즘' 유턴은 회의적"

미중갈등과 코로나가 최근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혐오범죄의 원인이라는 뜻인가라는 질문에는 "그렇다. 그 차별의 바탕은 트럼프가 깔아놓은 것이고. 또 하나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긴 하지만 민족주의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정치가들이 이 문제는 팬데믹조차, 불평등 문제라든지 민주주의 문제 이런 것들을 주어진 임기 내 극복하기 힘들다보니 대부분 남의 탓을 하거나 전가를 하면서 내부적으로는 흑인, 아시아인, 이민, 난민 때문이라고 하고, 밖으로는 중국 때문이라고 하는 이런 방식으로 자기 권력을 강화하려는 경향이 전세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푸틴을 봐도 그렇고 시진핑을 봐도 그렇다"고 답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 전망에 대해선 "바이든은 트럼프가 미국을 망가뜨렸기 때문에 유턴시켜야 된다고 해서 스스로 변곡점이라고 말을 했다.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선거라고도 했다"며 "미국은 엄청난 선택을 했다. 트럼피즘을 수용하냐 안하냐의 문제의 선거였고, 우선 미국이 브레이크를 건 것이다. 이것을 바꿀 수 있느냐 4년~8년만에. 저는 그에 대해서는 낙관보단 부정적"이라고 예상했다.

바이든 대통령 개인에 대해선 "커맨더인칩(Commender in Chief)을 사령관이라고 한다. 미국 대통령을, 국가수반을 그렇게 언급하는데, 바이든 자기는 힐러인칩(Hiller in Chief)이라고 한다. 상처입은 미국을 회복하고 분열된 미국을 감싸 안고 소프트파워나 신뢰할만한 미국으로 되돌리는, 적어도 우리가 보기엔 맞는 말"이라며 "그를 주장한 힐러리 클린턴이나 그전의 민주당은 위선자, 칵테일좌파라고 비토를 놨는데 트럼프가 너무 반대쪽으로 가니까 적어도 바이든은 위선자는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기에 선택이 된 것이다. 문제는 과연 유턴을 시킬 수 있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고 했다.

김 원장은 <프라미스 투 킵>(Promises to Keep, 한국어판: <조 바이든, 지켜야 할 약속>, 김영사)이라는 유일한 바이든 대통령 자서전의 한국어판 해제를 쓰기도 했다. 그는 "(바이든은) 기본적으로 미국으로서는 가장 진보적인 사람이고 굉장히 사람들을 잘 통합시키는 힐러인칩이라는 것이 그의 개성, 성격에서도 나타나는 부분이다. 원래 말더듬이었는데 그런 것도 극복하고, 커리어를 거의 외교에서 수십년 있었다. 부통령 8년간은 오바마가 신예였고 외교 문외한이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외교를 담당한 것이 바이든이었다. 자신 자체로 외교전문가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이 할 수 있는 선택으로 봐서는 물론 단점도 있겠지만 가장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소개했다.

그는 "파이낸셜타임스에서 나온 재미있는 기사가 있다. 미국이 지난 12년간 지나치게 드라마틱하고 히로익한 영웅주의적인 리더를 뽑아서 미국이 갈라졌다는 내용이다. 오히려 비영웅적인 바이든이 미국에 가장 필요한 사람이 아니냐는 데 저는 동의한다"고 했다.

"미 vs 중, 통화·기술·체제 전쟁중…지정학 한반도가 관건"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이 오는 13일 제9회 뉴스핌 서울이코노믹포럼 '바이든 행정부 출범,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란 주제로 발제를 하기에 앞서 지난 5일 대면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4.5 [사진=뉴스핌 이형석 기자]

향후 5~10년간 미중갈등은 어떻게 전개될까. 김 원장은 이를 글로벌한 '영역'의 문제와 '지정학'으로 나눠 설명했다.

먼저 미중 간 글로벌한 영역의 문제로 통화전쟁을 꼽은 김 원장은 "(미국이 플라자합의로) 일본을 제압시킨 거다. 그에 대해 중국이 두려움이 많기 때문에 자기 통화독립을 하려는 거다. 미국이 칼을 빼들었다 넣었다 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 다음이 기술전쟁이다. 장비, 5G, 4차 산업혁명. 그 다음이 체제경쟁이다. 중국이 자기시스템이 민주주의보다 낫다고 하니까"라며 "영역전쟁이 글로벌전쟁"이라고 규정했다.

