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한국은행 임직원 여러분
<조직의 개편과 사고의 변화>
지난 수개월 동안 조직개편 task force에서 작업하였던 한국은행의 발전방안이 곧 모습을 보이게 되고 여러분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칠 것입니다. ‘다양성’, ‘유연성’, ‘개방성’이 조직개편의 바탕을 이루는 세 가지 기본 이념입니다. 실제로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우리가 획일적으로 일을 할 수는 없는 것이고, 경직적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며, 폐쇄적이 되어서는 경쟁력 제고에 한계가 있다는 것은 너무 명료하지 않습니까? 우수한 인재들을 채용하여 이들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유지되도록 계속 우수하게 만드는 것은 조직의 책임이라고 믿습니다. 여러분들에게 이미 확약한 capacity building 목적과 맥락을 같이 하는 말입니다. 이를 위해 외국 중앙은행과 국제기구에서의 직무연수를 계속 활성화하고 인재개발원을 설립하여 국내에서의 특별훈련 기회를 확대할 것입니다.
조직의 일반적 형태라고 할 수 있는 직급이나 근속연수별 pyramid 구조와는 거리가 먼 현재의 인력구조를 고려할 때, 모든 분들이 다 본인들이 원하는 적소에 배치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러한 mismatch 구조의 주어진 제약조건 아래에서 어떠한 인력활용 방안이 현실적으로 최선의 대안인지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보직을 맡는다는 것은 행정적인 책임을 진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구성원 중에는 행정적 부담을 원하지 않고, 오히려 전문가로서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희망하는 경우도 있다고 판단합니다. 사회로부터 존경을 받으면서 한국은행의 명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여러 직책을 직급에 상관없이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식이나 경험 면에서 사회의 어려운 문제가 제기되었을 때에 자문을 해 줄 경륜 있는 인사를 한국은행이 다수 보유하고 있을 때에 한국은행의 사회적 가치가 진정 유지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와 같은 대안을 모색하는 데에 여러분들의 참여를 기대합니다.
이러한 목표를 실천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방법론에 관하여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점은 한국은행과 같이 업무관행이 정착된 조직에서는 단기적이며 충격적인 변화보다는 순차적이며 점진적인 변화를 선택해야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점입니다. 우선 직군제를 폐지함으로써 직원들의 사고와 행동의 폭을 더 넓히는 것이 개혁의 단초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또한 Hardware적 측면보다는 software적 측면의 개혁에 더 주안점을 두고 추진해야 조직의 변화가 진정 일어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조직개혁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구성원들 사고의 변화를 촉발시킬 수 있는 제반 조치들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자 합니다. 다양한 제도를 각 부서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하도록 자주성과 자율성을 부여함으로써 조직이 더 활력적이고 경쟁적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여러 번 강조하는 말입니다만, 개혁의 initiative가 조직원으로부터 나와야 개혁이 성공한다는 원칙이 실천되도록 하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의연하면서도 꾸준한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아갈 것이며, 금년, 내년, 그리고 그 다음 해에 할 일을 사전적으로 명시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추진해 나아갈 것입니다.
한국은행 가족 여러분,
<지식과 경험의 산실로서 한국은행의 비전>
반복하여 말씀드립니다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에 있어서 한국은행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중앙은행의 역할이 더 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난 해, BIS/G20/IMF/FSB/ BCBS의 국제기구가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국제규범을 만드는 노력을 하였습니다만, 오직 중앙은행만이 이 모든 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국제규범을 제정하는 데에 있어서 중앙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보다 더 극명하게 대변하는 근거가 어디 있겠습니까? 지난 번, “불이 꺼지지 않는 한국은행이 나의 꿈”이라는 표현을 하였던 것은 이러한 대외적 환경에서 우리 한국은행의 기여가 중차대하여야 하기에 우리 함께 노력하자는 의지의 표시였다는 점을 이해하여 주기 바랍니다.
미래는 꿈을 꾸는 사람의 것이라고 합니다만, 꿈을 꾸기 위해서는 꿈이라고 할 수 있는 비전을 갖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Global BOK를 기치로 내걸고, 국제금융질서 변화에 부합하는, 그리고 모든 경제주체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또한 한국은행의 직원들이 자랑스럽게 근무하고 싶어 하는 중앙은행의 위상을 정립하고 이에 상응하는 비전을 만들어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는 어느 한 개인이 만드는 것이 아니기에 조직개편의 과정에서 많은 조직원들의 의견이 취합되고 있는 중입니다. 본부 뿐 아니라 지역과 해외에서 근무하는 분들도 똑같이 한국은행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Glocalization”이라는 개념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한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상당한 고통이 뒤따르는 법이라는 점도 이해해야 합니다. 투입만큼 산출이 이루어지는 것은 자연의 법칙일 것입니다.
지난 수개월, 조직의 바람직한 변화가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외국 기관으로의 직무연수가 시작된 이후, 무엇보다도 젊은 직원들의 패기가 많이 살아나고 있으며, 국제기구 등에 진출하려는 노력도 커졌으며, 가시적인 성과를 얻은 것은 매우 흐뭇한 일이었습니다. 우수한 인력의 보고인 한국은행에서 개인의 수월성을 발휘하려는 젊은 직원들이 끊임없이 나타나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 종료한 각 국실의 내년도 업무보고도 변화의 좋은 사례입니다. 각 국실장들이 자발적으로 유관 국실장들을 초청하여 이들로부터 의견을 듣는 기회를 마련함으로써 과거 직군제의 폐쇄성에서 탈피하고 정보공유의 계기를 마련하였으며, 거의 모든 국실이 국제기구와의 공동연구를 기획하고 있음을 확인하였고, 집행간부들도 전행적 관점에서 의견을 자유롭게 제시하였다는 것은 매우 큰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매년 해오던 일상적인 일을 보고하는 기회가 아니었으므로, 새로운 업무를 개발하여 보고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숨어 있었을 것입니다.
조직의 발전을 위해서는 경쟁이 필수적이지만, 동시에 급변하는 세상에서 아무도 뒤처지지 않도록 서로 독려하고 이끌어 주는 따뜻한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아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개인의 입장에서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의 사고와 행동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는지 항시 성찰하면서 생활해 나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과거에 예속되어 있으면서 만고불변의 원칙이나 이론이 있다고 여기며 생활하기보다는 언제나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착실하게 쌓으면서, 대내외적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살아간다는 지혜가 요구되는 시대입니다. Keynes의 명언입니다만, “우리가 아무로부터도 지적인 영향을 받고 있지 않다고 믿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이미 고인이 된 경제학자의 노예”라든가 “어려움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예전의 것으로부터 벗어나는 데 있다”라는 뜻을 마음에 새겨야 할 때라고 믿습니다. 익숙한 생활에 안주하는 사람에게 발전의 기회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새로운 환경은 언제나 불편을 느끼게 만든다는 점에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창립 60주년의 한 주기가 지나가고, 새로운 주기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신묘년의 새해가 희망이 가득한 앞날로 채워지기를 바랍니다. ‘세계로, 미래로’ 비상하는 Global BOK를 만들기 위해 우리의 땀과 노력을 한 데 모은 신묘년으로 기록되도록 우리 함께 손잡고 앞으로 나아갑시다. 서울 본부 뿐 아니라, 16개 지역본부, 그리고 5개 국외 사무소 등에서 근무하는 모든 한국은행 가족 여러분들의 건강, 그리고 여러분들의 가정에 항시 큰 행운이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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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안보람 기자 (ggarggar@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