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환전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여름휴가철을 맞아 시중 은행들의 과도한 환전수수료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외화환전시 '환전수수료(환전마진)' 크게 취하고 이를 이벤트 등의 형태로 다시 깎아주는 영업을 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다.
◆ 은행서 외화환전 '고무줄'…무조건 남는 장사
15일 한 금융권 전문가는 "은행에서의 외화환전 비용은 사실상 고무줄이라 할 수 있다"며 "말만 잘하면 창구에서 환율우대 서비스를 내세워 깎아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의 외환 거래 수수료율(공시기준)은 주요통화인 달러, 엔, 유로화의 경우 대략 1.5%수준이다(달러당 10~15원 정도). 또한 이를 제외한 기타 통화의 경우에는 최대 3%까지 수수료로 챙기고 있다.
흔히 은행에서 외국환으로 환전관련 거래를 하는 경우 대략 1.5~3% 수준의 수수료를 얹어줘야 한다. 예컨대 50% 환전 우대라는 얘기는 마진 폭을 1달러에 15원 마진을 받을 것을 7.5원만 취한다는 의미다.
이는 은행들이 거래만 있으면 언제든 이익을 보게 되는 '고정마진' 성격이다. 즉 은행들이 가만히 앉아서 리스크 없이 마진만 챙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 은행들, 증권사 대비 100배 수입챙겨
환전시 고객 우대는 은행들의 영업 전략이라 볼 수도 있지만 환전 마진 폭은 경쟁이 활성화되지 않아 소비자가 손해를 보는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외환 거래에서는 은행이 '강자'이고 소비자가 '약자'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반면, 유사한 개념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증권사 온라인 수수료의 경우 시장경쟁 활성화로 대략 0.015%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다. 하지만 외환 거래의 경우 은행들은 가만히 앉아서 이보다 100배(1.5% 수준)나 많은 고정적인 수입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은행 관계자는 "외환거래는 증권사의 수수료 거래와는 개념이 다르고 내용도 훨씬 복잡하다"며 "전산으로 입금처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창구에서 돈을 직접 세어서 주게 되면 그만큼 노동이나 시간적 처리비용이 든다"고 주장한다.
또한 은행들은 상시 이벤트를 통해 고객들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깎아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엄격히 말해 일부 고객에만 혜택이 돌아가는 것으로 특히 인터넷 등 정보 매체 접근이 용이한 고객에게 유리한 것이다.
하지만 그나마 이른바 '미끼상품'인 경우가 많다. 고객은 환율우대 이벤트 참여 조건으로 개인정보 제공이나 체크카드 등 금융상품에 가입해야 하므로 과연 이익을 제대로 봤는지 따지기 어렵다.
이와 함께 온라인 환전을 하게 되면 50% 우대를 받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고객들의 노력에 비해 은행들의 수입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화 거래시 은행들이 적정 마진 확보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쿠폰 등 특정고객을 우대하는 것은 또다른 관점에서 마케팅 활동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 사설환전소, 틈새시장 '입성'
수수료율이 1.5%나 되다보니 사설환전소들도 성업중이다. 이들은 규정상 외화를 원화로 환전하는 것만 가능하지만 사실상 원화를 외화로 바꾸는 환전 행위도 병행하고 있다.
최근 은행과 비교해서 사설환전소를 통해 환전을 했다는 한 고객은 "남대문이나 명동의 환전상들이 더 값을 잘 쳐준다"면서 "특히 달러를 팔 때는 더 잘 쳐준다"고 말했다.
이 고객은 "250만원 환전시 대략 1만원 남짓의 이익을 봤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행위가) 불법인지는 몰랐지만 기회가 되면 다시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 환전상 등록규모는 1243개소에 이르고 있다. 흔히 호텔이나 카지노 등에서 환전을 할 수 있지만 개인사업자도 영업장을 보유하고 환전업을 할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불법 환전 행위와 관련 "가끔 언론을 통해 원화를 외화로 바꾸는 경우가 있다는 경우를 듣지만 실제로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당국 "선별적 혜택은 문제… 상황 맞게 검토"
이에 따라 금융권이 온라인 환전시스템을 발전시켜 비용을 떨어뜨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거래 형태도 은행이 외화를 사서 고객에게 팔아 이익을 취할 것이 아니라 증권사처럼 거래중개 시스템만 제공해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행법상 은행들의 금리나 수수료의 경우 자율로 정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는 시장 경쟁을 활성화하려는 취지로 볼 수 있지만 현실은 사실상 감독 대상에서 벗어나 은행들이 외화환전 거래와 관련, 담합을 하더라도 유명무실한 '면죄부'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의 외화환전 수수료율에 관해 고객들의 불만이 많은 것은 알고 있다"면서 "수수료 인하혜택이 선별적으로만 제공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은행들도 다양한 종류의 수수료를 점검하고 인하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라며 "감독원 차원에서도 고객들에게 과도한 부담이 되거나 시대 상황에 맞게 고쳐야 할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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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