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김성수 기자] 엔/원 환율이 5년 2개월 만에 1030원대로 하락하는 등 엔저(엔화가치 하락), 원화강세가 지속되면서 내년엔 엔/원 환율이 1000원선을 하회할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세계 수출시장을 놓고 일본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전기·전자, 자동차, 화학업종에 경고음이 켜지고 있다. 대기업도 문제지만 특히 수출 중소기업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관측이 높다.
다만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급격한 엔저에 국내 수출기업들이 내성을 키웠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만큼 직적접인 영향은 제한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 자동차·반도체·화학 경고음…日경합관계 타격 불가피
29일 금융권 및 민간금융연구소 등에 따르면, 엔저에 엔/원 환율까지 급락하면서 국내 전기·전자, 자동차, 화학업종을 중심으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그간 지속적인 엔저에도 불구하고 국내 수출업체들이 비교적 잘 견뎠지만 100엔당 원화가 1000원을 하회할 경우 일본업체와 경쟁관계가 있는 기업들의 영업환경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우리나라와 수출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의 자동차, 반도체, 화학제품 등의 수출물량이 지난 7월부터 증가세로 전환되면서 앞으로 세계시장에서 일본과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이미 올해 1∼8월간 우리나라와 일본의 수출 상위 100대 품목 중 중복되는 품목의 숫자가 작년 49개에서 55개로 증가했다. 이들 품목은 우리나라 총 수출에서 54%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선물의 전승지 연구원은 "지속적인 엔저 현상에 일본기업들의 경쟁력이 좋아지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대일수출이 계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에서 차지하는 대일수출 비중이 6% 정도로 축소됐다"고 전했다.
전 연구원은 이어 "2007년 엔/원 환율이 740원까지 내려갔을 당시 세계경기가 호황이어서 우리경제도 영향을 덜 받았지만, 일본의 자동차, 화학제품이 물량 기준으로 의미있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 경쟁기업들의 수출에도 부정적인 효과들이 가시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LG경제연구소 신민영 경제연구실장은 "엔/원 환율이 1000원을 돌파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엔저와 엔/원 환율 급락으로 국내 기업과 일본 기업의 경쟁이 보다 격화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연구소 이창선 연구위원도 "환율의 단위당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축소된 것은 사실이지만, 엔/원 하락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 제품의 가격경쟁력에 부담 요소가 될 것"이라며 "엔저로 현재 일본 기업과 경쟁 관계에 놓여있는 전기·전자, 자동차 등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특히 수출 중소기업의 타격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엔화 약세로 수출 경쟁력이 약화되면 협력업체의 부품단가를 낮추는 방식 등을 통해 중소기업에 비용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여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또 대기업은 해외이전을 많이 해서 환율의 영향을 덜 받는 반면 수출 중소기업이 경우에는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 "엔저 학습효과로 내성 키웠다"
반면 엔저와 원화강세로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하지만 국내 수출기업들이 글로벌 제품경쟁력을 갖춘 만큼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동시에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급력히 진행된 엔저에 대한 '학습효과'로 국내 기업들이 어느 정도 내성을 갖췄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나금융연구소 장보형 연구위원은 "지난해 기업들이 엔고를 보고 있다가 엔저로 바뀌면서 충격을 받고 이후 엔/달러 환율이 올해 초 103엔까지 갑자기 오르면서 실적 측면에서도 부담이 컸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기업들도 엔저에 대한 대비를 했을 것이기 때문에 최근 흐름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연구위원은 이어 "제3의 시장에서 경쟁관계를 보면 일본과의 경쟁기업이 부담은 있지만, 최근 원/엔 환율이 떨어지는 과정에서도 국내기업 수출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엔/원 환율이 기조적으로 1000원을 하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고 1000원까지는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대투증권 김두언 이코노미스트는 "원고-엔저 여파가 생각만큼 국내 수출에 부정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예년에 비해 국내 경제의 환율 변동에 대한 민감도가 전반적으로 경감됐고 국내 수출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에 원고-엔저에 따른 여파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금융센터 김용준 상황정보부장은 "원화 강세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황에서 엔/원 1000원 돌파가 단시일내 이뤄질 것 같지는 않다고 본다"면서 "엔화가 원화 뿐만 아니라 전세계 주요통화 대부분에 대해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만 부정적 영향이 미칠 것 같지는 않다"고 관측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김성수 기자 (y2ki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