지정학적 갈등에 대해선 "동아시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소위 말하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하는 북중러 대 한미일, 동중국해, 대만양안, 남중국해 줄을 그으면 중국과 미국의 기싸움이 실질적으로 물리적으로 일어나는 곳이 되는 것"이라고 간추렸다.

지정학적 갈등이 미중 간 전면전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대해선 "확전은 미중이 원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확률적으로는 안될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면서 "문제는 주변 국가들에게 그런 것이 꼭 좋은 게 아니다. 계속 둘은 직접 충돌 안하면서, 편가르기 하면서, 간 보면서, 세구축 하면서 주변국가들의 스트레스 레벨이 올라간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다양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한반도 문제가 심각하다.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교착된 상황에서 한국은 미중갈등과 더불어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신냉전구도의 한복판에 서 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미중 간 지정학적 갈등이 우려되는 지역 중) 실제로 한반도가 가장 스트레스를 받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나머지 충돌포인트보다 함의가 훨씬 크기 때문"이라며 "동중국해에서 붙어도 확전 가능성은 없는데 우리는 대리전이 될 가능성도 있다. 분단이라는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분단현실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에 안보적인 이슈에서는 한미일 대 북중러를 계속 가져간다. 평소에는 옅은 진영인데 미중이 나빠지고 남북이 나빠지면 이게 완전히 과거 신냉전으로 가는 것"이라며 "아직까지 신냉전은 아니지만 그걸 실질적으로 가장 짙게 만드는 것이 한반도"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남북이 적어도 평화공존을 유지해야만 이런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한국이 미중 움직일 수는 없는 것이고 미중에 의해 제일 희생당하지 않게 하려면 남북이 평화적인 공존을 하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미중갈등 속에서 한국이 선택해야 할 길에 대해선 "미중이 세를 보고 있다.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라 미국이 말하는 파트너국 우호국 동맹국이 60개국이 좀 넘는다. 바이든은 이것이 미국의 자산이라고 했다. 그런데 중국은 110개국이 넘는 국가가 중국을 무역 1위로 갖고 있다. 우리뿐만이 아니라 전세계가 미중 사이에 낀 거"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우리가 심한 건 지정학적으로 중국 밑에 있다는 점이다. 또 기형적으로 경제는 중국과의 무역규모가 미국과 일본을 합친 것보다 500억불이 많다. 압도적이다. 가장 기형적인 형태로 나뉘고 있고 물리적으로 중국 밑에 있으니 어려운 건 사실인데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미중갈등 속 한국의 해법은 'GM'…중견국가 '연대'"

김 원장은 한국처럼 미중 사이에 낀 나라가 선택할 수 있는 해법으로 '연대'를 제시했다. 그는 "팬데믹에서 미중이 보여준 것은 'G0'의 세계다. 각자도생하면서 세계 공공재나 방역에 하나도 대처하지 못했다"며 "이제는 'GM'으로 가야한다. G멀티플이란 말이다. G2가 아닌 2열 국가들, 즉 한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호주 아세안 이런 국가들이 연대를 이루면서 한 쪽으로는 미중 갈등을 완화하고 다른 면에서는 집단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형태가 돼야 한다. 제3세계가 죽어가고 있다. 지금은 백신이지만 나중에 식량이나 다른 것이 될 것인데, GM이 진정한 의미에서 자유주의 국제질서 회복하는 방법이 될 수 있고, 개별국가로서는 혼자 얻어맞지 않는 보호막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인도, 일본, 호주 4개국으로 구성된 '쿼드'(Quad) 참여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김 원장은 일단 지금 참여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쿼드도 한미일 하고 같은 입장이라고 생각한다. 쿼드에 지금 참여하는 것이 현명하지 못한 이유가 첫째 미국도 어떻게 갈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 다음에 어떤 의미에서 미국이 요구했을 때 한국이 거절하면 충돌한다는 거다. 그래서 공식적으로 요구 못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미국의 전략가들은 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입장에서는 아니지 않나. 그래서 블링컨이 와서 언급한 것이 미국도 중국에 대해 3C(confront·적대, coporate·협력, compete·경쟁)라고 했다. 그렇게 복잡하다는 거다. 그만큼 한국도 한중관계가 복잡한 것을 이해한다고 한다. 우리도 그런 방식으로 미국을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두 번째는 일본 호주 인도의 입장이 다 다르다. 중국이 위협으로 느껴질 때는 쿼드가 좋은데 중국에 대적하기에는 부담이 많은 국가다. 인도의 경우 최근 국경분쟁 때문에 쿼드에 대해 적극적이 됐지만 이것을 반중동맹으로 가는 것에 대해는 여전히 (회의적이다). (쿼드) 정상회담에서 방역과 북한 비핵화가 나온 이유가 이것이다. 우리가 미리 들어갈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마지막으로 (쿼드에 들어가려면) 우리가 '플러스'라는 룰메이킹 할 때부터 들어가야지. 호주나 인도보다 전략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지지도 않지 않나. 룰메이킹을 해야 한다. 쿼드플러스에 들어가는 건 결국 베트남하고 뉴질랜드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국가들하고 들어간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쿼드보다는 인도태평양전략 참여가 낫다"

