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영준 기자] 만들지도 않은 의약품이 약국외 판매 제품으로 선정됐다. 정부가 최근 약국외 판매 의약품으로 24개 품목을 뽑았는데 그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1개 제품이 지금 생산하지도 않은 의약품으로 확인됐다. 선정 기준자체에 대한 논란은 둘째치고 '없는' 의약품을 약국외 판매 제품으로 선정한 당국의 '책상머리' 행정에 제약업계가 할 말을 잊었다.
약사법 개정안 통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약국 외 판매 가능 의약품에 대한 의문이 깊어지고 있다. 복지부가 선정 기준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선정된 의약품 역시 생산 중단된 제품이 절반에 달하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감기약, 소화제 등 가정상비약 약국 외 판매를 골자로 하는 약사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주력하고 있다. 국민의 약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편익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다.
이에 지난 7일 복지부는 식품의약품안정청 검증을 통과한 ▲해열진통제(타이레놀 4개, 브루펜 1개) ▲감기약(판콜 3개, 판피린 2개) ▲소화제(베아제 5개, 훼스탈 6개) ▲파스(제일쿨파프 2개, 신신파스에이 1개) 등 총 24개 품목을 약국외 판매 대상 의약품으로 선정했다.
◆선정 의약품, 생산 실적 없어
이번에 선정된 의약품 24개 중 11개는 생산 실적이 없거나, 생산 중단된 제품이다. 때문에 제약업계는 향후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번에 선정된 의약품 중 생산 실적이 없거나 중단된 제품은 ▲판콜씨내복액 ▲판콜500정 ▲판피린정 ▲베아제과립 ▲베아제캅셀 ▲까스베아제액 ▲훼스탈 ▲훼스탈포르테정 ▲훼스탈컴포트정 ▲훼스탈내츄럴플러스과립 ▲제일쿨텍카타플라스마 등이다.
동아제약 판피린정은 생산 실적 자체가 없는 제품이다. 식약청 허가 등록을 위해 생산됐을 뿐 판매를 위해 생산된 적은 없다는 뜻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판피린정보다 판피린큐액이 감기증상 완화 성분이 더 포함됐다”며 “판피린큐액은 액체 감기약 시장에서 60% 이상을 점유하고, 매년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화약품 판콜씨내복액과 판콜500정은 생산 중단된 제품이다. 신제품을 리뉴얼하며 자연스레 생산을 하지 않게 된 것이다. 대웅제약 베아제 관련 제품도 마찬가지.
이와 관련해 제약업계 관계자는 “식약청에 등록된 목록을 통해 (복지부가) 성분 안정성에 신경 쓰다 보니 생산되지 않는 약들이 일부 포함된 것 같다”며 “ 미생산 의약품의 약국외 판매품 선정으로 업계도 당혹스러울 뿐"이라며 " 업계 내부적으로 대책을 논의중이다”고 말했다.
◆복지부, 안정성만 강조
복지부의 정책 추진에 방향에 국회 및 제약업계에서는 선정 기준이 너무 안정성에만 치우쳐 불분명하고, 업계 실정을 고려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따가운 시선과 질책을 보낸다.
복지부는 선정 과정에서 “안전하게 판매될 수 있는 성분을 중점적으로 검토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임신 중인 여성이 먹어선 안 되는 의약품, 오용 우려가 있는 의약품, 향정신성의약품 합성원료를 사용한 경우 등은 선정 품목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박은수 민주통합당 의원은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특혜 시비가 잇따를 것”이라며 “선정되지 않은 제품은 마치 안전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측면이 있다. 그렇게 되면 결국 복지부는 (판매 제한을) 풀어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안정성을 강조한 복지부가 기준 공개는 미룬 채 당초 예상보다 선정 의약품 수를 줄였다”며 “아스피린, 하벤, 화이투벤 같은 소비자 인기 제품도 제외돼 아쉬운 감이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 관계자는 “제도 초기라 의약품 선정에서 안정성 부분을 가장 우려했다”며 “생산 중단된 제품들은 국민 수요에 따라 제약사들이 생산 재개에 나설 수 있다. 이런 부분은 변동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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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서영준 기자 (wind09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