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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인과 7분] '한반도몽(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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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큰 꿈이 늘 꾸는 그 꿈이 아니길 바라면서

 

   [뉴스핌=박종인 상무] 한적한 시골. 낮은 토담, 움푹 들어간 초가. 방 하나 부엌 하나.

가본 적도, TV나 영화에서 본 적도 없는 오지의 외딴 곳.

저 멀리 중앙아시아? 중남미 산간 지역?

아니면 타임머신을 타고 고려 또는 조선시대 어느 마을에 온 것인가?

어딘지 통 알 길이 없다.

나는 어떤 힘에 이끌려 그

작은 방으로 들어간다.

장롱이나 이불은 물론 옷가지 하나 없는 텅 빈 방.

서둘러 나오려는데 뒤가 간지럽다.

저 쪽 구석에 놓인 뭔가가 눈에 잡힌다.

음식물이 담긴 비닐봉지 두어 개. 가까이 들여다보니 잔생선 몇 마리와 밥 한줌.

밥은 한주먹 정도. 식었지만 찰기가 자르르 흐른다.

생선은 대가리를 잘라내고 내장도 발라낸 뒤 밥 지을 때 솥에 넣어 뜨거운 김으로 쪄 낸 것으로 보인다. 고춧가루나 마늘, 파 등 양념 하나 없이 하얀 생선찜. 혀를 대지 않고 눈으로만 봐도 제 바다 간이 느껴진다. 보는 순간 고소한 짠 내와 비린내가 입안에 확 퍼지는데 그로 인해 허기가 확 올라온다.

◆ 비몽사몽간(非夢似夢間)

구체적 허기와 함께 나는 현실로 돌아왔다. 아니, 장자의 말처럼 현실에서 꿈으로 돌아간 건지도 모르겠다.

시계를 보니 새벽 4시. 곧 동이 트리라. 허둥지둥 침대를 빠져나와 냉수 한 사발 들이킨다.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현실의 거실. 나는 지금 너무 많은 것을 갖고 있는 게 아닐까. 한 번 더 둘러보니 온통 부질없는 물건들뿐. 이제부터 정신 차리고 부지런히 버려도 다 못 버리고 돌아갈듯 하여 마음이 급해진다.

 이따금 꿈을 꾼다. 혼미한 가운데 시계를 보면 2시일 때도 있고 4시 또는 5시, 6시일 때도 있다. 한마디로 대중없다. 그 내용만큼이나 찾아오는 때도 비논리적이다.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 그리하여 예측할 수도 통제할 수도 없다. 따지고 보면 현실도 마찬가지.

 

 “지금 나오지만 감옥이 저 안인지 밖인지 모르겠습니다.”

권력이 쏟아져 나오는 하나의 문. 그 문의 고리를 잡고 살다 좁은 방에 갇혔다 1년 반 만에 문밖으로 나온 자의 소회인데 그럴듯하다. 다시 장자의 호접몽(胡蝶夢)이 연상된다.

 

잠자다 꾸는 꿈(여기서는 편의상 ‘밤의 꿈’으로 부르도록 한다)과 평생 뭔가를 하고 싶어 하는 꿈(‘낮의 꿈’이라 부르자)이 같은 말로 부르는 건 흥미롭다. 의미심장하다.

한글만 그런 게 아니다. 중국(夢) 사람들도 영어(dream)권도 마찬가지다. 무슨 사연이 있을 법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연관성을 찾기가 쉽지 않다.

 

밤의 꿈은 느닷없다. 갑자기 찾아온다. 물러갈 때도 맥락 없다. 늘 미진하다. 볼 일을 다 보지 않고 서둘러 달아나는 느낌이다. 그래서 아련하기도 하다. 현실세계와 어떠한 논리적 구조도 나눠 갖지 않는다.(못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지 싶다.)

 ◆ '한반도몽'---간절한 현실이 되길

반면 낮의 꿈은 구체적이고 집요하다. 인간의 의지가 개입되고 때론 집단의 열망 또는 광기가 투영되기도 한다. 프랑스 대혁명과 러시아혁명이 그랬고 지난해 광화문의 촛불도 그렇다. 결과가 좋으면 ‘집단의 열망’일 것이고, 나쁘면 광기로 기억될 터이다. 히틀러가 그렇고 제국주의 일본이 그렇다. 68년 전인 1950년 한반도가 그렇다. 그 한반도가 목하 큰 꿈을 꾸고 있다. 남도 북도 한창 녹아들고 있다. 거침없고 경계도 없다. 그리하여 모든 이가 꿈길을 걷고 있다.

문제는 이 꿈이 ‘낮의 꿈’인지, ‘밤의 꿈’인지 하는 것이다. 곧 깨어난다는 것이다.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문재인과 김정은, 그리고 트럼프의 ‘한반도몽’이 현실화될 2018년 6월의 한반도가 궁금하다.

애달프고 간절하다.

[뉴스핌 Newspim] 박종인 상무(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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