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서울 정비사업장에서 29일 대형 건설사 맞대결이 사라졌다
- 여의도·목동서 단독입찰 잇따라 유찰되며 수의계약 가능성 커졌다
- 건설사들은 비용 부담 탓에 선별수주로 방향을 틀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현설 흥행에도 본입찰 경쟁 실종
대형사 선별수주에 출혈경쟁 줄어
조합은 사업 지연·협상력 약화 부담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서울 핵심 정비사업장에서 대형 건설사 간 수주 경쟁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목동과 여의도 등 사업성이 높은 '알짜' 사업장마저 단독 입찰로 유찰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대형 정비사업이 동시에 쏟아지면서 건설사들이 외형 확대를 위한 수주 경쟁보다 사업성과 수익성을 따져 '선별 수주'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 현설엔 7곳, 입찰엔 1곳…여의도서 사라진 '맞대결'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주요 정비사업장에서 시공사 경쟁입찰이 성립하지 않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수조원대 공사비가 투입되는 대형 사업장에도 특정 건설사만 응찰하면서 한 차례 이상 유찰된 뒤 수의계약 가능성이 커졌다.

대표적인 곳이 여의도 시범아파트다. 사업시행자인 한국자산신탁이 지난 25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1차 입찰을 마감한 결과 삼성물산만 참여했다. 경쟁입찰이 성립하려면 2곳 이상의 건설사가 응찰해야 해 입찰은 자동 유찰됐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은 총 공사비 약 2조원 규모로 최고 59층, 2491가구를 조성하는 대형 사업이다. 지난 5월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과 GS건설, 대우건설 등 7개 건설사가 참석해 경쟁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실제 입찰까지 참여한 곳은 삼성물산뿐이었다. 재입찰에서도 경쟁이 성립하지 않으면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다.
인근 목화아파트도 비슷하다. 지난달 첫 입찰에 이어 재입찰을 위한 현장설명회에서도 삼성물산만 참여했다. 재입찰까지 유찰될 경우 수의계약 전환이 가능해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의 수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 목동 재건축만 30조원…건설사마다 '찜한 단지' 따로 있다
목동에서도 건설사 간 맞대결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신시가지 아파트는 14개 단지가 비슷한 시기에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6·8·10·12·13단지의 예정 공사비만 합쳐도 9조원을 웃돈다. 후속 단지까지 시공사 선정에 나서면 대형 건설사가 모든 사업장에 동시에 뛰어들기는 쉽지 않다.
목동6단지는 DL이앤씨가 두 차례 단독 응찰한 뒤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했다. 지난 6월 총회를 거쳐 1조2868억원 규모 사업의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최대 규모인 10단지도 현대건설의 수주가 유력한 상황이다. 목동10단지는 기존 2160가구를 최고 40층, 4248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예정 공사비가 2조6135억원에 달한다. 지난 6월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금호건설 등 6개사가 참석했지만 지난 10일 1차 본입찰에는 현대건설만 응찰했다. 지난 19일 열린 2차 현장설명회에도 현대건설만 참석했다.
입찰을 앞둔 다른 목동 사업장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오는 31일 입찰을 마감하는 목동12단지는 지난달 현장설명회에 GS건설과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IPARK현대산업개발 등 4개사가 참석했지만 GS건설이 가장 적극적인 수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음달 7일 입찰 마감을 앞둔 목동13단지는 삼성물산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예정 공사비는 2조3762억원이다. 목동8단지 역시 현장설명회에 대우건설과 IPARK현대산업개발, DL이앤씨, GS건설 등이 참석했지만 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을 중심으로 수주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 "져도 돈은 나간다"…건설사, 선별수주가 대세
경쟁입찰이 줄어든 배경에는 정비사업 일감 부족보다 건설사들의 선택지가 많아진 영향이 크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올해 서울에서는 압구정과 성수, 목동, 여의도 등에서 대형 사업이 잇따라 시공사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특정 사업장에서 경쟁사와 출혈전을 벌이기보다 수주 확률과 사업성이 높은 현장을 골라 역량을 집중할 여지가 커졌다.
수주전 자체에 필요한 비용도 부담이다. 경쟁입찰에 참여하면 대안설계와 홍보관 조성, 영업 인력과 홍보 활동 등에 상당한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경쟁에서 탈락하면 투입 비용 상당 부분을 회수하기 어려워 그대로 매몰비용이 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건설업계 전반적으로 매출이 떨어진 상황에서 추가적인 비용 지출이 발생한다는 것은 수익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입찰보증금 부담도 작지 않다. 목동의 경우 ▲8단지 700억원 ▲10단지 600억원 ▲12단지 800억원 ▲13단지 900억원 수준의 입찰보증금을 요구한다. 여러 사업장에 동시에 뛰어들 경우 수천억원의 자금을 마련해야 하고 계약이 진행되면 해당 자금이 상당 기간 묶일 수 있다.
◆ 경쟁 피하면 비용 절감…조합은 조건 협상에 '난감'
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으로 주택사업 수익성이 떨어진 상황에서 건설사들이 사업장 '옥석 가리기'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사비뿐 아니라 향후 원가 관리 가능성과 조합의 의사결정 속도, 사업성, 경쟁사의 수주 의지까지 따져 실제 입찰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상징성이 큰 사업장이 나오면 경쟁사와 맞붙어서라도 수주하려는 분위기가 강했지만 최근에는 수주전 자체에 들어가는 비용을 무시하기 어렵다"며 "수주 가능성이 불확실한 현장에 대규모 비용을 투입하기보다 수익성과 승산을 따져 확실한 사업장에 역량을 집중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지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에 어려움이 지속됨에 따라 수주 감소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건설사에는 무리한 경쟁을 줄여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조합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흐름이다. 복수 건설사가 경쟁하면 공사비와 금융 조건, 특화설계 등을 비교해 더 유리한 제안을 선택하거나 조건 개선을 요구할 수 있지만 단독입찰과 수의계약에서는 선택지가 제한된다.
단독입찰이 반복되면 유찰과 재입찰을 거치면서 시공사 선정 절차가 길어지는 부담도 생긴다. 동시에 경쟁사가 없는 상황에서 공사비와 금융조건 등을 놓고 시공사와 협상해야 해 조합의 협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의 한 재건축 조합장은 "조합원들은 여러 건설사가 입찰해 서로 경쟁하는 상황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며 "공사비나 사업조건을 비교할 수 있고 더 좋은 조건을 요구할 여지도 생기지만 건설사에 입찰 참여를 강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