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성명서 통해 측근 책임 규명 주장
공식 수사와 별개로 잘못 보좌한 책임져야
피해자 보호 만전, 시정 정상화 주력 강조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서울시 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신용주, 노공노)이 고(故) 박원순 시장의 죽음과 관련, 측 인사들의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사기관과는 별개로 박 시장을 제대로 보좌하지 않한 인사들의 잘못이 밝혀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공노는 14일 논평을 통해 "고인을 추모하는 것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인 것처럼 몰아가는 상황에 선뜻 동의하기 어렵고, 마찬가지로 고인을 비난하는 것이 곧 피해자를 위하는 것처럼 이분법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공감하기 곤란하다. 고인에 대한 애도와 진실규명은 별개로 다룰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1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고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영결식에서 유가족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2020. 7. 13 photo@newspim.com |
이어 "박 시장과 같은 극단적 선택은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절실하다. 고인의 삶에 대한 추모가 고인이 마지막에 보여 준 비극적 선택을 포함하는 것은 더 더욱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라도 공직자는 공적 책임이 우선한 다는 명제를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서공노는 "'2차 가해'라는 말이 절대 나오지 않도록 피해자를 위한 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별정직 외 상당 수 측근 인사들은 고인을 잘못 보좌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번 사건에 대한 실체적 진실 규명은 수사·사법 기관의 몫이라 하더라도 고인을 가까이서 보좌해 온 인사들의 잘잘못도 규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서공노 입장 전문이다.
5일간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故박원순 시장의 서울특별시葬이 엄숙하게 마무리되었다. 지난 9일 갑작스런 실종, 그리고 들려 온 극단적 인 선택.... 너무나도 갑작스럽고 허망했던 시간들이었다. 한없이 비통하고 안타까워 딱히 뭐라 표현하기도 어려웠다. 연유야 어찌 됐든 발생해서는 안 될 일이고, 국가적으로도 험난한 시기에 엄청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서울특별시 공무원노동조합(이하 서공노, 위원장 신용주)에서는 이 위 중한 상황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 것인지 깊이 숙고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고인을 추모하는 것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인 것처럼 몰아가는 상황에 선뜻 동의하기 어렵고, 마찬가지로 고인을 비난하는 것이 곧 피해자를 위하는 것처럼 이분법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공감하기 곤란하다. 고인에 대한 애도와 진실규명은 별개로 다룰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짚어야 할 것은 이번 故박 시장과 같은 극단적 선택은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절실하다는 점이다. 고인의 삶에 대한 추모가 고인이 마지막에 보여 준 비극적 선택을 포함하는 것은 더 더욱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라도 공직자는 공적 책임이 우선한 다는 명제를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특히 '2차 가해'라는 말이 절대 나오지 않도록 피해자를 위한 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엄연한 피해자에게 죄책감이 들게 몰아가는 것이야 말로 2차 피해를 양산하는 것이기 때문에 피해자가 현 상황을 추스르고, 정상적인 생활을 차분하게 이어갈 수 있도록 각별히 배려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언급하기 꺼려지는 문제는 그동안 고인을 측근에서 보좌해 왔던 사람들의 거취이다.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바와 같이 시장과 임기를 같이 하는 별정직 등은 절차대로 하면 되지만, 그 외 상당 수 측근 인사들은 고인을 잘못 보좌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작금의 상황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사안이 엄중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이번 사건에 대한 실체적 진실 규명은 수사·사법 기관의 몫이라 하더라도, 고인을 가까이서 보좌해 온 인사들의 잘잘못도 규명돼야 한다. 사전에 몰랐다면 그 불찰이 큰 것이고, 사실이나 정황을 조금이라도 인지 하고 있었다면 그에 상응한 책임도 무겁게 따져야 한다.
이제 시청가족들 모두는 내년 4월 보궐선거까지 9개월여 기간 동안 초유의 시장 공백기를 이겨 내야 한다. 고인을 떠나보낸 여진에 갇혀 있을 여유는 허락되지 않는다. 코로나19 위기는 계속되고 있고, 경기침체의 한 복판 에서 많은 시민들이 팍팍한 삶을 하소연하고 있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외부로부터의 간섭이나 압력이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로 수도 서울을 글로벌 도시로 성장시킨 실질적인 주역들은 역대 시장 들이 아니라 묵묵히 소임을 완수해 온 직업공무원들이다. 시장 공백기라고 해서 서울시 공직사회가 급격히 흔들릴 이유도 없다. 그럼에도 중앙정부나 정치권 등에서 부당한 개입을 하려 한다면 결연하게 막아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장대행 등 일부 고위층에만 시정 일체를 맡겨 둘 일은 아니다. 시청가족 모두가 시장이라는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자신의 소임을 다해 가야 한다.
서울시공무원들은 시정의 수행자이자 품격 있는 인격 주체로서 집단 지성을 모아주고, 서공노는 흔들림 없는 서울시정이 정착될 수 있도록 성숙한 지적과 정책적 뒷받침을 다해 가고자 한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