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27일 뉴스핌은 아산 그랑시티 필하우스 공고의 정보 공개 논란을 분석했다
- 공고는 하수처리장·축사 악취는 알렸지만 정신병원·송전탑은 소홀히 다뤘다
- 아산시는 정보 공개 기준과 승인 과정의 적정성을 밝혀야 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송전탑은 현장 확인으로 책임 떠넘겨…분양 승인 아산시 검증 책임 못면해
[천안·아산=뉴스핌] 오영균 기자 =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인근 하수처리장과 축사 등 환경 우려시설에 대한 악취 발생 가능성 안내하면 책임까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분양 아파트 인근 정신병원과 송전탑 정보는 사실상 쉬쉬했다면 아니면 말고식의 무책임한 태도라는 비판이 거세다.
충남 아산시가 승인한 '아산 그랑시티 필하우스' 입주자모집공고를 둘러싸고 선택적 정보 공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수억원대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주거환경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일관된 기준 없이 선별해 제공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특히 해당 공고를 승인한 아산시가 정보 누락 가능성을 제대로 검토했는지도 도마 위에 올랐다.

27일 뉴스핌이 '아산 그랑시티 필하우스' 입주자모집공를 분석한 결과 공고문 50쪽에는 주변 하수처리장과 축사, 저류시설 등 악취 발생 가능성이 있는 시설들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단지 반경 500m 이내에 천안수질정화센터가 운영 중이며 풍향 등 기상 상황에 따라 악취가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인근 축사는 구체적인 주소까지 기재했고 주변 농경지의 퇴비 살포와 저류시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악취와 해충 문제도 안내했다. 주변 산업시설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이 대기질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도 담겼다. 고속철도와 고속도로 역시 위치와 거리, 소음 발생 가능성을 제시하며 청약 전 현장 확인을 당부했다.
그런데 이처럼 일부 시설은 위치와 예상되는 생활환경 영향까지 상세히 알리면서 단지와 바로 인접해 운영 중인 정신건강의학과 병원에 대해서는 별도의 설명을 찾아볼 수 없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아산시 배방읍에 있는 해당 의료기관은 정신병원으로 등록돼 있으며 정신과 개방병상 36개와 폐쇄병상 257개 등 모두 293개 병상을 갖추고 있다.
송전탑에 대한 안내도 부실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공고에는 송전탑 등 주변 시설의 존재 여부를 현장에서 확인하라는 취지의 문구가 담겼지만 실제 송전선로의 위치와 76만5000킬로볼트 전압, 아파트단지와의 거리 등 구체적인 정보는 제시되지 않았다. 하수처리장과 축사는 주소와 악취 가능성까지 알리면서 다른 시설은 이름조차 공개하지 않거나 소비자가 직접 확인하도록 한 것이다.
정신병원 자체를 위해시설로 규정하거나 반드시 입주자모집공고에 기재해야 한다는 법적 근거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병원 정보가 빠졌다는 이유만으로 위법이나 고의적인 은폐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그러나 논란의 핵심은 정신병원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사업주체가 어떤 기준으로 주변 시설을 골라 알렸으며 그 기준이 일관되고 합리적이었느냐는 데 있다.
주택을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주변 환경은 중요한 판단 요소다. 특히 장기간 거주할 아파트라면 교통과 소음, 악취, 산업시설뿐 아니라 인근 시설의 위치와 운영 현황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사업주체가 일부 시설에 대해서만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한다면 청약자는 주변 환경을 충분히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 소비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대신 '현장을 확인하라'는 문구로 책임을 넘기는 방식이 적절한지도 따져봐야 한다.
현행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21조는 입주자모집공고에 포함해야 할 사항을 규정하고 있지만 모든 주변 시설의 명칭과 위치를 공개하도록 일률적으로 정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같은 조 제3항 제30호는 시장·군수·구청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도 공고에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법정 필수 기재사항이 아니더라도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필요성을 판단해 추가 정보를 요구할 여지가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아산시는 어떤 기준으로 공고 내용을 검토했는지 밝혀야 한다. 해당 공고는 지난 2일 아산시 공동주택과의 '공동주택과-39270호'로 승인됐다. 하수처리장과 축사 관련 문구가 사업주체의 자체 판단으로 들어갔는지, 시의 보완 요구에 따라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정신병원과 송전선로 등에 대한 추가 고지 필요성을 검토했는지도 불분명하다.
아산시가 일부 시설에 대해서만 고지를 요구했다면 그 판단 기준과 근거를 설명해야 한다. 반대로 사업주체가 제출한 공고를 별다른 보완 없이 승인했다면 소비자에게 필요한 정보가 충분히 제공됐는지 점검했는지 답해야 한다. 승인 도장을 찍었다는 사실만으로 행정의 책임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의 주거환경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가 일관된 기준으로 다뤄졌는지 확인하는 것이 승인 과정에서 살펴야 할 사안이기 때문이다.
소비자 기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소비자의 구매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실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는 기만적인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이번 공고의 정보 누락이 법 위반에 해당하는지는 광고의 구체적인 내용과 누락된 정보의 중요성, 소비자에게 별도로 안내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단순한 정보 누락만으로 법 위반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정보 공개 기준에 대한 설명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지역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아파트 단지는 주변 시설에 따라 삶의 질과 향후 시세가 달라지는 만큼 이에 영향을 미칠 만한 요소는 소비자들에게 명확히 알릴 필요가 있다"면서 "'주변 환경을 확인해야 한다'는 문구 하나로 그 책임을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건 적절하지 않다. 사업주체는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승인하는 지자체 역시 소비자의 알권리가 제대로 보장됐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산 그랑시티 필하우스는 아산시 배방읍 휴대지구에 들어서는 지하 2층~지상 28층, 14개 동, 총 1534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이다. 이 가운데 1380가구가 분양 대상이며 입주 예정 시기는 2029년 8월이다.
gyun50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