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정치 통일·외교

속보

더보기

[심층분석] 유명희 vs 오콘조-이웰라 '접전'…WTO 사무총장 선출 관전포인트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한국 대 나이지리아 후보 판세는 '백중세'
EU·미국·중국 등 강대국 표심 향배가 중요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아시아 한국 우세
글로벌 교역질서·공조체제 복원 국익 기여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출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 한국 유명희 한국 통상교섭본부장(53)과 나이지리아 응고지 오콘조-이웰라(66) 전 재무장관(전 세계은행 부총재) 간 승자가 누가 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두 후보 가운데 누가 되든 25년 WTO 역사상 첫 여성 사무총장이 탄생한다.

WTO는 164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27일까지 두 후보 중 누구를 선택할지 최종 선호도 조사를 진행한 후 컨센서스(전원합의제)로 이르면 28일, 늦어도 다음달 7일 전에 차기 사무총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24일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기자실에서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직에 입후보한다고 밝혔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2020.06.24 kebjun@newspim.com

27일 주요 외신과 외교부·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관계자들의 판세분석을 종합하면 두 후보는 현재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유명희 후보가 초반의 열세를 극복하고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이미 79표를 확보했다는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거의 따라잡았다는 분석이다.

정부 당국자는 "나이지리아 후보가 근거가 뭔지 모르겠지만 79표를 확보했다고 말했는데 우리도 굉장히 많은 득표를 하고 있다. 다만 82표를 넘은 상황은 아니다. 근접한 숫자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WTO 사무총장 선거는 숫자가 다가 아니라고 했는데 투표가 아니고 컨센서스(전원합의제)를 형성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투표처럼 몇대몇 나와서 결론 내면 좋은데 회원국들이 컨센서스 형성해서 단일 후보로 합의해야 하는데 이게 굉장히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만장일치제(unanimity)와 전원합의제(consensus)의 차이에 대해선 "모두 동의하는 건 마찬가지지만 만장일치는 어느 시점에 다들 동의하는 것인 반면, 컨센서스는 그걸 만들어가는 과정을 말한다. 회원국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만장일치로 의견을 합의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 승자독식제 EU와 비토권 가진 미국·중국 등 강대국 표심이 중요

이번 WTO 사무총장 선출의 키를 쥐고 있는 핵심지역 중의 하나는 27개 회원국 표를 승자독식체제로 운영하는 유럽연합(EU)이다. WTO 164개 회원국은 아프리카 44개국, 유럽 37(27개국은 EU 회원국)개국, 아시아·태평양 49개국, 중남미 31개국, 북미 3개국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전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EU는 회원국들끼리 컨센서스를 도출해서 이기는 후보에 27개국 표를 몰아주는 승자독식구조다. EU가 이번 후보 선출을 앞두고 지난 21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지지 후보를 결정하려고 했는데 회원국 간 이견으로 최종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다. 27일 최종 라운드 마감일을 앞두고 오늘 다시 모여 지지후보를 결정하는 회의를 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U가 컨센서스 도출에 성공해 한국과 나이지리아 후보 중 한명을 지지할지, 아님 회원국별 의사에 맡길지도 아직 미지수라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EU 관례상 단합을 보여줘야 하고 회원국에게 알아서 투표하라는 자중지란을 대외적으로 안 보여줄 것이기 때문에 한국이든 나이지리아든 몰표를 행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EU 회원국 대사들이 26일(현지시각) 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나이지리아 후보를 지지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AFP통신도 같은 날 소식통들을 인용해 EU 회원국들이 WTO 사무총장 선거 결선에서 나이지리아 후보를 지지하기로 합의했다며, EU가 27일 공개적으로 오콘조-이웰라 후보에 대한 지지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AFP에 따르면 EU 회원국들은 이날 첫 회의에서는 합의를 이루는 데 실패했으나 이후 다시 모여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지지하는 데 합의했다.

