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업위성 디지털글로브사 촬영 2010~14년 사진 분석
[뉴스핌=이영태 기자] 북한 평안북도 금창리 인근 산악지대에서 미사일 기지로 추정되는 시설이 새로 포착됐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북한 평안북도 미사일기지로 추정되는 조립 및 관측 시설을 확대한 사진이다. 조립 시설은 각각 27m와 31m로 중간에 큰 공간이 있다. 두 건물 사이에 있는 작은 건물은 관측 시설로 추정된다. 폭이 넓고, 큰 회전이 가능한 도로가 만들어져 있다.<사진=S2 제공> |
방송은 인공위성 분석업체 '스트래티직 센티널'(Strategic Sentinel, S2)사를 인용해 이 지역에서 지하 미사일 발사 격납고(사일로)와 조립·관측 용도로 보이는 건물 등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번 분석에는 미국의 상업위성 업체인 디지털글로브사가 2010년에서 2014년 사이 촬영한 사진이 이용됐다.
이곳은 한국 군 당국이 지난 10월 무수단 미사일 시험발사 장소로 지목했던 구성시 방현비행장에서 북쪽으로 약 21km 떨어진 곳에 위치하며, 미사일 발사 격납고와 조립용 건물, 관측동으로 추정되는 시설로 구성돼 있다.
S2사는 "(해당 기지는)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은 곳으로, 현존하는 북한의 미사일을 보관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가장 눈에 띄는 건 사일로(silo)로 불리는 지하 미사일 발사 격납시설"이라며 "7.4m 크기의 슬라이딩 덮개로 가려져 있는 이 시설은 덮개의 크기는 물론, 전체적인 모양과 배기 분출구 위치 등이 이란 타브리즈 미사일 기지의 것과 동일하다"고 분석했다.
이란의 사일로는 북한의 관련 기지보다 앞선 2000년에서 2003년 사이에 건설됐다. S2 대표(CEO) 라이언 바렌클루는 "이란이 사일로 디자인을 북한에 제공한 것"이라며 "이란과 북한이 미사일 프로그램에 공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강력하고, 구체적인 증거"라고 주장했다.
북한과 이란이 미사일 개발을 협력하고 있다는 의혹은 몇 년간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지난 2012년 한국과 일본 언론 등은 이란 미사일 전문가들이 북한의 은하 3호 장거리 로켓 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보도했고, 일부 전문가들은 이란의 샤하브 미사일이 북한의 노동과 대포동 미사일을 본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피셔항공우주전략연구소 탈 인바르 우주연구센터장은 지난 4월 미 하원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북한의 고체연료 로켓엔진 분출시험에서 공개된 추진체가 이란이 개발한 것과 사실상 같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방송은 "그러나 이번처럼 북한과 이란에서 발견된 미사일 발사 격납시설이 같은 모양과 크기를 갖추고 있는 사실이 알려진 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또 사일로에서 외길을 따라 약 300m 떨어진 지점에는 3개의 대형 건물이 자리하고 있는데, 그 중 공터 앞쪽으로 자리한 건물이 미사일 발사 관측시설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S2 네이선 헌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건물의 크기로 봤을 때 조립 시설이 노동미사일 등에 적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