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 소외+가맹점 '계약 해지' 엄포
[뉴스핌=김연순 기자] 삼성, 현대, 롯데카드 등 이른바 대기업계 카드사들의 '수난시대'가 지속되고 있다.
올 한해 가맹점 수수료 인하, 신용카드 사용 억제 대책 등으로 카드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특히 기업계 카드사들 중심으로 타격이 크다.
3일 금융권 및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올해 신용카드 사용을 억제하는 대신 중점 추진하고 있는 체크카드 활성화 대책의 경우 여전히 기업계 카드사에겐 '그림의 떡'이다.
지난 2일 5개 시중은행들이 기업계 카드사에게도 체크카드 은행계좌 이용을 전면 허용하고 이용 수수료율을 계열 카드사 수준인 0.2% 이하로 인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기업계 카드사들은 여전히 체크카드 시장에서 소외된 상황이다.
은행계 카드사인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등이 1분기 내로 주요 체크카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지만 기업계 카드사들은 아직까지 별다른 상품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계 카드사들은 시중은행들의 체크카드 은행계좌 허용 방침을 기본적으로 반기면서도 아직까지 갈 길이 멀었다는 입장이다. 은행과의 제휴카드 상품구성이 남아 있고 은행창구에서 카드 신청시에도 계열사에 비해 차별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기업계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체크카드 발급을 위한) 인프라 등 기본적인 것은 해결됐지만 은행과 카드사간 상품개발이 진전이 돼야 영업활성화가 될 수 있다"며 "은행창구에서 별다른 제약 없이 기업계 카드 신청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인가도 관건"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은행별로 컨텍을 해봐야 하고 제휴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원활하게 체크카드 상품이 출시될지는 예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융당국에서도 애초 농협을 포함해 은행계 카드사를 겨냥해 체크카드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다는 후문이다. 기업계 카드사들이 적극적으로 체크카드 사업에 뛰어들지에 대해서도 의심의 눈초리를 씻어내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전업계의 경우 신용카드 기반으로 돈을 벌어왔고 체크카드 사업성을 가지고 하려는 시도는 없었다"며 "전업카드사들이 체크카드 사업에 대해 진정성과 열의를 가지고 있는가는 두고봐야 한다"고 비꼬았다.
이러는 사이 부동의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또 삼성카드, 현대카드와 치열한 업계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KB국민카드는 체크카드 시장 강자로 우뚝서면서 한발 먼저 치고 나가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최근엔 엎친데 덮친 격으로 기업계 카드사들은 재벌 카드사란 이유로 소상공인 가맹점과는 계약이 해지될 운명에 처해 있다.
지난 1일 소상공인단체연합회는 "카드사들이 오는 15일까지 카드 수수료율을 대형가맹점 수준으로 내리지 않을 경우 삼성, 현대, 롯데 등 3개 카드사에 대해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연합회는 이들 카드사들을 선정한 배경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 발표 기준 재벌 카드사 중 가장 문어발 경영에 앞장선 카드사"라고 이유를 밝혔다.
기업계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가맹점 수수료 합리화 관련해서 협회와 국회에서 여러가지 상황들이 진행중인데 이런 언급이 나와 부담스럽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 주식투자로 돈좀 벌고 계십니까?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