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경쟁 생존 재벌은 부정적이지 않다"
[뉴스핌=서영준 기자] "경쟁력을 갖춘 재벌은 세계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개인적으로는 공정한 경쟁에서 살아남았다면 그런 재벌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지 않다" ( 제리 포라스 美 스탠포드 경영대학원 교수)
"한국 기업들은 다른 개척자들이 창출하고 도입한 혁신에 기초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열면, 이를 바탕으로 대규모 자원을 빠르게 동원하는 방식으로 승리했다. 때문에 한국 기업의 이미지는 창조적인 혁신자가 아니라 빠르고 사려깊은 모방자이다" ( 이브 도즈 프랑스 INSEAD 경영대학원 교수)
세계적으로 기업 경영분야 석학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 제리 포라스(Jerry Porras)교수와 이브 도즈(Yves Doz) 교수는 한국 기업과 재벌에 대해 긍정적 인자를 중요시하고 이를 발전시켜나가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폈다. 또 단순 모방자의 프로세스에서 벗어나 창조적 혁신자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과의 사전 인터뷰를 통해 이들은 우리 기업의 장점과 단점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제리 포라스 교수<사진 하단>와 이브 도즈 교수<사진 상단>가 온라인 종합경제미디어 뉴스핌의 초청으로 방한, 오는 10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국내 경제인을 대상으로 자신들의 기업 경영과 연계된 고견을 펼친다.
제리 포라스 교수는 ' 글로벌 위기에 필요한 기업의 리더십과 행동습관'을 주제로, 이브 도즈 교수는 ' 유럽 기업의 상생전략'을 테마로 현 글로벌 경제위기이후의 대안에 대해서 강연하면서 한편으로는 우리 기업들의 앞 길에 대해서도 조언한다.
이브 도즈 프랑스 INSEAD 경영대학원 교수와 제리 포라스(Jerry Porras) 스탠포드대학 경영대학원 교수는 뉴스핌이 주최 및 주관한 ' 재 1회 서울 이코노믹 포럼' 사전 인터뷰를 통해 한국 기업의 장·단점과 기업문화에 대해 자신들의 별도 견해를 각각 밝혔다.
이브 도즈 교수는 "한국 기업들은 다른 개척자들이 창출하고 도입한 혁신에 기초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열면, 이를 바탕으로 대규모 자원을 빠르게 동원하는 방식으로 승리했다"며 "때문에 한국 기업의 이미지는 창조적인 혁신자가 아니라 빠르고 사려깊은 모방자"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은 프로세싱의 우수성을 바탕으로 제조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평판디스플레이와 플래시메모리 등에서 일본 기업들을 따라잡는데 성공했으며, 새로운 경쟁자인 중국과의 거리도 벌렸다"고 설명했다.
도즈 교수는 또 "앞서는 경쟁자를 따라잡고 추격자를 따돌리는 것은 무서운 능력의 조합"이라며 "그러나 어떤 산업에서 선두가 되면 자신의 강점과 경쟁력을 조합해야 하는 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에 직면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은 사업 모델 혁신이 필요한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IT분야에서 애플이나 IBM, 패션분야의 자라와 유니클로, 독일과 일본의 자동차업체들과 비교해 볼때 한국 기업들은 여전히 혁신 면에서 뒤쳐져 있다"며 "보다 위대한 기업가 정신과 신념, 자율과 권한분산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대·중소기업 상생과 관련해서도 도즈 교수는 일침을 가했다.
도즈 교수는 "한국 기업들은 진정한 윈윈(WIN-WIN) 정신을 갖고 쉽게 협력하지 못하기 때문에 외국 기업들이 선호하는 파트너 대상으로 지목받는 경우가 드물다"며 "그만큼 (협력 부분에 있어) 배우고 개선할 여지가 크다는 얘기"라고 밝혔다.
한국기업들의 유럽시장 공략과 관련해선 "유럽이 진정한 단일시장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버리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며 "유럽은 지역별로 유통망, 가격, 광고형태가 다르고 규제 또한 여전히 차별적"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삼성이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통신사업자를 통해 갤럭시 제품 판매를 촉진하는 것처럼 대량판매시장의 공급업체를 통하거나, 삼성과 LG가 주거용 에어컨을 개발해 판매에 성공한 것처럼 새로운 제품 범주로 진입하는 것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경영 멘토로 불리는 제리 포라스 교수 역시 한국 기업들의 발전 방향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포라스 교수는 "한국 기업들이 갖고있는 약점은 변화를 보다 빨리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이는 미국이나 아시아 기업들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도전을 극복하는 일은 어떻게 빠르게 변화를 받아들이고, 어떻게 보상을 보다 효과적으로 해줘야 하는가라는 메트릭스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삼성의 성공 요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포라스 교수는 "삼성의 핵심가치는 지속적인 개선(continuous improvement)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고품질의 상품개발 이란 (핵심)가치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상품의 혁신도 추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해외 인재를 삼성으로 끌어들이면서 변화를 꾀했고, 내부 인재들을 해외로 파견해 선진 경영 기업 및 마케팅 기법 등을 배우고 느끼게 한 점은 내·외부 변화를 잘 이끌어 낸 사례로 꼽았다.
포라스 교수는 대기업과 재벌에 대해선 긍정적 시각과 함께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업급했다.
그는 "경쟁력을 갖춘 재벌은 세계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며 "개인적으로는 공정한 경쟁에서 살아남았다면 그런 재벌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재벌도 자신들의 공통된 목표를 설정하고 여기에 부합하는 기업들을 자회사로 유지한다면 앞으로 100년, 150년 더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익 극대화보다는 공통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서나 문화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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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서영준 기자 (wind09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