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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리스크점검] ② 영국,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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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편집자주] 대공황 이래 최악의 금융 위기가 점차 지나가고 2010년에는 본격적인 회복 국면이 전개될 것이란 기대가 많습니다. 하지만 위기는 아직 완전히 지나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촉발된 금융 위기는 '금융 부실'의 옷을 벗고 이제는 두바이와 그리스 사태를 통해 '재정 위기'라는 새로운 옷을 입고 등장하는 중입니다. 정부의 위기 대응으로 민간 부문의 위험이 공공부문으로 이전되었고 이제는 국가의 채무상환위기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인터넷 종합경제신문 뉴스핌(www.newspim.com)의 국제부는 2010년 새해 초 위기 요인 점검의 일환으로 소버린 리스크(Sovereign Risk), 특히 금융 허브인 영국발 위기 가능성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현재로는 그 위기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하지만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금융시스템은 물론이고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까지 가장 큰 충격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잠정적인 대외불안 요인이라는 점에서 당국은 물론 시장의 관심과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관심과 성원을 기대합니다.


[뉴스핌=정지서 신혜연 장안나 기자] 최근 두바이 사태와 그리스 재정악화를 계기로 국가부도위험이 높아진 가운데 특히 대외노출도가 높은 영국을 중심으로 금융불안이 확산될 가능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의 경제는 지난해 말부터 성장세로 전환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경제회복을 저해하는 위험요인이 여전히 산재해 있다.

제조업 침체의 장기화와 실업 문제 이외에도 출구전략 시행 가능성이 있어 회복세가 제한될 위험이 높다. 정부가 경기부양 자금을 쏟아 붓고 민간부채를 떠안으면서 재정여건이 약화된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영국은 무엇보다 가계부채 및 공공채무 비중이 높은데 지금까지 크게 의존해 왔던 금융산업 성장이 위축되면서 대외 충격 취약성이 커졌다. 특히 글로벌 자금흐름의 중개지로서 해외 자금조달을 통해 고위험 투자를 많이 해 왔기 때문에 대외 충격에 더욱 취약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 같은 위험요인들은 소버린리스크(대외신인도 위기)가 글로벌 차원으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영국이 진원지가 될 수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연구위원은 "영국을 소버린리스크에 가장 취약한 국가로 꼽는 이유는 단순히 재정적자가 많아서가 아니"라며 "과도한 차입을 통해 소비투자의 재원을 마련하는 등 구조적 불균형이 가장 큰 문제이며 위험국가에 대한 높은 익스포저 등 대외 노출도가 큰 것도 위험요소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 경제회복 뒷심 부족.. 잠재성장률 대폭 약화

주요 업체들의 연말 소매매출의 양호한 결과로 소비지출이 개선 조짐이 보이고 있고 최근 주택가격이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파운드 약세에 힘입어 무역적자가 개선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조짐이다.

이에 따라 6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영국 경제는 지난 해 4/4분기에는 플러스로 전환한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경제가 완전히 침체에서 벗어났는지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높다. 은행들이 여전히 대출을 꺼리고 있어 막 회복세에 접어든 경기의 추가 반등을 이끌 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이고 급기야 경기가 재하강하는 '더블딥(double-dip)' 가능성에 대한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13일 데이비드 프로스트 영국 상공회의소 의장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민간부문에서 고용과 수익 창출이 회복되지 못하면 경기 회생이 기대보다 둔화될 수 있어 더블딥의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영국에 대한 국제기구들의 잠재 GDP 성장률 하향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영국의 잠재성장률이 기존(2006~2008년)의 2.2%에서 1.3%(2009~2010년)로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영국의 잠재성장률이 위기 전의 2.75% 내외에서 단기적으로 0.25%~1.25% 그리고 중기적으로는 1.75%~2.25% 정도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 실업+주택시장 여전히 고민

지난 분기 경제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선다고 해도 실업률의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어 고용 없는 성장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미 영국의 실업률은 8%를 육박했고 올해도 기업들의 추가 감원이 예상돼 고용시장 악화는 계속해서 당국의 골칫거리가 될 전망이다.