한 유럽 소식통은 7개 회원국이 유 본부장을 선호한다는 것을 성명에 기록할 것을 요구했으나 다른 국가들은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아프리카에 분명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자 상호 신뢰의 신호"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EU 다음으로 중요한 나라가 미국과 중국이다. 정부 당국자는 "미국은 몇 차례 외신 보도에 나왔듯이 우리 후보를 지지하는 쪽으로 방향 잡고 있고, 중국은 우리와 나이지리아가 계속 지지 요청하고 있는데 아직 신중 모드인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 당국자는 "중국 사람들이 제일 인내심이 많다. 왕서방들이 제일 인내심이 강하다. 마지막까지 상황 보고 결정할 가능성이 많다"며 "숫자로 82개 과반을 넘느냐 그걸 떠나서 미국과 중국, EU 같은 강대국들 표심이 어디로 가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중요한 이유는 비토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예컨대 모든 회원국들이 나이지리아 좋다고 하고 미국이 한국 좋다 하면 합의 안된다. 미국이니까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일본은 일단 나이지리아 지지…"판세 결정되면 대세 따를 것" 전망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과 수출규제 등 한국과의 갈등으로 유명희 후보가 아닌 나이지리아 후보를 지지하고 나선 것에 대해선 "지금 상황에서 일본이 한국을 지지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어느 순간에 우리를 지지하는 세력이 강하면 일본이 적정 수준에서 한국 후보를 지지하는 컨센서스에 동참할 거고 나이지리아 지지편이 강하면 일본이 계속 거기 남아서 합의 안 되고 절차 오래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대부분의 나라들이 한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컨센서스가 이뤄졌을 때 미국이나 중국이 아닌 일본이 끝까지 반대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중소국은 대세에 따를 수 있다. 중소국 규모 마인드다. 그런데 미국이나 중국 이런 강대국들은 차원이 다르다. '내가 여기 지지했잖아' 그럼 이쪽 결론이 나야 한다는 게 이런 나라들 마인드다. 그래서 강대국들 표심 갈리면 이걸 조율하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 아프리카는 나이지리아 후보…아시아는 한국 후보 지지 우세

EU와 미국, 중국, 일본을 제외한 WTO 회원국들의 지역별 판세는 어떨까?

일단 정부 관계자들은 아프리카에서는 나이지리아 후보에 열세라는 걸 인정하고 있다. 다만 아프리카에서도 한국을 지지하는 표가 나올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한국 후보를 지지하는 국가가 많은 것 같다는 분석이다. 또 마지막 남은 중남미 지역에선 한국과 나이지리아 후보가 반반씩 지지세를 확보하고 있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 컨센서스 도출 안되면 임기 절반씩 맡을 수도…미 대선도 당락에 영향

세계무역기구(WTO)가 홈페이지에 사무총장 선출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 한국 유명희 한국 통상교섭본부장(53)과 나이지리아 응고지 오콘조-이웰라(66) 전 재무장관(전 세계은행 부총재)을 소개하고 있다. 2020.10.26 [사진=WTO 홈페이지 갈무리]

WTO 회원국 간 컨센서스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는 어떻게 될까?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보면 투표 규정이 있긴 하지만 WTO(1995년 출범) 전신으로 1947년 만들어진 GATT(General Agreement on Tariffs and Trade,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 때부터 지금까지 투표가 실시된 경우는 한 차례도 없다. 규정에 있을 뿐이지 실제로 투표행위가 이뤄진 적은 없었다.

이유는? 미국의 비토권 때문이다. 즉 163개국이 A후보를 지지하고 미국이 B후보를 지지할 경우 투표하면 결과가 뻔하기 때문에 투표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컨센서스 도출이 끝내 실패할 경우 두 후보가 연임을 포기하고 임기를 절반씩 나눠 맡는 방안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선례도 있다. 지난 1999년 사무총장 선거에서 선진국이 지지한 마이크 무어 전 뉴질랜드 총리와 개발도상국들의 지지를 받은 수파차이 파니치팍디 전 태국 부총리가 막판까지 경합했지만 합의에 실패해 사무총장 임기를 6년으로 늘려 두 후보가 3년씩 나눠 맡기도 했다.

