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라이브
KYD 디데이
오피니언 내부칼럼

속보

더보기

[박종인과 7분] 여의도개발에 대하여

기사입력 : 2018년07월28일 10:00

최종수정 : 2018년07월28일 11:24

[서울=뉴스핌] 박종인 상무 = # 여의도가 출렁입니다.

박원순 시장이 밝힌 '여의도 마스터플랜' 때문입니다.

"통 개발"에 "신도시 버금가는 마스터플랜" 등 자극적이고 ‘통 큰’ 구상입니다.

지난 7월10일 싱가포르에서 처음 나왔습니다. 박 시장이 ‘리콴유세계도시상’을 받으러 갔을 때지요.

박 시장의 싱가포르행에 주목한 사람은 많지 않았던듯합니다. 그의 ‘여의도 발언’이 크게 보도되자 “아, 박 시장이 지금 싱가포르에 있구나” 알게 된 것이지요. 상 받은 건 ‘서울시’인데 서울시민들의 관심은 온통 ‘여의도’뿐입니다.

서울시가 국제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박 시장이 뭘 잘해서 ‘도시상’을 받았는지, 그 상이 뭔지 보다 여의도 개발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구체적 내용은 아직 나온 게 없는데 부동산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9억 원에 거래되던 아파트가 11억 원에 팔렸다느니, 15억 하던 게 17억에 거래됐다느니 하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 여의도로 출근한지 7개월 됐습니다. 좋은 점이 한둘이 아닙니다.

일단 식당이 많습니다. 음식도 다양합니다. 국회가 있는 서여의도가 아니라 증권회사가 밀집돼 있는 동여의도입니다.

‘24시간 식당’도 있지만 새벽 6시부터 북엇국, 김칫국, 아욱국을 끓여주는 아침 밥집이 마음에 듭니다. 3곳을 가봤습니다. 4,500원에서 7,000원이면 오전내 든든합니다.

같은 메뉴를 아침엔 5,500원, 점심엔 7,000원 받는 곳도 있습니다. 신선하고 재미있는 가격정책입니다. 여기서 길게 얘기할 건 아니지만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 보입니다.

아침밥집의 공통점은 오래 됐다는 것입니다. 20년 이상 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허리 굽은 할머니가 밥을 퍼주시는데 그 때 마다 돌아가신 친할머니 외할머니 모습이 떠오릅니다.

또 하나 공통점은 오후 4~5시 문을 닫는다는 것입니다. 아침과 점심만 파는 거죠.

퇴근하고 그 식당을 지나노라면 ‘이 비싼 빌딩에서 이 황금시간대를 놀리다니, 임대료가 아깝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인건비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저녁장사에서 버는 돈보다 인건비가 더 나갈 수 있기 때문이죠.

 

# 여의도의 진짜 묘미는 고층빌딩이 즐비한 증권타운과 한강 사이에 위치한 아파트촌에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제가 일하는 미원빌딩은 여의도 증권타운에 위치합니다. 바로 옆 블록에 신영증권빌딩과 농협재단빌딩, 미래에셋대우빌딩 등이 있고 그 옆에 한국거래소빌딩이 있습니다. 초대형 오피스빌딩이 줄지어 있는 것인데 그 빌딩숲 너머 아파트촌이 있습니다. 한양, 수정, 삼부, 대교, 공작, 삼익 등의 아파트 단지가 빌딩숲과 한강 사이에 들어서 있는 것입니다.

엄마·아빠 일터와 엄마·아빠·자녀 살림터가 도로 건너 마주보며 공존하고 있는 거죠.

점심 먹으러 갔는데 옆자리에 유모차를 끌고 온 30대 여성을 볼 수 있는 곳이 여의도입니다.

저녁 먹으러 가는데 학교 체육복을 입은 남녀 중고생들이 학원에 가려고 무리지어 이동하는 것을 볼 수 있는 곳이 여의도입니다.

머리가 하얀 노부부가 어슬렁어슬렁 산책하는 풍경을 흔히 볼 수 있는 곳도 여의도입니다.

진짜 운 좋은 날이면 아장아장 걷는 어린아이의 까르르 까르르 웃음소리도 들을 수 있는 곳이 여의도입니다.

 

# 드디어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국무회의에서 ‘어린이 대책’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의령 3살 외손자 차량 방치 사망(7월4일), 제주 애월 17개월 손녀 주차 중 교통사고 사망(7월9일), 동두천 4살 여아 어린이집 통학버스 방치 사망(7월17일), 서울 화곡동 어린이집 11개월 영아 학대사망(7월18일) 등 허망하고 어처구니없는 영유아 사건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지요.

