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은행의 장부에서 은행계정과 트레이딩계정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라는 점에서 은행권에 엄청난 변화가 올 것이다"
8일 한국은행 거시건정성분석국 관계자는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Basel Committee on Banking Supervision)가 내놓은 트레이딩계정 규제안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BCBS가 '트레이딩계정의 근본적 재검토(fundamental review)'에 관한 2차안을 내놓은 이후 당국이 대응방안 마련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하지만 규제의 배경이 우리 금융권 현실과 상이하고 용어도 지나치게 복잡하고 어려워 은행권이 내용 파악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지난달 31일 BCBS는 2009년 중반부터 실시해 온 '트레이딩계정의 근본적 재검토'에 관한 2차 공개협의안(consultative document)을 발표하고 이에 대하여 각계의 의견을 요청했다.
이에 한은은 지난 1일과 7일 각각 국내은행과 외국계은행 지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의견수렴에 들어갔다.
금융감독원도 2012년 구성됐던 관련 TF를 다음 주부터 재가동하고 은행권의 입장을 정리해 BCBS에 제출할 계획이다.
총 100여명의 각 은행 실무들이 두 차례의 한은 설명회에 참석해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실무자들이 생소한 용어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번 협의안은 거래를 은행계정과 트레이딩계정으로 은행이 임의로 구분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금융회사의 거래 및 리스크 관리 능력에 관한 증거를 추가하는 '거래증거방식'을 채택했다.
또 트레이딩계정에 포함돼야 할 상품과 그렇지 않은 상품들의 목록을 마련하고 리스크 측정방법도 수정했다.
하지만 우리 은행들은 외국은행에 비해 트레이딩 계정의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규제의 필요성과 구체적 내용에 이해와 공감이 떨어지는 분위기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 은행 관계자는 "큰 그림만 있고 구체적 내용들은 확정된 것이 아니라 뭐라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 역시 "이제 내용을 검토하는 단계라 뭐라고 평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유럽 중심이라 우리와는 차이가 있고 BCBS에 우리 의견이 얼마나 반영될지도 잘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한은 관계자 역시 "선진국의 경우 은행권이 (관련 상품거래를 통해) 먼저 치고 나가면 당국이 업계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에서 규제안을 마련하는 순서로 진행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트레이딩이 활발한) 단계가 아니라서 이번 규제 이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글로벌 차원에서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규제인 만큼 우리에게 불리한 내용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미리 테스트를 거쳐 의견개진을 활발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한은 관계자는 "이번 규제의 결과를 계산해서 의견을 낼 때 같이 내야지, 못 내면 나중에 우리에게 불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국내에서 (시장리스크) 내부모형을 사용하고 있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에 새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므로 준비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