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영국 기자] 국내 PDP 디스플레이 제조사인 삼성SDI와 LG전자의 투자금액이 매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어 장기적으로 사업을 접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와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SDI와 LG전자는 지난 2009년 이래 PDP 신규라인 건설을 중지하고 기존 설비의 생산능력 확대 등을 통해 시장에 대응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의 PDP 분야 투자는 지난 2006년 2526억원, 2008년 1309억원에 달했으나, 2009년과 2010년에는 각각 300억원대의 투자에 그쳤다.
삼성SDI 역시 2006년 1690억원 2007년 5511억원 2008년 1211억원의 투자액을 기록한 이후 2009년에는 493억원, 2010년에는 252억원으로 크게 축소됐다.
LCD 진영에서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계속해서 수조원대의 투자를 통해 8세대라인 증설에 나서는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PDP 진영에서는 투자 의지를 상실했음을 보여주는 모습이다.
삼성SDI의 경우 PDP보다는 2차전지 등 신사업에 투자를 집중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SDI의 전체 투자액 3147억원 중 상당수인 2883억원이 2차전지에 투자됐고, PDP에 대한 투자액은 252억원에 그쳤다. 그나마 전년도에 계획한 348억 대비 축소된 금액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현재 투자의 중심은 2차전지로 가고 있다”며, “PDP 사업의 경우 시장 수요에 대응해 투자를 진행해 하는데, 현 상황에서 PDP 수요 증가는 기존 설비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만으로도 커버가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SDI의 지난해 PDP 생산량은 640만장으로 연간 최대를 기록했고, 올 1분기에도 165만장으로 분기 사상 최대 생산량을 달성했다.
LG전자 역시 PDP모듈 사업을 ‘기존 설비의 유지’ 수준에서만 진행하고 더 이상 확대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PDP모듈 사업 성장단계는 사실상 끝났다고 볼 수 있다”며 “설비 증설은 추진하지 않고 있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연간 200~300억원의 투자액은 대부분 기존 설비의 유지보수에 들어가는 금액이라는 설명이다.
이같은 PDP 진영의 소극적인 행보는 평판디스플레이 시장에서 PDP 진영의 ‘고사(枯死)’를 앞당기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PDP는 전력소모·발열 등의 단점을 개선하려는 제조사들의 노력과 3D 대응 기술상의 강점을 앞세워 기사회생하는 듯 했으나, 최근 또다시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내년 7월부터 TV, 창․세트, 변압기 등 3개 품목을 에너지소비효율등급제 및 최저소비효율기준 적용대상에 포함시킨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에너지소비효율등급표시제는 제품의 에너지효율이나 사용량에 따라 1~5등급으로 구분해 의무적으로 표시하고 제품에 표시하는 제도이며, 최저소비효율기준에 미달하는 제품은 생산·판매가 금지된다.
지경부가 추산한 디스플레이별 예상 에너지소비효율 등급분포에 따르면, PDP는 최저소비효율기준에 미달하는 5등급 제품이 절반 이상인 55%에 달한다.
또, 4등급은 35%, 3등급은 10%고, 1·2등급은 전무하다. 10대 중 9대가 간신히 하한선을 넘어선 것.
PDP는 플라즈마에 전기적 방전을 일으켜 가스의 색의 변화로 컬러와 빛을 스스로 내다 보니 전력 소모도 크고 발열도 높다. 초기 제품의 경우 발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착한 냉각장치가 전기 소모량을 더욱 늘리는 역할을 했다.
PDP 진영은 지속적인 기술 개선을 통해 최근 들어서는 50인치대 기준 소비전력을 기존 400W(와트)에서 LCD와 근접한 수준인 200W까지 낮춘 제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LCD 진영에서 후면 광원(BLU)을 기존 CCFL대비 전력 소비가 낮은 LED로 교체한 LED TV 비중이 확대되면서 에너지효율 이슈에서 PDP에 또다시 크게 앞서가고 있다.
지경부 추산 에너지소비효율 등급분포에서 LED TV는 1등급과 2등급이 전체의 94%에 달했고, 4·5등급은 전무했다.
국가별 에너지소비 규제가 시간이 지날수록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 PDP로서는 다른 디스플레이 대비 핸디캡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것.
지난해 3D TV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온 이후 부각됐던 3D 디스플레이로서의 PDP의 강점 역시 올 들어 크게 희석되는 모습이다.
PDP는 초당 600장의 영상을 전송(600Hz)할 정도로 반응 속도가 빨라 3D영상 구현시 LCD(최고 240Hz) 대비 크로스토크(화면겹침)나 플리커(깜빡거림)현상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올 들어 LG 진영이 3D TV 분야에서 FPR(필름패턴편광안경방식) 기술을 주력으로 밀면서 이같은 PDP 진영의 장점이 그늘에 가려지게 됐다.
FPR은 기존 LCD 기반 3D TV의 크로스토크와 플리커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적용한 기술인데, 이 부분에서 우려가 크지 않은 PDP에 굳이 FPR을 적용할 필요가 없는 것. 오히려 FPR 적용을 위해 편광필름을 덧댈 경우 휘도가 떨어지고 비용이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FPR 3D 진영의 선봉인 LG전자는 현재 PDP에는 FPR을 적용하지 않고 기존 SG(셔터안경)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3D 기술을 놓고 FPR 진영과 SG 진영이 맞서고 있는 가운데, FPR 진영이 우세를 보이거나, 최소한 시장이 양분되는 상황만 오더라도 PDP 진영으로서는 큰 손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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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박영국 기자 (24py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