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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폭염특보에..한증막같은 남대문 쪽방촌

기사입력 : 2019년07월05일 16:00

최종수정 : 2019년07월05일 19:20

월 25만원 1평 남짓 쪽방...냉방기기는 선풍기 뿐
쪽방촌 주민들, 더위 피해 나무 그늘·골목에 '삼삼오오'
뜨거운 날씨에 살수작업 벌이지만...더위 달래기엔 역부족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올해 첫 폭염특보가 내려진 5일 정남애(71)씨의 방에 들어서자 뜨거운 공기가 온 몸을 감쌌다. 냉방 기기라곤 선풍기 단 1대. 선풍기 날개가 정씨를 향해 돌아가고 있었지만 더위를 달래기엔 역부족이었다. 창문 하나 없는 1평 남짓한 공간은 한증막과 다르지 않았다.

낮 최고기온 33도를 웃돈 이날 지하철 서울역 10번 출구에서 나와 남대문경찰서 뒤로 경사진 도로를 올라가자 페인트가 벗겨진 허름한 건물 여럿이 한눈에 들어온다. 주변 고층 빌딩들과는 어울리지 않게 자리잡은 건물들에는 500여 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서울 중구 회현동에 위치한 '남대문 쪽방촌'이다.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아스팔트 도로를 지난 건물 안에 들어서자 미세한 바람조차 들지 않았다. 좁은 복도를 사이에 두고 방 12개가 다닥다닥 붙어있어 답답함을 더했다. 밝은 햇살이 내리쬐는 대낮임에도 복도엔 창문이 없어 어두컴컴했다. 창 없는 건물은 하루종일 이어진 폭염과 더위에 지친 주민들의 체온이 더해지면서 이미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

폭염특보가 발효된 5일 서울 중구 남대문쪽방촌 주민인 정남애(71)씨는 1평 남짓한 방에서 선풍기 바람을 쐬며 더위를 견디고 있었다. [사진=노해철 기자] 2019.07.05. sun90@newspim.com

이 건물에 거주 중인 정씨의 방도 마찬가지다. 그는 창 없는 월 25만원 쪽방에서 선풍기 한 대에 의지하며 폭염을 견뎠다. 선풍기 바람에도 방 안 더운 공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아 이마엔 땀방울이 흘렀다. 그는 "선풍기라도 있는 게 어디냐"며 냉수를 들이켰다. 이어 "작년 여름에 밖에 나갔다가 쓰러져 큰일을 치를 뻔 했다"며 "새벽에 교회를 나가는 것 말고는 방에서 선풍기 바람을 쐬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건물 밖을 나서자 주민 10여명이 더위를 피해 나무 그늘 아래 모여 있었다. 좁은 방에선 도저히 더위를 견디기 어려운 탓이다. 이들은 이곳에서 바둑을 두거나 담소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일부는 이른 시간부터 막걸리를 마시기도 했다.

쪽방촌에서 생활한 지 6년이 넘은 오소예(79)씨도 쪽방에서 나와 그늘 진 골목을 찾았다. 건물들 사이사이 골목은 시원한 바람이 지나는 '바람 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오씨는 "방에 있는 것보다 나무 밑이나 응달 진 골목에 나와야 그나마 견딜 만 하다"며 "방에서 선풍기를 오래 틀면 뜨거운 바람이 나오지만 골목에선 시원한 바람을 쐴 수 있다"고 귀띔했다.

5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남대문쪽방촌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그늘 아래에서 바람을 쐬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노해철 기자] 2019.07.05. sun90@newspim.com

이날 폭염특보가 내려지면서 더위를 식히기 위한 살수 작업도 진행됐다. 남대문쪽방상담소는 폭염특보가 내려지는 날 오전과 오후 총 3번 정도 살수 작업을 진행한다. 더위를 식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충을 퇴치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이날 오전 살수 작업은 약 30분에 걸쳐 진행됐다. 그러나 시원한 느낌도 잠시, 뜨거운 날씨에 물이 금방 마르면서 도로에선 다시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쪽방촌 근처에는 주민들의 무더위를 달래기 위한 무더위쉼터가 운영되고 있다. 무더위쉼터는 총 두 곳으로 교대로 운영되면서 24시간 주민들을 맞이한다. 주간과 야간에는 남대문쪽방상담소 직원들이 배치돼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다만, 일부 주민은 술에 취한 채 무더위쉼터를 찾는 사람들 탓에 이용하기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이모(82)씨는 "쉼터에 남녀 공간이 구분돼 있지 않고 술에 취해 싸우는 사람들도 있어서 가지 않는다"며 "싸움 때문에 경찰이 출동한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이씨는 대신 가까운 빌딩 안에서 여름철 더위를 피하고 있다.

이에 대해 남대문쪽방상담소 관계자는 "쉼터 이용 주민 중 술에 취한 사람은 극히 일부"라며 "직원들이 주민들 쉼터 이용에 불편함을 느끼는 행동에 대해선 제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관할 구청은 쪽방촌 주민들의 무더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건강관리와 냉방 도구 지원 등에 나설 방침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서울시와 연계해 남대문 쪽방촌에 현장 순찰을 하면서 주민들 건강을 확인하고 있다"며 "얼음물이나 쿨매트 등이 확보되는 대로 주민께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대문쪽방상담소 관계자가 5일 쪽방촌 주민들과 함께 더위를 식히기 위해 살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노해철 기자] 2019.07.05. sun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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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애플 25% 관세, 삼성에도"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중국 등에서 대부분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애플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이 같은 조치는 삼성전자 등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애플(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면서 "이것은 삼성과 다른 스마트폰 업체들에게도 해당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내 제조를 장려하려면 모든 기업에 공정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2025.05.24 kckim100@newspim.com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유럽연합(EU)과의 무역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현재 유지 중인 50%의 관세를 그대로 두겠다는 입장도 거듭 확인했다. 그는 "EU와의 대화가 더디다"면서 "협상 타결을 기대하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루스 소셜 계정을 통해 "나는 애플의 팀 쿡에게 오랫동안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은 반드시 미국에서 생산되어야 한다고 말해왔다. 인도나 다른 나라에서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그렇지 않다면, 최소 25%의 관세를 애플이 미국에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EU에 대해서도 "우리의 협상 과정은 아무런 진전이 없다"며 "2025년 6월 1일부터 EU산 제품에 일관 50% 관세를 부과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EU는 미국을 무역에서 이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과 다름없고, 협상하기 매우 어려운 상대"라면서 "그들은 강력한 무역 장벽과 부가가치세, 터무니없는 기업 벌금, 비금전적 무역 장벽, 환율 조작, 미국 기업에 대한 부당하고 정당하지 않은 소송 등으로 미국과 연간 2억 5000만 달러 이상의 무역 적자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증시에 바로 영향을 미쳤다. 뉴욕 증시에서 애플의 주가는 마감을 앞두고 2.92%까지 하락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급락했다.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모두 1.5% 이상 떨어졌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5.14포인트(0.93%) 내린 545.13으로 장을 마쳤다.    kckim100@newspim.com 2025-05-2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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