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동양그룹 계열사들이 갖고 있던 동양증권 주식을 대부분 금융권에 담보로 맡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동양증권의 인수합병(M&A) 시장 데뷔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회생절차가 개시되면 담보로 잡은 주식을 가장 먼저 처분하기 때문이다.
동양그룹이 위기 타개를 위해 암암리에 동양증권 매각을 추진했다가 가격차이로 불발됐지만 이젠 우리투자증권을 노리는 잠재 인수 후보자까지 인수 리스트에 넣을 이유가 생겼다.
4일 증권가에서는 L그룹이 동양증권 인수를 추진한다는 루머가 퍼졌다. 이로 인해 동양증권 주가가 장중 한때 상한가 근처인 2755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사실무근임이 밝혀져 상승폭이 축소되며 마감했다.
한편 동양증권 주요주주였던 동양인터내셔널은 동양증권 주식 509만43330주(3.7%)를 지난달 30일 장내매도 처분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매도 후 동양증권 지분율이 14.93%로 줄었다.
이에 동양증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률도 33.49%에서 29%대로 낮아졌다. 동양인터내셔널 외에 동양레저(13.37%)와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0.64%) 등 친인척이 최대주주를 구성하고 있다.
동양인터내셔널의 이번 지분 매각은 차입을 위해 금융사에 담보로 제공했던 동양증권 주식이 매도된 것이다. 담보를 갖고 있던 금융회사가 동양인터내셔널이 법정관리를 신청(30일)직전에 반대매매로 차입금을 회수한 것.
법원은 이날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그룹 3개사에 대해 재산보전 처분과 함께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은 법원의 허가 없이 재산을 처분하거나 채무를 갚을 수 없다는 의미이다.
법원이 곧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해 채권조사와 기업가치 평가, 회생계획안 제출, 회생계획안 결의•인가 등 후속 절차가 진행되면 투자자가 돌려받을 수 있는 돈과 자세한 방법이 결정된다. 이후 채권자가 채무 회수를 위해 담보 처분에 나설 수 있는데 동양증권은 매각 1순위다.
동양인터내셔널이 보유한 동양증권 지분은 대부분(2287만주) 금융회사에 담보로 잡혀있다. 동양레저도 동양증권 주식 722만주를 담보로 제공한 상태다. 법원은 통상 회생계획에 담보자산을 정리해 부채를 갚도록 하고 채권금융회사들은 금융비용 증가로 매각을 서두르는 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업 인수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최소지분으로 기업을 지배하는 것인데 동양증권 지분을 담보 처분 등으로 정리하고 나면 더욱 인수 대상 지분이 더욱 줄어 몸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증권 몸값 하락은 우리투자증권 인수 전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은 1조~2조원 가량의 몸값이 예상되지만 영업 경쟁력이 강한 동양증권은 현재 시가총액이 3400억원대 밑으로 떨어졌다. 프리미엄(웃돈)을 더해도 우리투자증권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가격이다.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선언한 NH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인수 가격이 가장 중요한데 더 떨어진다는 것은 인수 위험이 줄었다는 것으로 증권업 강화를 위해 고려해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NH농협증권의 영업 기반 강화를 위해 우리투자증권 등 지점망이 잘 갖춰진 증권사 인수를 희망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