쿼드에 선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미중 간 선택의 기로에서 한국에 유리할 수도 있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에 대해선 "만약 그것을 전제로 한다고 하면 차라리 인도태평양(전략)이 낫다. 아세안 국가들이 있기에 신남방하고도 잘 통하기 때문"이라며 "쿼드는 미국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아시아판 나토로 만드는 게 바람직하다는 사람이 많은 상황에서 군사적 의도가 분명한 상황에서 들어가면 부담스럽기에 그런 입장이라면 인도태평양이 맞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발표할 대북정책 내용에 대해선 "우리가 바이든 정부 들어설 때 걱정했던 것 중 하나가 결국 전략적 인내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다"며 "최근에 보면 상황이 미국이 국내 문제가 너무 많고 북한 문제는 사실상 인기가 없다. 북한은 지금까지 자신들이 이벤트 들러리를 섰으니 이제는 뭘 줄건지 확실히 얘기하지 않으면 나오지 않겠다는 태도다. 적대시정책 철회, 보상 확정 지으면 나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는 그렇게 할 경우 북한에 굴복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인기가 없다. 그렇다고 북한에서 먼저 양보할 가능성도 없다. 그래서 교착 상황이 연장될 가능성이 더 커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2018년 북미 간 싱가프로 선언을) 수용하는 거는 미국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이 사인한 거고 북한은 그 정신을 강조하니까 우리는 그것을 추인하는데서 시작하는 게 좋다고 강조하는데 그게 대북정책에 담길지는 모르지만 (미국이) 생각보다 북한에 대해 강한 발언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인권이라든지. 그래서 당분간 교착이 계속 될 수도 있고 미국이 가진 수단 자체가 양보를 빼면 북한에 내밀 카드가 없다. 원하지 않지만 전략적인내 2.0이 될 가능성도 없진 않아 보인다"고 걱정했다.

