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의 정책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여기에 맞설 경우 이익 보다는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런 얘기가 나왔을 것이다.
요즘에는 이 말보다는 "글로벌 트렌드에 맞서지 말라"는 말이 더 실감나게 들린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가장 큰 화두는 미국의 경기침체다. 미국의 경기침체가 어느정도의 강도로 몰아닥칠지, 미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대책은 무엇이고, 어느정도 효과를 낼 수 있을지, 또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시장국과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지다.
미국 경제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에서 출발해 침체로 접어들고 있다는 데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대체로 동감하는 것 같다.
그 침체강도가 어느정도 인지, 연준이 단기금리인하를 어느정도 과감하게 할지, 그 효과가 어느정도일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경제가 침체로 접어들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이는 만큼 리스크관리를 해야하지 않느냐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트렌드로 나타나고 있다. 리스크관리는 결국 리스크 자산인 주식 비중을 줄이고 안전자산인 채권 비중을 늘리는 것이다.
글로벌 주가가 급락하고 이로인해 국내 증시도 1800선이 무너지고 채권시장이 랠리하는 건 이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연일 주식을 공격적으로 내다파는 반면, 채권은 쓸어담고 있다. 이는 글로벌 트렌드에 맞춘 투자다. 한국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고 세계적인 투자패턴이다.
이런 글로벌 트렌드에 맞선다는 건 매위험하다.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글로벌 자금의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속담에 '소나기는 피해가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금융시장에서도 상당히 일리가 있을 때가 있다. 특히 큰 흐름이 바뀔 때 기존의 방향을 고집하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속담은 이런 경우에 알맞는 교훈이다.
지난 18일 금융협의회에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국내외 금리차가 심화되는 데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고 한다.
이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이달말 금리를 0.50%포인트 또는 0.75%포인트를 인하하면 국내와 차이가 너무 커진다"며 "하지만 국내 물가상승률이 3%대 중후반으로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금리인하로 대응할 수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미국과 정책금리는 현재 75bp이다. 우리나라의 콜금리(5.0%)가 미국의 연방기금금리(4.25%)에 비해 이만큼 높다.
그러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을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가 5.41%로 미국의 3.62%에 비해 179bp나 차이가 난다.
미국이 오는 30일 FOMC에서 단기금리를 0.50%포인트 내리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연방기금금리와 한국은행의 콜금리간 격차는 125bp로 늘어난다.
단기정책금리 격차도 크지만 국채금리간 차이는 더욱 크다. 글로벌 머니가 주식에서 채권으로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국채수익률이 미국의 국채수익률보다 훨씬 높다면 글로벌 머니는 우리나라 국채로 들어오는게 자연스러운 일이다.
지난해 10월이후 외국인의 국내채권투자는 매월 5-9조원씩 늘어났다. 새해들어서도 외국인의 채권투자는 무서운 기세로 이어지고 있다. 주식은 던지고 채권을 쓸어담는 것이다.
이성태 한은총재의 말은 한국은행의 고민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고공행진을 하는 물가를 보면 미국 연준의 스탠스메 맞춰 콜금리를 내리기 어렵고 미국 경기침체로 인한 국내경기 하방리스크를 감안하면 콜금리인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어려운 입장을 얘기한 것이다.
시장일각에서는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당장은 내리지 못하더라도 미국의 경기침체가 가시화될 경우 2분기나 3분기중에는 콜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럴 경우 채권시장은 콜금리를 인하 가능성을 선반영해 추가랠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국내기관들은 최근의 채권랠리에 별로 동참하지 못했다. 외국인만 즐겼다. 국내기관들은 그래서 금리가 좀 반등하기를 원한다. 그러면 사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모두가 기다리는 기회는 오지 않는 것 또한 금융시장의 경험측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런 말을 했다.
"요즘 국내채권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외국인은 상당히 많다. 지난해 4분기에 많이 들어왔지만 아직도 들어오고 싶어하는 곳이 많다. 그만큼 우리나라 채권이 매력적이라는 얘기다. 올해도 외국인 변수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외인을 간과했다가는 큰코 다칠 수 있다. 이들을 따라가지는 못해도 최소한 맞서지는 말아야 한다. 그게 올해 생존전략 중 첫번째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