다음달 3일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선거도 변수다. WTO 사무총장 선거와 일정이 겹친 만큼 미 대선 결과에 따라 WTO 사무총장 선출 절차를 늦추거나 최악의 경우 선출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미 대선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해 내달 3일 전에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에는 미국이 유명희 후보를 지지하고 있어 한국에 유리할 수 있다.

◆ WTO 사무총장 선출과 한국의 국익은…글로벌 교역질서·공조체제 복원

WTO 사무총장 선거의 마지막 쟁점은 유명희 후보가 사무총장이 되면 우리나라에 어떤 이익이 있느냐는 관점이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6월 24일 WTO 사무총장에 입후보하는 출마이유를 △WTO 교역질서 및 국제공조체제 복원·강화로 한국 경제와 국익 제고 △글로벌 무역위기 극복과 비전을 제시하는 중견국 대한민국 두 가지로 정리했다.

유 본부장은 "첫째, 우리나라는 세계 7위 수출국이자 자유무역질서를 지지해온 통상선도국으로, 지금 위기에 처해있는 WTO 교역질서 및 국제공조체제를 복원·강화하는 것이 우리 경제와 국익 제고에 중요하고, 또한 우리의 높아진 위상과 국격에 걸맞게 국제사회의 요구에 주도적으로 기여해야 할 때가 왔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WTO 체제로 구축된 통상규범과 교역질서 속에서 자유로운 무역을 통해 성장을 거듭해 왔으며, 전세계 GDP의 78%에 달하는 FTA 네트워크를 확보하면서 통상의 질적 수준도 높아졌다"면서 "이러한 우리의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위기에 처한 WTO 교역질서와 국제공조체제를 복원, 발전시키는 데 책임있는 역할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그는 "둘째, WTO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회원국간 갈등을 중재하고 공동의 비전을 제시하는 중견국(middle power)의 역할이 중요하고, 대한민국이 누구보다 이러한 연대와 협력의 리더십을 발휘하기에 적합한 자격과 역량을 갖추었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현재 WTO는 다자적으로 추진해야 할 협상과 개혁 과제에 있어 주요국간, 그리고 선진국과 개도국간 의견 대립으로 의미있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다"며 "한국은 무역을 통한 성장 경험과 비전, 다수의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면서 상대국가들과 신뢰를 쌓아온 역량을 바탕으로, 개도국과 선진국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당국자는 유명희 후보가 WTO 사무총장으로 선출될 경우의 장점에 대해 "한국은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다. 무역협상 어떻게 되는지가 우리나라에 굉장한 영향을 미치는데 일본 걱정처럼 사무총장이 됐다고 한·일 간 무역갈등에 개입할 순 없다. 다만 무역협상을 끌고나가는 의장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해서 미중 간 합의가 됐든, 뭐가 됐든 전세계 국가 간에 무역관련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당국자는 "물론 한국인이라고 해서 편파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수는 없다. 다만 여러 방면에서 우리 국익에 도움되고, 전 세계에도 도움되는 결과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겐 특별히 중요한 지위가 아닌가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WTO 사무총장 선거는 호베르투 아제베두 전 사무총장이 지난 5월 갑작스럽게 사임을 발표하면서 진행됐다. 총 8명의 후보자가 출사표를 던진 이번 선거전은 1~2라운드를 거치는 동안 6명이 탈락하고 유 본부장과 오콘조-이웰라 후보만 살아남았다.

WTO 일반이사회 의장인 데이비드 워커 현 주제네바 뉴질랜드 대사는 지난 9월 6일 사무총장 선거 운영방침을 발표하면서 최종 선출을 2개월 안에 끝내겠다고 한 바 있다. 워커 의장의 발언대로라면 새 사무총장은 이르면 오는 28일, 늦춰지면 11월 6일 혹은 7일쯤 선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WTO 사무총장 임기는 4년이며, 1회에 한해 연임이 가능하다.

medialyt@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사진
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