이어 "그런데 이 부분에서 그럼 뭐가 될 거냐 하는 건 한국의 문제"라며 "남북미 3면 중 북미, 남북이 막혀 있고 한미만 열려있지 않나. 그렇다면 결국 한미공조가 잘돼야 한다"며 "적어도 지금 돌아가는 상황은 미국이 한국말을 듣겠다고 한다. '2+2' 방한 당시에도 그렇고 안보실장 회의도 그렇다. 곧 대북정책이 나온다고 하니 얼마나 반영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딱히 엄청난 서프라이즈가 나오긴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교착상태에 놓인 남북관계 개선 방법에 대해선 "북한이 우리를 끊는 이유는 우리가 미국을 움직일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 북한을 이끌어내려면 북미를 다 설득해야한다. 힘이 있다는 걸 보여야 한다. 우리는 일단 중재자 역할을 해야하고 둘을 만나게 해야 한다. 그 다음에 당사자 역할을 해야 한다"며 "미국이 한국에 맡기는 신뢰 하에서 우리가 그것을 통해 미국을 무시하고 북한하고 일방적인 딜을 한다는 것이 아니라, 아웃소싱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2021.04.05 lee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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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사람들] 국정 로드맵 짤 이한주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이재명 정부의 5년 국정 로드맵을 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30년지기'인 최측근 인사다. 이 원장과 이 대통령의 인연은 '성남'에서 시작됐다. 이 원장이 가천대 교수이던 시절 경기 성남시에서는 신도시 개발 문제, 광주대단지 사건 등 여러 문제가 터졌다. 두 사람은 시민운동에서 마음이 맞아 현재 인연으로 이어졌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 지난해 민주연구원장 시절 뉴스핌과의 인터뷰. 2024.06.11 pangbin@newspim.com 이 원장은 지난해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상세히 털어놨다. 그는 "필요하면 서로 불러대고 하는 관계"라며 친밀함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이 원장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시절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선언을 계기로 더욱 가까워졌다고 했다. 그는 "성남시에서 사회적 기업, 사회적 협동조합을 100개 이상 만드는 데도 같이 했고 기본소득의 원조라고 얘기할 수 있는 청년 기본소득도 성남에서 민선 5기, 6기를 거치면서 많은 사회 실험을 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2022년 대선에서 메인 정책으로 꺼낸 '기본소득'도 이 원장의 작품이다. 당시 대선 패배로 기본소득 정책은 다소 후퇴했지만, 대신 '기본사회'를 꺼내들었다. 이 대통령은 당대표이던 시절 당대표 직속 기본사회위원회를 구성해 인간이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된 기본권 강화 등에 주력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기본사회 공약을 강조했으며, 대통령 직속의 기본사회위도 꾸릴 예정이다. 이처럼 '기본 시리즈'를 고안한 인물로 이 대통령의 꾸준한 신임을 얻고 있는 셈이다. 두터운 의리로 민주당의 공약 개발을 하는 민주연구원장에 이어 국정 밑그림을 그리는 국정기획위원장을 맡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이 원장은 현 정부·여당이 전국민에게 25만원을 줄지 선별적으로 지급할지에 논의 중인 데 대해서도 지난해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정부는 예산이 많이 들고, 선별적으로 줘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정 그렇다고 한다면, 가난한 사람한테 더 주는 것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겠다"고 했다. 해당 발언은 당시 야당 입장에서였다.  이 원장은 선별 지급이 기본소득의 고유 이념에 대해서는 후퇴한 것이라고 했지만 "전국민 지급을 끝까지 우겨야 할 사안은 아니"라고 했다. 이 원장은 16일 출범하는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정부 조직개편과 국정과제를 정리하며 이재명 정부의 5개년 국정 밑그림을 약 50일간 짤 예정이다.  ▲1956년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생물학 학사, 경제학 석·박사 ▲가천대 경제학과 교수 ▲경기연구원 원장 ▲민주연구원 원장 ▲2025년 대선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장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장  ycy1486@newspim.com 2025-06-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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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 송언석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는 16일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안한 5대 개혁안 당원 여론조사와 관련해 "종합적으로 고려해 혁신의 논의가 돼야 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여러 의원들의 견해가 다르고 김 비대위원장 스스로 상임고문님들이랑 얘기할 때도 몇가지 부분은 곤란하단 의사 표현을 했다고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5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당선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5.06.16 pangbin@newspim.com 그는 당 혁신위원회 구성에 대해선 "아무래도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 일차적이고, 그런 점에서 특정 계파에 편향적으로 알려진 분들은 이번 인선에서 2차적으로 평가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김 비대위원장의 임기 문제와 전당대회 시기를 묻는 질문엔 "조속히 정리해 특별한 반대가 없으면 (전당대회를) 조기에 개최할 수 있게 하겠다. 실무적 절차가 있어서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6월 말 이후에 어떻게 할 거냐는 문제가 발생할 건데 만약 비대위의 임기를 더 가져가야 할 일이 있으면 이헌승 전국위원장과 상의해서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에 대한 질문에는 "헌법 질서 속에 있었던 탄핵 결과에 승복하고 모든 것이 끝난 상태"라며 "잘못한 게 있으면 인정하고 반성 할 용의가 있고 그렇게 해왔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같은날 선출 직후 연합뉴스TV와 인터뷰에서 '변화와 쇄신'을 강조했다. 그는 "변화와 쇄신을 통해서 앞으로 성장하도록, 미래에 갈 수 있도록 우리 당이 국민의 마음을 더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서로 협상할 것은 협상하고, 또 투쟁할 것은 투쟁하면서 의원님들의 총의에 따르겠다"고 했다. 상법개정안과 관련해선 "주주 충실의무에 대해 다시 한번 논의가 필요하다"며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함께 상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자와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해선 "국민들께 소상히 밝히는 게 먼저 우선순위로 해야 할 도리"라며 "김민석 후보자를 지명한 이재명 대통령도 지명 철회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미리 고민을 해 두시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했다.  allpass@newspim.com 2025-06-1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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