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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원흉이라고? 엉뚱한 진단에 발전사 '뿔났다'

제조업·자동차가 주요인…중국발 황사도 심각한데 속수무책

  • 기사입력 : 2016년05월13일 15:18
  • 최종수정 : 2016년05월13일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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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화력발전을 지목한 것에 대해 발전사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박 대통령이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화력발전소와 자동차를 거론한 이후 비난의 화살이 발전사로 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발전사들은 "현실을 잘 모르는 엉뚱한 진단"이라며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 환경부, 발전사 사장단 긴급소집…발전사 '보이콧'

청와대의 엉뚱한 진단에 가장 먼저 맞장구를 친 곳은 감사원과 환경부다.

감사원은 10일 국무회의 이후 기다렸다는 듯이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사업 추진실태 감사보고서'를 내고 "수도권 초미세먼지 배출량의 최대 28% 영향을 미치는 충남지역 화력발전소들은 왜 수도권 대기관리 대책에 포함시키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지역별 미세먼지 분포 현황(자료: 국립환경과학원, 2012년)

환경부도 13일 오후 5개 발전사 사장단을 긴급 소집해 차관 주재로 비공개 회의를 갖고 발전공기업의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할 예정이다.

하지만 관계부처의 이 같은 '엉뚱한 대응'에 발전 공기업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화력발전의 미세먼지 배출량은 전체의 2.7%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중국발 황사까지 고려하면 비율은 훨씬 더 줄어든다.

당장 환경부가 소집한 회의에 발전사 사장들은 '보이콧'으로 대응했다. 5개 발전사 중 한 곳만 사장이 참석했고 다른 4곳은 기술담당 임원이 대참했다. 관계부처가 소집한 회의 성격상 강한 불만의 표시나 다름없다.

인천영흥화력발전소가 '수도권 미세먼지의 주범'이라는 지적에 대해 남동발전은 오해라는 입장이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전기집진기 및 탈황설비 등 세계 최고수준의 방지시설을 갖추고 미세먼지를 99.9% 걸러내고 있다"면서 "석탄발전은 국내 미세먼지 오염원의 2.7%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다른 한 발전사 관계자도 "그동안 화력발전이 우리나라 경제발전과 에너지 수급에 기여한 바가 매우 큰데 이제 와서 죄인 취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화력발전만 문제 삼아서는 안 되고 제조업과 자동차, 나아가 중국발 황사까지 포함해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제조업·자동차가 94% 차지…눈치보기식 '엉뚱한 대책'

실제로 화력발전의 미세먼지 발생비율을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그보다는 제조업과 자동차가 주범이며 중국발 황사의 심각성도 매우 크다.

국립환경과학원이 국내 미세먼지 배출원을 조사한 결과(2012년 기준)를 보면, 제조업이 71.2%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제조업 22.8%, 화력발전은 2.7%에 불과했다(그래프 참고). 다소 차이는 있지만 초미세먼지도 비슷한 수준이다.

따라서 환경부가 '주범'인 제조업과 자동차는 뒤로 하고 발전공기업만 불러 대책회의를 한다는 것은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탁상행정이자 '공기업 때리기'라는 지적이다.

발전사 대책만 해도 그렇다. 소집한 5개 발전공기업 외에 포스코에너지, SK E&S, GS파워 등 민간 화력발전사 10여 곳이 더 있지만 대상에서 제외됐다. 청와대 눈치만 보며 급하게 추진하다보니 만만한 공기업만 옥죄는 모습이다.

환경부 측은 "(미세먼지 관련)협조 요청을 하기 위한 것"이라며 "과거에도 필요하면 대형 사업장들과 간담회를 가졌다"고 해명했다.

◆ '공기업 때리기'보다 종합적인 대책 세워야

하지만 눈치보기식 '공기업 때리기'보다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봄철 황사의 주범인 중국 발 황사현상까지 포함한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조사한 미세먼지 배출현황도 중국발 황사를 제외한 국내 오염원만 조사한 것이다. 중국발 황사가 국내 오염량의 30~50%를 차지한다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더불어 정부가 화력발전 34곳을 늘리겠다면서 '미세먼지 주범'으로 몰아가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근시안적인 행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에너지정책의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환경부와 협의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고위관계자는 "발전소의 미세먼지는 전체의 3.7%에 불과한 수준이고, 관련기술이 발달해 미세먼지의 99.7%까지 포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최근 미세먼지 발생 현황 등을 다시 점검해 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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