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역발상 투자자(contrarian)'들은 이 같은 지표가 주식시장에 보기 드문 호재라며, 중요한 매수 신호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13일(미국 현지시간) 메릴린치(Merrill Lynch)는 전세계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중 30%가 앞으로 3개월간 주가가 추가 하락할 것에 대비해 헤지해 놓은 상태라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펀드매니저들은 현금 포트폴리오 비중을 평균 4.7%로 설정해, 지난 달의 3.9%에 비해 0.8%포인트 높게 설정했다. 현금 자산의 비중을 늘리겠다는 의견을 밝힌 매니저들이 순수하게 41% 더 많았으며, 이는 2001년 911사태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메릴린치는 지적했다.
한편 위험보유성향은 2001년 4월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펀드매니저들은 오랜 기간 유지해 온 "주식 매수-채권 매도' 전략을 청산하는 모습이었다.
기업실적이 약화될 것이라는 의견은 79%에 이르러, 1998년 이래 최악을 기록했다. 1월 조사 때는 73% 수준이었다.
신흥시장 주식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은 순수하게 17%로 지난 달과 같았다. 신흥시장이 과대평가되었다는 순 의견은 22%로 지난 1월의 26%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높았다.
미국이 과대평가됐다는 순 의견은 7%에 그쳤으며, 앞으로 미국 비중을 확대할 것이란 의견은 지난 1월 3%에서 2월에는 10%로 증가했다.
가장 저평가된 증시로는 26%의 매니저들이 일본이라고 꼽았다. 지난 달 17%에 비해서 상당히 증가한 수치다.
신흥시장 펀드매니저들 중에서는 러시아와 미국을 선호한다는 의견이 가장 크게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데이빗 보워스(David Bowers) 메릴린치 조사담당자는 "현재는 위험회피 성향이 극단적으로 높아진 상황"이며, "포지션 보유기간(investment time horizons)이 2003년 3월 이후 가장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전략이 뭐가 되어야 할 지 감을 잡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사실 경기침체가 진행중이라고 믿고 있는 상황에서는 거래를 하는 것조차 불안한 것이 현실이다.
세계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졌다고 생각하는 펀드매니저들은 16%로 두달 연속 전월대비 두배 증가했고, 일년 이내에 침체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입장도 지난 달 19%에서 이번 달 28%로 증가했다.
현재 펀드매니저 2/3가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답변했지만, 인플레이션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조가 경기 억제적이라고 보는 경우가 지배적이었다.
한편 이번 메릴린치의 조사 결과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의 'R.O.I.' 칼럼니스트는 "펀드매니저들이 공포에 빠지고 현금을 확보하고 있으며 주가가 추가로 붕괴할 것으로 본다는 식의 소식은 '대단한 호재(great news)'"라고 주장했다.
그는 메릴린치의 펀드매니저 서베이가 역발상 투자자들에게는 '성서(contrarian investor's bible)'와 같은 역할을 한다며, 특히 "펀드매니저들의 의견이 극단적인 방향으로 쏠리게 되면 보통 그 방향과 반대로 투자할 절호의 기회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