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한송 기자] 한미약품 사태 등 최근 공매도 피해 투자자들이 늘자 금융당국이 뒤늦게 칼을 빼들었다. 공매도가 집중된 종목의 매매를 제한하고 유상증자 기간 공매도에 가담한 투자자에 대해서는 증자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법적테두리 안에서 허용된 공매도의 순기능을 무시한 채 일률적으로 거래를 막는 불합리한 조치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대응 기회 제공 vs 거래비용 증가
10일 금융위원회는 공시제도 개선방안을 내놨다. 눈에 띄는 부분은 공매도 과열 종목을 지정해 다음 거래일 하루동안 공매도 거래를 제한키로 했다.
박민우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해당 제도의 목적에 대해 "이상적으로 공매도가 늘어난 종목에 대해 투자자에게 어떤 상황인지 판단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기회를 먼저 부여하기 위함"이라며 "거래소 등 시장을 감시하는 곳에서도 이상적으로 급등락하는 종목에 대해 불공정거래는 없는지 등을 점검하는 순기능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준은 한국거래소가 공매도 거래비중, 비중 변화율, 주가하락율 등을 감안해 설정하게 되는데 기준을 충족하게 되면 자동으로 효력이 발생하는 구조다.
금융위 측은 해당 제도가 신설될 경우 일주일에 1~2개의 종목이 과열 종목으로 지정될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해당 기준이 합당한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위 측은 당일 공매도 거래 비중이 전체 거래대금의 20% 이상일 경우로 과열종목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만 외국에선 해당 비중이 40~50%인 경우도 부지기수"라며 "또 당일 종가가 전일보다 5% 이상 빠지는 것도 펀더멘털 상 변화가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부분인데 타당한 기준인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고 평가했다.
오히려 인위적으로 매매를 제한함으로써 투자자의 거래비용만 증가시킬 수 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 다른 관계자는 "투자자에게 인위적으로 거래를 막는 것은 굉장히 큰 비용요소"라며 "대부분의 투자자는 공매도가 발생해서 주가가 떨어지면 당장 털고 나오고 싶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공매도 참여자 유상증자 참여 제한 과도"
이번 개선안을 통해 발표된 또 하나의 주요 이슈는 유상증자 기간 중 공매도 거래를 한 투자자의 경우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한 점이다. 현행 제도상 유상증자 기간 중 공매도 거래에 대한 별도의 규제가 없어 투자자들이 공매도에 참여해 기준 가격을 하락시키고 과도한 무위험 차익을 얻는다는 비판에 따른 조치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유상증자 참여 자체를 제한토록 한 것은 과도한 조치로 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매도를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편취하는 투자자를 처벌하는 것은 합당하나 아예 증자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이는 법적 테두리 안에서 허용된 공매도 제도를 이용하는 사람 모두를 범죄자로 모는 꼴"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일본의 경우를 보더라도 공매도 거래를 했을지라도 유상증자에는 참여하되 이 주식을 상환용도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구제하고 있다"며 "아예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타당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이벤트드리븐(특수한 상황에 처한 기업의 증권에 투자해 전후의 가격변동 방향을 예측해 이익을 추구하는 방식)전략을 취했던 헤지펀드 운용사와 이들과의 계약을 통해 공매도 주문을 대신했던 증권사들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프라임브로커리지(PBS) 계약을 통해 공매도를 대신 주문하는 대신 수수료를 받아왔다.
한 대형증권사 PBS 담당자는 "운용사들 중 이벤트 드리븐 전략을 취하는 곳이 많은데 이번 행위는 운용업자들의 운용행위를 제한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이들과 거래하는 증권사 역시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 측은 "스왑거래를 통해 공매도에 참여했을 경우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말라는 것이지 공매도 참여 자체를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며 "공매도를 하더라도 유상증자가 아닌 장내에서 공정한 가격에서 형성된 주식으로 상환하는 것은 문제없다"고 해명했다.
[뉴스핌 Newspim] 조한송 기자 (1flower@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