자식을 키우는 부모로서, 생각하기도 싫고 잠깐 생각해도 소름 돋는 끔찍한 일이 우르르 발생하자 청와대 차원에서 대책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언론보도를 토대로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 내용을 정리해봅니다.

 

“최근 어린아이들이 안타깝게 생명을 잃는 사고들이 발생했다. 어른들이 조금만 신경 썼다면 예방할 수 있는 사고가 반복 발생하니 참 답답하다. 아이를 잃은 부모의 슬픔과 어린이집에 아이 맡긴 분들의 불안을 생각하면 정부가 할 말이 없다. 각종 대책 현장에서 원인과 미흡한 점이 뭔지 점검하고 세세한 부분도 다듬어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통학버스와 관련해서) 탑승자 전원이 하차했는지 강제로 확인하는 방안, 전자태그 통해 출석 여부를 부모에게 알려주는 방안 등 확실한 안전장치를 조속히 마련해주기 바란다. 아동학대에 대해서도 확실한 근절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현재 운용중인 법령, 지침, 매뉴얼이 각각의 현장에 맞게 제대로 작성·운용되고 있는지 면밀히 점검하기 바란다. 어린이집 평가 인증 체계도 어린이를 중심에 놓고 아동 안전, 아동 인권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도록 정비해야 한다. 법이나 지침을 지키지 않았을 때 엄중한 처벌은 물론 보육현장에서 퇴출되도록 자격정지 및 유관시설 취업 제한 등 엄격한 인력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 아울러 보육교사 처우개선과 양성과정의 수준을 높이는 대책도 강구하길 바란다.” 

대통령은 특히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낳는 건 모험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 더 이상의 대책은 없다는 각오로, 아이들이 안전한 나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합니다.

 

#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어린이대책’을 주문한 다음날, 즉 25일 통계청이 인구동향을 발표했습니다.

‘2018년 5월 인구동향’인데 뜯어보면 암울합니다. 한국 젊은 남녀는 결혼도 잘 안하고 아이도 잘 낳지 않습니다.

5월 출생아 수는 2만7900명으로 월간 기준 역대 최저로 집계됐네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2400명) 줄었습니다. 월 출생아 수는 2015년 12월부터 지난 5월까지 30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집집마다 골목마다 갓난 애 보기가 힘들어진 것입니다.

결혼도 피하고 있습니다.

5월 혼인 건수가 2만5000건으로 지난해 5월보다 1900건(7.1%) 줄었네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고 합니다.

반면 같은 달 사망자는 2만39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보다 0.4%(100명) 늘었네요. 사망자 수는 고령화로 인해 지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대통령이 ‘어린이 안전대책’을 주문하는 것이 오히려 늦은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 다시 여의도 개발로 돌아와서 서울시는 여의도 개발 계획을 조만간 발표하고 추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토교통부는 부정적입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2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출석하여 “도시계획은 시장이 발표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진행되려면 국토부와 긴밀하게 협의해야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국토부 협의 없이는 힘들다고 서울시장에게 대놓고 딴지를 건 것이죠.

김 장관은 “여의도와 용산이 다른 지역에 비해 부동산 상승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여의도, 용산 통합개발은 도시계획적인 면도 있지만 정비사업적으로도 고려할 것이 많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합니다.

이런저런 논란은 있겠지만 언젠가는, 그리고 어떤 식으로든 여의도개발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시든 국토부든 개발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동감하기 때문입니다.

여의도는 더 좋아질까요? 물론 좋아지겠지요.

오래 돼 낡은 아파트들은 사라지고 최신의 고층 주거공간이 들어서겠지요. 편의시설도 늘어나고 한강변 공원도 쾌적해 질 것입니다. 교통사정도 개선되겠지요. 육로와 지하철은 물론 한강을 통한 수상교통도 기대가 됩니다. 

다만 한 가지 더.

유모차와 아장아장 걷는 어린아이, 저녁 늦은 시간 학원에 공부하러 가면서도 연신 까르르 까르르 체육복 차림의 싱그러운 중고생들, 어슬렁어슬렁 산책하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부부의 모습.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까요?

여의도를 개발할 때 엄마·아빠의 일터 가까운 곳에 어린이집을 의무화해서 어린 생명이 방치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면 좋겠습니다.

영유아에서 노인까지 모든 세대가 한 데 모여 일도 하고 밥도 먹고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하는 그런 마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강물이 무심히 흘러가듯 우리의 삶도 자연스럽게 흘러갔으면 좋겠습니다.

조건 없이 사랑하고, 걱정 없이 결혼하고, 마음 놓고 출산하는 여의도면 좋겠습니다.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사진
"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