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금융당국이 7월 28일 소액공모 한도를 30억원으로 올린 뒤 코스닥 유상증자가 잇따랐다.
- 시지트로닉스·나노씨엠에스·핀텔이 30억원에 근접한 공모를 진행했다.
- 소액공모 확대는 자금조달을 쉽게 했지만 주주 희석 우려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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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신고서 대신 간소 공시 활용…자금조달 절차 단축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설희 인턴기자= 금융당국이 소액공모 기준을 기존 10억원 미만에서 30억원 미만으로 확대한 지 40여일 만에 코스닥 시장에서 새 한도를 사실상 꽉 채운 유상증자가 잇따르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들이 29억9999만원대까지 모집금액을 설정한 사례가 연이어 등장하면서 중소 상장사의 자금조달 통로가 넓어진 모습이다. 다만 소형 코스닥사의 경우 30억원 미만의 공모라도 신주 발행 규모가 기존 주식의 20% 안팎에 달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기존 주주 지분 희석과 단기 수급에 미치는 영향도 주목된다.
◆ 30억원보다 1460원 적게…'턱밑 공모' 잇따라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나노씨엠에스와 시지트로닉스는 지난 4일 각각 30억원에 근접한 규모의 소액공모 유상증자를 공시했다.

시지트로닉스는 보통주 99만3377주를 주당 3020원에 발행해 29억9999만8540원을 조달한다. 소액공모 기준인 30억원보다 불과 1460원 적은 규모다. 조달자금은 연구개발비와 인건비, 마케팅비 등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증자 전 발행주식 644만9231주와 비교하면 이번에 발행되는 신주는 약 15.4%에 해당한다.
나노씨엠에스 역시 보통주 109만8900주를 주당 2730원에 발행한다. 모집액은 29억9999만7000원으로 30억원보다 3000원 적다. 증자 전 발행주식 수와 비교한 신주 규모는 약 21%다. 조달자금은 전액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나노씨엠에스는 시가총액 미달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상태다. 회사 공시에 따르면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53조와 시행세칙 제58조에 따라 보통주 시가총액이 200억원 미만인 상태가 30거래일 연속 지속되면서 지난달 6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핀텔도 지난 3일 소액공모 최종 발행가액을 주당 1129원으로 확정하고 보통주 265만7218주를 발행하기로 했다. 총 조달액은 29억9999만122원으로 전액 운영자금에 투입된다. 이번 신주는 증자 전 발행주식 1136만8712주의 약 23.4%에 해당한다. 핀텔 역시 시가총액 200억원 미달로 지난 7월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청약은 7일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30억원에 근접한 소액공모는 제도 시행 초기부터 나타났다. 초박막유리(UTG) 제조업체 유티아이는 지난달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통해 약 29억9500만원을 모집했다. 청약 경쟁률은 1.96대 1을 기록했으며 조달자금은 폴더블 스마트기기용 UTG 양산을 위한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 회사는 소액공모 한도 확대 이후 30억원에 가까운 모집금액을 전액 확보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한국첨단소재도 지난달 18일 타법인 증권 취득을 목적으로 29억9999만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확대된 소액공모 제도가 운영자금뿐 아니라 타법인 출자 등 다양한 자금 수요에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 17년 만에 10억→30억…증권신고서 대신 간소 공시
소액공모 한도 확대는 지난 7월 28일부터 시행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에 따른 것이다.
자본시장법 제119조는 일정 규모 이상의 증권 모집 또는 매출에 대해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정된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20조는 증권신고서 제출 기준을 기존 10억원에서 30억원으로 높였다.
다만 30억원은 개별 공모 한 건마다 적용되는 별도 한도가 아니다. 현행 규정상 현재 모집·매출 금액에 직전 1년 동안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진행한 모집·매출 금액을 합산해 30억원 이상이면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30억원 미만이라고 공시 의무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자본시장법 제130조에 따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모집·매출하는 발행인도 투자자 보호를 위해 재무상태와 모집·매출 관련 사항 등을 공시해야 한다. 다만 일반 증권신고서 대신 상대적으로 간소한 소액공모공시서류를 활용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제도 개편 당시 소액공모 기준이 2009년 10억원으로 설정된 뒤 17년간 유지된 반면 공모시장과 유상증자 규모는 크게 확대돼 기준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국내 공모시장 규모는 2009년 127조원에서 2023~2025년 평균 274조원으로 2.2배 증가했다. 건당 유상증자 규모도 같은 기간 298억원에서 1140억원으로 3.8배 늘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업이 자금조달을 위해 증권을 공모하는 경우 증권신고서를 제출·공시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과거 1년 동안 이뤄진 공모가액이 일정 금액 미만인 경우 증권신고서 대신 소액공모서류를 제출·공시하는 것으로 부담이 완화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례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통상 증권신고서의 분량은 소액공모공시서류의 2배 수준"이라며 "증권신고서는 금융당국의 정정요청과 수리 절차를 거치지만 소액공모 공시는 별도의 수리가 요구되지 않아 보다 신속하고 원활한 자금조달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회계업계에서도 절차 간소화가 기업들의 소액공모 활용을 늘리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소액공모가 일반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방식보다 절차가 간소해 기업 입장에서 활용하기 편한 자금조달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에 한도가 30억원 미만으로 확대되면서 규모는 크지 않더라도 당장 필요한 자금을 비교적 신속하게 조달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며 "더 큰 금액을 공모하려면 증권신고서 제출에 따른 절차적 부담이 커지는 만큼 소액공모 한도 내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는 유인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소액'이어도 신주 15~23%…주주 희석은 별개
소액공모라는 이름과 달리 소형 코스닥사에서는 30억원 규모의 신주 발행이 기존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을 수 있다.

최근 소액공모 사례를 증자 전 발행주식과 비교하면 핀텔의 신주 규모는 약 23.4%, 나노씨엠에스는 약 21%, 시지트로닉스는 약 15.4%에 달한다. 신주가 발행되면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낮아지고 상장 이후에는 단기 수급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관리종목이 소액공모를 활용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30억원에 근접한 공모를 진행한 핀텔과 나노씨엠에스는 모두 시가총액 미달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돼 있다.
금융당국도 한도 확대와 함께 투자자 보호 장치를 보완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소액공모서류에 투자 위험이 보다 명확하게 드러나도록 공시서식을 개선하고, 관리종목 등 투자자 주의가 필요한 기업의 소액공모인 경우 관련 내용이 투자자에게 명확하게 표시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액공모 한도 확대가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부담을 낮추는 효과를 내는 가운데, 제도 시행 이후 30억원에 근접한 공모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실제 자금 사용처와 신주 발행에 따른 희석 규모 등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홍지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일반공모는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신주를 공모하는 방식으로 대규모 자금조달에 적합하지만 기존 주주의 지분율 희석 우려가 있다"며 "주주배정 및 일반공모는 자본조달순위이론에 따라 기업의 외부자금 조달 필요성과 주가 고평가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로 인식돼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시장 반응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winter100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