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미국에서의 연비 과장 악재로 현대차가 최근 급락세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일부 '선수'들은 이러한 악재가 터지기 직전 현대차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해 사전에 악재를 인지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1일 증권가에선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와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비롯한 투자자들 사이에서 모종의 루머가 돌았다. 루머의 내용은 바로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대규모의 리콜에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
이후 리콜 루머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나, 다음 날 미국에서 리콜에 준하는 악재가 날아들었다.
2일(현지시각)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지난 2010년 말 이후 판매한 90만대의 차량 연비 추정치가 과장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해당 차량들에 부착된 윈도우 스티커를 수정하고 고객들에게 연비 미달로 인한 손실액을 보상하게 될 전망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며 전날(5일) 현대차 주가는 무려 7% 넘게 급락했다. 그러나 이런 소식이 전해지기 이전부터 현대차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증권가에 리콜 루머가 퍼졌던 1일 현대차 주가는 3.8% 가량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이날 현대차는 장중 6%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다. 이어 2일 역시 장중 2% 가량 하락했으나 이날은 낙폭을 다소 줄이며 장을 마쳤다.
이러한 하락의 중심에는 기관투자자들이 있었다. 투신과 보험, 연기금 등 주요 기관투자자들은 현대차와 관련된 루머가 퍼졌던 1일부터 대량 매도세를 보였다.
기관투자자들은 1일에는 92만 7000주, 2일에는 43만 2000주 가량 현대차 주식을 팔아치웠는데, 이는 평소에 비해 크게 늘어난 매도량이다.
특히 1일 기관투자자들은 전일에 비해 10배가 넘는 순매도를 기록했다.
한편,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오히려 적극적인 매수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기관들의 매도세가 이어지는 동안 창구별로는 미래에셋증권 창구를 통해 대규모 매물이 쏟아졌는데, 지난 1일에만 무려 8만 6000여주가 순매도 됐다. 이후 미래에셋 창구를 통해서는 6일 현재까지 4거래일 중 3거래일 동안 순매도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어 우리투자증권과 삼성증권, 키움증권 창구로도 매도세가 몰리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시장 일각에선 현대차의 악재를 눈치챈 일부 기관투자자들이 발빠른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했다. 대규모 리콜 루머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으나, 일부 불확실성을 감지한 투자자들은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익명의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자동차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악재가 겹쳤다"며 "향후 사태의 진행 과정 역시 불확실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기관투자자들이 EPA의 판정 내용을 미리 눈치채고 발빠른 매도에 나섰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
이 관계자는 "사실을 확인할 수는 없으나, 일부 투자자들은 EPA의 판정 내용을 예상하고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EPA의 판정 내용을 국내에서 미리 알 수는 없는 만큼 위험 관리 차원의 매도세라는 분석도 나왔다.
다른 자문사 관계자는 "당시 리콜에 관한 루머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나, 크게 개의치 않았다"면서도 "일부 투자자들은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현대차가 연비와 관련한 해명과 보상책 마련에 나서는 등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어 사태가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현대차 주가는 전일 대비 4.3% 가량 상승하며 급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