영국의 주택시장 문제도 아직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영국의 주택시장은 부동산 버블의 붕괴로 인한 국내 자산의 부실 증가와 미국 서브프라임 위기에 따른 해외 투자 손실로 위기가 이중 고통을 겪어왔다.

이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지난 2007년 10월 고점에서 2009년 4월까지 20%나 급락한 이후 소폭 회복했으나 최근 주택가격 반등세가 둔화되면서 올해 상승세가 주춤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재정적자의 추가 악화 우려

영국은 금융위기가 본격화되면서 재정지출 확대와 구제금융 지원 그리고 조세수입 감소 등으로 인해 공공재정이 급격히 악화됐다.

이에 따라 영국의 재정적자는 2008년 GDP 대비 5.1%에서 2009년 11.6%까지 불어났고 이후 올해에도 13.2%까지 추가 늘면서 선진20개국 가운데 가장 악화될 것으로 추정된다.

재정악화 우려감이 높아지면서 영국의 국가신용등급은 강등당할 위기에 놓이고 국채시장이 요동치는 등 금융시장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신용평가사인 무디스(Moody’s)는 영국이 재정적자 개선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현재 최상위의 'AAA(트리플A)' 등급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경고를 내놓았다.

이 가운데 향후 은행권의 부실 확대와 경제회복세 부진 등이 맞물릴 경우 재정여건이 더욱 나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설상가상으로 정부의 재정 건전화 방안에 대한 신뢰도가 약화되면서 외국인들의 영국 국채 매입이 감소함과 동시에 주요 매입자인 영란은행의 양적완화 확대 역시 최근 기대 이하에 그치면서 수급 불균형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 높은 대외의존도로 환율 변동성에 취약

영국의 파운드화는 금융위기가 고조된 2008년 7월부터 2009년 1월까지 30%나 하락하면서 파운드화 위기 우려가 부각됐다. 지난 해 3월 이후부터 달러화 약세 등으로 파운드화 가치가 반등하고는 있으나 최근 재정적자 문제가 부각되면서 추가 하락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파운드화의 가치 하락은 대외 불균형의 조정과 위험회피 성향의 부각에 따른 것이며 또 금융불안에 따른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아진 것도 일조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영국은 대외 총자산 및 부채가 GDP의 500%에 육박한 상황에서 대외부채 의존성이 높은 구조적 특징 때문에 환율 변동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 은행부실 문제도 심각

영국은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에 따른 자산가격 폭락과 부실자산 증가로 은행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됐다. 지난 해 3월 이후 금융혼란이 다소 진정되고 자산가격이 조금씩 회복됨에 따라 은행의 재무건전성이 조금씩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금융기관의 채권행사 유예 관행과 자본규제 강화 그리고 만기 상환수요와 공공부문에 대한 지원 감소 가능성이 있어 은행의 재무건전성의 추가 악화 가능성이 높다.

영국은 최근 국가신인도 위기가 부각되고 있는 유럽 선진국에 대한 노출이 자산과 채무가 각각 총대외자산 대비 12% 그리고 총대외부채 대비 18%를 차지한다.



또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따르면 2007~2010년 기간 동안 영국 은행권의 자산 총액은 8조 3690억달러이며 이 가운데 부실은 6040억달러로 추정되는데 기상각 규모는 2500억달러에 그치면서 추가 상각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장 연구위원은 "영국의 신용 등급이 하향 조정돼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영국 자산 매도세가 나타날 것이고 이에 따라 영국도 해외 투자 자금을 회수하겠지만 영국이 가장 많은 대외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GDP 대비 영국의 대외자산 비중이 크지 않아 미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도 영국에 대한 대외 부채가 가장 컸지만 지난 1년간 이미 영국 자금이 많이 빠져나갔기 때문에 그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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