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진 현대백화점그룹 공격경영 나설 듯
[뉴스핌=이연춘 기자] 현대백화점그룹 2세 정지선 회장이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지 7년만에 홀로서기에 나선다. '경영 스승'으로 알려진 경청호 부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정 회장의 책임경영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경 부회장은 27일 대표이사직에서 퇴진했다.
현대백화점그룹 안팎에서는 경 부회장은 그간 현대백화점그룹 2세인 정 회장을 '후견인' 역할을 수행하며 그룹 총괄 부회장으로서 경영 스승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번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경 부회장은 1975년 현대그룹으로 입사해 1978년부터 현대백화점에서 근무해 왔으며, 2002년 그룹 기획조정본부장, 2005년 그룹 기획조정본부 사장, 2008년부터 지금까지 그룹 부회장직을 수행해 왔다.
그는 15여년 동안 바로 옆에서 보좌한 최측근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의 내실과 성장이란 투 트랙 전략을 통해 현대백화점그룹의 외형성장을 이끌어 온 인물로 꼽힌다. 특히 현대백화점그룹을 국내 대표적인 유통전문기업으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세대교체는 앞서 12월에 실시한 '그룹 인사'를 통해 예견된 수순이었다.
그룹은 올해 인사에서 '정지선 체제' 출범과 과감한 세대교체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에 퇴진하는 경 부회장과 함께 백화점을 5년간 이끌어온 창업공신 하병호 대표도 손을 뗀바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김영태 영업본부장 겸 영업전략실장을 백화점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등 총 48명에 대한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김 사장은 내년 김포프리미엄 아웃렛과 2015년 판교복합몰 출점 등 그룹의 신규사업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현대홈쇼핑은 강찬석 영업본부장이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해, 기존 김인권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공동 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현대HCN도 강대관 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유정석 영업전략 본부장이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각각 승진해 공동 대표 체제를 갖추게 됐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경영권을 인수한 가구업체 리바트의 주요 인사도 대폭 물갈이 하고 있다. 리바트를 지난 13년 간 이끌어온 경규한 사장은 다음달 리바트 등기이사 물러난다. 경 사장과 함께 리바트 출신으로 등기 이사직 자리를 지키고 있던 정보영 부사장도 임기 만료로 일선에서 떠난다.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올해 인사는 기존, 신규사업의 성공적 추진과 조직문화 개선을 동시에 이끌어 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경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후진 양성에 대한 구도를 그려왔고, 이번에 이를 실천한 것으로 안다"면서 "향후 현대백화점그룹 상근고문역을 맡으면서, 그룹 조언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경 부회장은 지난 39년간의 직장생활 중 가장 큰 보람은 회사가 든든한 반석 위에 서게 됐고, 역량 있는 후배들도 많아진 것이라며, 보다 적극적인 후진 양성을 위해 최근 용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대표이사 퇴진은 다음달 2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