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회 학위수여식... 총 4919명 학위 수여
방시혁 대표 '이색 축사'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남이 만들어 놓은 목표와 꿈을 무작정 따르는 것은 여러분의 '리듬', 여러분의 '스웨그'가 아닙니다."
26일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73회 서울대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축사 연사로 나선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졸업생들에게 이같이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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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73회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축사 중인 방시혁 대표. 2019.02.26. sunjay@newspim.com |
이날 축사를 한 방시혁 대표는 1997년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한 뒤 음악 프로듀서의 삶을 시작해 최근에는 엔터테인먼트사의 대표로 '월드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배출한 인물이다.
방 대표는 "오늘의 저를 만든 에너지의 근원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봤다. 그것은 다름 아닌 '화(火)'였다"면서 "적당히 일하는 '무사 안일'에 분노했고, 음악 산업이 안고 있는 악습들에 분노했다"고 말하며 축사를 시작했다.
방 대표는 "우리 피, 땀, 눈물의 결실인 콘텐츠는 부당하게 유통돼 부도덕한 사람들의 주머니를 채우는 수단이 되고 있고, 또 케이팝(K-POP)을 세계화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 팬들은 지금도 '빠순이'라고 불리며, 아이돌 음악을 좋아한다고 떳떳하게 말하지도 못한다"며 "저의 분노는 현재진행형"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음악 산업의 불합리, 부조리에 대한 분노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나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화내고 싸워서 제가 생각하는 상식이 구현되도록 노력할 것이고, 한 단계씩 변화가 체감될 때마다 저는 행복을 느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 대표는 그러면서 졸업생들이 행복을 '스스로' 정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여러분 스스로가 어떨 때 행복한지 먼저 정의를 내려보고, 그러한 상황과 상태에 여러분을 놓을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며 "남이 만들어 놓은 목표와 꿈을 무작정 따르다 보면 결국 좌절하고 불행하게 될 것. 절대 그러지 말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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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73회 전기 학위수여식. 2019.02.26. sunjay@newspim.com |
오세정 총장 역시 학위수여식사에서 졸업생들에게 스스로 미래를 개척해나갈 것을 강조했다.
오 총장은 "시류에 휩쓸리지 말고 자신이 바라는 일, 원하는 일을 찾아 집중하기 바란다"며 "자신이 설정한 성취를 이룰 때까지 매진하기를 바란다. 서울대인은 비록 그 일이 어렵고 전망이 불확실할지라도 자신이 설정한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총장은 아울러 "주변을 둘러보고 어떻게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사회에 진출한 뒤 여러분이 하는 일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우리 공동체에 기여하는 방식은 같으리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졸업생 중에서는 취약계층을 위해 국내외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해온 송미라(24·국어국문학과)씨가 대표로 연설했다. 서울대는 이날 학사 2439명, 석사 1750명, 박사 730명 등 4919명에게 학위를 수여했다.
sunj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