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예술인 홍예원 씨가 지난달 예술활동증명 과정에서 보완요청을 받았다.
- 저명 예술인들도 모호한 기준으로 수차례 반려됐고 미완료 비율이 60%에 달했다.
- 문체부가 지난달 TF를 구성해 심사 기준 개선에 나섰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경직된 기준·심사 인력도 부족…정부, 뒤늦게 TF 꾸려 개선안 논의
[서울=뉴스핌] 고다연 기자 = "제출한 공연 포스터와 리플렛에는 러닝타임이나 티켓가격이 나와있지 않다며 보완요청을 하더니 1:1로 문제제기를 하자 '급한 불 끄듯' 보완 완료를 해주더라고요."
지난달 예술활동증명 절차에서 겪은 일을 떠올리며 홍예원 씨(43)가 한 말이다. 홍씨는 공연예술 분야에서 연출·기획자로 활동해온 예술가로, 경력만 20년이 넘는다. 그런데 이번에 처음으로 예술활동증명 과정에서 보완 요청을 받았다. 이후 완료 처리를 받긴 했지만, 항의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동료 예술인들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예술인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예술활동증명 제도가 오히려 예술 활동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호한 심사 기준 탓에 행정당국이 보완을 수차례 요구하면서, 정작 복지가 시급한 예술인들이 제때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2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홍씨뿐 아니라 베스트셀러 작가나 뮤지션 등 저명한 예술인들조차 예술활동증명 과정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서류 보완 요청을 받은 사례가 적지 않았다.
예술활동증명은 예술인의 직업적 지위와 권리를 법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이 증명이 있어야 예술가는 예술활동준비금지원이나 예술인생활안정자금 대출 등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예술활동증명을 심의한다.
◆ 베스트셀러 작가도 어려워…증명 미완료 60% 달해
베스트셀러 '대도시의 사랑법'을 쓴 박상영 작가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5번 탈락 끝에 신청이 완료됐다는 글을 남겼다. 박상영 작가는 책 표지와 목차 등을 여러 차례 증명했다는 후기도 올렸다. 인디 밴드 '브로콜리너마저' 멤버 윤덕원 씨도 신청이 반려됐다는 후기를 공유했다. 이후 윤씨는 요구 조건을 만족하는 서류를 제출하지 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지만 해당 제도 미흡함에 대한 누리꾼들의 비판은 계속 이어졌다.
실제로 예술인은 예술활동증명의 높은 문턱을 체감하고 있다. 손솔 진보당 국회의원이 한국예술인복지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예술활동 증명 불인정 사례' 자료를 보면 예술활동증명 미완료 비율은 지난해 약 60%에 달했다. 약 6만 6000건이 접수됐지만 이 중 3만9481 건이 미완료다. 특히 지난해 신청 상위 2개 분야인 음악과 미술 신청 완료 비율은 약 26%, 18%에 불과했다.

이 같은 문제 원인으로는 경직된 심사와 행정편의주의, 심사 인력 부족 등이 꼽힌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은 ▲정량 요건 미충족 ▲정보 확인 불가 ▲전문 예술활동 미인정을 불인정 사유로 제시했다. 하지만 예술가들은 불인정 사유가 모호하고 기준도 알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렇다 보니 복지 지원이 절실한 취약 예술인수록 활동 증빙에 어려움을 겪고, 결국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홍씨는 "(최근에는) 장르 교차성이 높아지고 플랫폼이 많아진데다가 계약 방식, 발표 방식도 다양해지는 추세인데 제도가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장르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기준을 적용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씨는 "심리상담이나 법률지원 등이 필요한 경우 이 예술가가 활발하게 활동을 하기 어려운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며 "진짜 어려운 상황에 놓여도 지금의 활동증명심의 과정에서는 불인정될 가능성이 너무나 높다"고 꼬집었다.
◆ 심의 인력 부족…정부, 뒤늦게 TF 꾸려
심사 인력이 부족한 점도 한몫한다. 현재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 행정심의 단계를 운영하는 인력은 총 15명이다. 지난해 기준 1명당 약 4400건을 들여다봐야 하는 셈이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지난달 뒤늦게 TF를 구성해 제도 개선 논의에 들어갔다. 문체부 관계자는 "지난달 분야별로 예술인, 학계 분들 등으로 TF를 구성해 논의를 시작했다"며 "현장에서 나오는 기준에 대한 의견, 속도에 대한 불만, 제도 절차 방법 효율화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근 케이팝의 세계적 성공과 함께 영화, 문학, 뮤지컬 등 분야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지면서 정부 등에서는 '문화 강국'을 강조한다. 하지만 정작 예술인들이 기초적인 복지와 혜택에 접근하는 문턱은 너무 높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홍씨는 "지금 이 제도가 누구를 위해 필요한 제도인지, 어떤 장점이 있는지 근본적인 재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gdy10@newspim.com












